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메타부킹’·세계 최초 ‘일정 공유’
>> ‘여행 X IT’ 리드하는 국내토종 OTA
트래블하우(TravelHow)는 출시 당시부터 한발 앞선 IT기술로 화제를 모았다.
전 세계 내로라하는 글로벌 OTA들도 최저가 비교검색에만 그치는 메타서칭(Meta Searching) 서비스를 제공하던 때였다. 트래블하우는 지난 2015년 12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에서는 두 번째로 결제까지 가능한 메타부킹(Meta Booking) 서비스를 선보였다.
론칭 1년만에 누적 다운로드 71만, 매출액 3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저력도 과시했다.
하지만 누가 깃발을 먼저 꽂느냐가 전부는 아닌 IT시대다. 이후 1년여의 시간동안 유사한 서비스의 후발주자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
당시에도 ‘지금’의 상황을 몰랐을 리 없던 안경열 트래블하우 대표는 또 다른 서비스를 준비해오고 있었다고.
트래블하우는 지난 2월 세상에 없던 또 다른 서비스 ‘어디갈까’를 출시했다. IT여행업계에서 추진력 하나만큼은 최앞단에 서있는 트래블하우가 꾸미고 있는 ‘다음’은 또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조재완 기자> cjw@gtn.co.kr
<취재협조=트래포트>
Q. 지난 2월 트래블하우가 론칭한 ‘어디갈까’ 역시 업계 최초로 선보인 서비스다. 서비스 소개를 부탁한다.
‘어디갈까’는 여행일정을 통한 커머스 서비스로, 기존의 메타부킹 서비스를 여행일정에 도입했다고 보면 된다. 여행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천 일정을 공유하면, 또 다른 사용자가 일정 속 항공권과 호텔, 액티비티, 현지 티켓 등을 통합예약 및 결제 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개인 SNS 글과 달리 ‘리워드가 따르는 후기’를 작성함으로써 서비스를 이용할 동기부여를 받고, 트래블하우는 여행자들이 직접 경험한 ‘생동감 넘치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다.
초기에는 트래블하우가 입력한 추천 일정만 제공됐으나, 이달 중 여행자들이 직접 경험한 ‘추천 일정’을 등록할 수 있는 사용자용 버전이 개발된다. 물론 현지 여행지의 업자들도 일정을 직접 등록할 수 있다.
Q. 서비스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착안했나.
트래블하우 론칭 당시부터 ‘어디갈까’ 서비스는 염두에 두고 있었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본 서비스일지도 모른다. 다만 트래블하우가 먼저 구현했을 뿐이다.
트래블하우 메타부킹 서비스의 본질적인 아이디어는 과거 취날(Qunar)의 마케팅 이사를 만났던 당시 얻었고, 어디갈까와 유사한 비즈니스모델로는 트립어드바이저가 있다.
고객 리뷰를 참고해사용자가 해당 여행지를 예약하면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수익모델이다. 점수, 부엉이, 별 등 심플하게 나타낸 트립어드바이저의 ‘고객 리뷰’를 ‘어디갈까’는 단지 ‘여행 일정’으로 더욱 복잡하게 구체화시킨 것이다.
그렇다고 트립어드바이저를 잡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여행자들의 훌륭한 경험치를 우리가 사고, 저작권료를 주는 개념이며 어디갈까는 수천수만가지의 다양한 상품을 화수분처럼 쏟아내는 플랫폼이 된다.
여행과정을 크게 ‘Before(여행 전), Doing(여행중), After(여행 후)’ 3가지로 나눈다면, 마지막 ‘애프터’ 시장을 공략하는 서비스다.
현 업계는 아직도 ‘비포’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천원, 이천원의 차이에 마음이 갈
리는 고객들과 씨름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여행자들은 ‘Doing(여행 중)’에는 씀씀이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이왕 떠난 여행지에서는 지갑이 활짝 열린다. 최근 활기를 띈 현지 액티비티, 티켓 사업도 이 단계를 공략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한 ‘애프터 단계’에 주력한 서비스는 현재 거의 없다. 하지만 곧 완전한 의미에서의 플랫폼 시대, 즉 완연한 양면시장이 열리면 공급자와 소비자의 경계 구분도 사라진다. 공급자가 곧 소비자로, 소비자가 곧 공급자가 된다.
‘어디갈까’는 이 소비자, 즉 프로 여행자들을 상품 공급자로 끌어들이는 서비스다.
Q. 한발 앞서 나아가기 위한 본인만의 노력이 있다면.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본인은 정기적으로 해외 박람회에 참가한다. 최근에는 사업이 바빠지며 예전만큼 자주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일 년에 2~3회는 꼭 가며, 같은 박람회는 2년 주기로 참석한다.
좁은 시야를 벗어나 폭넓은 흐름도 보고, 국내에 없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접하기 위해 박람회 참가를 시작했다. 꾸준히 다니다보면 매 박람회 참석업체가 거의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된다. 이듬해 박람회에서 ‘이전에 만났던 이들이’ 어떤 경쟁력을 새롭게 장착했는지 주목하는데, 이런 가운데서 ‘완전한 새로움’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것은 없는 것이다.
결국 누구나 아이디어는 가지고 있지만, 누가 실행에 옮기냐는 차이가 선발과 후발을 가른다는 걸 느낀다.
Q. ‘어디갈까’ 다음으로 준비하는 서비스는 무엇인가.
다음으로 할 일은 항공, 호텔, 액티비티 등 기존 서비스 강화다. 순서가 다소 바뀐 것으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어려운 것부터 하고 쉬운 것을 하자’는 생각이었다. 현재 액티비티와 단품도 같은 카테고리 내 묶여 상품이 진열돼 있으나 각각의 별도 페이지도 구축 중이다.
업자가 상품을 등록할 수 있는 ‘어디갈까’ 페이지가 구축되면, 항공을 제외한 모든 지상서비스를 묶어 제공할 계획이다. 항공+지상서비스’ 묶음은 어디갈까의 주축이 될 것이다.
Q. 이미 온갖 사업자들이 뛰어들어 마진이 남지 않는다는 현지여행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다. 갖춰야될 경쟁력은 무엇이 있나.
여행자들이 현지에서 어디를 갈지도 거의 정해져있고, 현지투어 공급자도 제한돼 있기 때문에 상품 자체의 차별성은 없다. 하지만 항공을 제외한 호텔과 액티비티, 티켓 등 각종 지상서비스 전체를 메타부킹 시스템으로 판매하면 고객은 총 경비에서 최저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객은 단품을 개별적으로 사는 것보다
‘묶음’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묶음에서 단품시장으로 넘어가버린 여행자들을 다시 ‘묶음시장’으로 끌고 오는 건 결국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성공적으로 이뤄진다. 고객이 묶음을 다시 눈여겨 볼만한 혜택은 결국 이 ‘총 여행경비의 최저가’다.
또, 트래블하우는 상품 가짓 수가 타사 대비 압도적으로 많다. 이미 2만가지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응용한 액티비티는 무한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 가령 공항-호텔 픽업 서비스 하나도 어떤 차량을 이용하고, 어떤 기사 서비스를 받는지는 수십 가지 방법으로 구상할 수 있지 않나. 액티비티의 세부 내용을 다양화, 차별화시키는 점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