최근 일부 국적사가 전자비행정보(EFB, Electronic Flight Bag)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EFB란 운항 승무원들에게 비행 시 필요한 비행 교범, 공항 정보, 항로 차트 등 각종 서류를 전자화한 전자정보시스템이다.
즉, 조종실과 승무원들에게 필요했던 모든 문서를 태블릿 PC로 조회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조종실 내에 비치됐던 종이 문서가 최대 15kg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내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경제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이점으로 해외 유수의 항공사들은 이미 EFB를 도입한 경우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아메리칸항공이다. 아메리칸항공은 항공업계 최초로 전체 보유 항공기에 EFB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운항 시 당시 연료 가격을 기준으로 미화 120만 달러에 상당하는 40만 갤런의 연료를 매년 절약하게 됐다.
일단 국적사 중에서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은 곳은 진에어와 에어부산이다. 두 항공사는 지난 7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용 인가를 취득했다.
진에어는 지난 2014년 이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해서는 EFB 운영 허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6개월의 시범 운영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지난 7일 인가를 취득한 부문은 iOS 운영체제에 대한 추가 승인이다.
진에어는 지난 10일부터 3개월 동안의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칠 예정이고, 에어부산 역시 상당 기간 종이 매뉴얼 방식과 태블릿 PC 방식을 병행한다. 시범 운영을 사고 없이 마친 후에는 일부 서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매뉴얼을 전자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항공업계에도 두 항공사가 인가를 발표하며, 타 항공사에도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2006년 EFB 시스템을 B777 기종에 도입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스템이 갖춰졌다면, 국토부 인가 등의 확정 절차를 거쳐 실현하는 것도 가능해질 예정이다. 제주항공 역시 지난해 EFB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내부적인 작업에 나서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들의 본격화된 작업 가운데도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첫 선을 보이자, 효율적인 운용이 필수인 저비용항공사에 더 적합하다는 분위기다. EFB를 도입하면 종이 매뉴얼 무게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변경되는 내용도 큰 비용 없이 반영할 수 있어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 않을 공산이 크다.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와 항공기 제조업체 간의 계약만으로 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인가를 받아야 하는 등의 단계를 밟아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기본 항공기 비용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라 ‘투자 비용’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