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업계는 IT개발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을까.
아직도 오프라인 영업단이 가장 활발히 뛰는 업계서 IT팀은 영업지원조직 쯤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미 IT를 잡은 회사가 시장을 선점하는 시대로 바뀐 건 비단 여행업계 밖의 일만은 아니다.
업계에서도 최전방에서 매출고를 올리는 영업단을 가장 든든하게 서포트하는 지원병은 IT인력이라 봐도 무방하다. 올 한해 한층 치열해질 여행IT시장 속에서 대표적인 직판여행사인 노랑풍선vs참좋은여행vs한진관광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조재완 기자> cjw@gtn.co.kr
[노랑풍선] 4개팀 25명 ‘탄탄한 인력’
총 4개팀으로 꾸려진 노랑풍선 IT부서는 ‘인력 규모’ 측면에서는 가장 우위에 있다. ‘사람이 곧 자산’인 만큼 타 업체 대비 2배에 가까운 규모에서 이미 압도적이다. 모바일앱 전담자도 별도로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올해 중 충원 예정이다. 현재 모바일앱의 고도화 작업을 단행하고 있으며 추가 앱도 출시준비 중에 있다. 현재 노랑풍선 종합 앱과 항공 앱 두 가지가 출시돼 있으나 각종 여행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가 담긴 앱과 호텔 앱 등을 별도로 분리된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승준 IT사업부 부장은 노랑풍선의 개발 과정을 ‘고도화▶내부통합▶신기술접목’으로 나눈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2월 자체 영업 ERP를 개발했고 이와 연계된 홈페이지, 하이브리드 웹 기반의 모바일앱을 오픈하는 등 지난 2016년에는 시스템 1차 고도화를 진행했다. 올해는 내부 시스템을 통합하고, ERP 시스템 2차 고도화를 진행하는 동시에 홈페이지와 앱 UX/UI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반기에는 웹 페이지를, 하반기에는 모바일앱 기능을 순차적으로 향상시킨다. 이와 함께 정보 보안 체계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개발한 시스템을 올해 견고히하는 작업까지 이뤄지면 웹,모바일에 새로운 기술도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준 부장은 “올해는 간편결제 수단을 4~5가지로 다양화시키고, 랜드와 대리점의 ERP 고도화, 통합 업무 프로세스 업그레이드 등에 주력할 것”이라며 “사용자 접근성이 높은 해외 OTA 및 모바일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맵스미 등 모바일서비스의 새로운 기술도 눈 여겨 보고 있어, 향후 고도화된 노랑풍선앱과의 기술접목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참좋은여행] 신규개발 연 4회… 통합앱 출시
인원은 다소 적으나 참좋은여행의 ‘개발력’은 이미 패키지사 IT 관계자들에게도 정평이 나있다. 신규개발만 연 3~4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좋은여행의 IT인력은 총 14명으로 기획팀과 개발팀, 디자인팀 등 3개 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지난 2009년 하반기, 자체 ERP(전사적자원관리)를 개발했고, 2015년 상반기에는 CTI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커스터마이징했다. 이 두 가지 사업은 2017년 현재의 참좋은여행의 고성장 핵심 배경으로 꼽히기도 한다.
또, 참좋은여행 IT기획·개발팀은 지난해 고객사 성향과 자체 사내규정에 최적화된 기능의 BTMS(출장관리시스템)를 개발했다.
올해 참좋은여행 내부에서 가장 큰 화두는 ‘통합앱 개발’이다.
현재 참좋은여행 앱은 안드로이드 버전만 개발돼있다. 지난해 출시된 앱은 이미 여행을 앞둔 ‘구매고객’ 위주로 만들어졌다. 상품 검색과 예약 서비스가 아닌 여행일정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고객관리용 앱인 셈이다. 이같은 한정적 서비스 제공의 배경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바일웹과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충분히 상품 예약이 이뤄지는 만큼 개발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참좋은여행은 오는 6월 내 출시를 목표로 UX/UI 우수성 극대화는 물론, 상품 검색과 예약까지 가능한 통합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iOS 앱도 출시될 예정이다.
참좋은여행 권병철 팀장은 “출시될 통합앱은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한 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자가 아닌 고객의 니즈는 무엇일까’ 고민한데서 출발했다”며 “고객은 앱에 접속했을 때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찾길 원한다. 획기적인 앱이 아닌 고객의 니즈를 가장 충족시켜줄 수 있는 앱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관광] 시스템 조기 도입… 리뉴얼 예정
한진관광 IT인프라의 특징은 동종 업계 내에서는 각종 시스템을 선구적으로 일찍 도입, 개발했으나, 그만큼 곧 단행될 ‘리뉴얼’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진관광은 자체 ERP를 90년대 초반에 개발했다. 회계, 재무, 인사 업무까지만 처리할 수 있는 ERP였으나 타 업체 대비 상당히 빠른 개발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업데이트는 지난 2003년에서 머물러 있고, 이후에는 같은 버전을 유지 보수, 신규기능을 추가 탑재하는 작업만 이뤄지고 있다.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리뉴얼 계획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부문에서는 지난 해 모바일 웹페이지를 리뉴얼하고 이와 연계된 하이브리드앱을 배포했다. 또 DBMS를 교체하고, B2B 항공시스템을 개편하는 작업도 이뤄졌다. 올해는 이에 더해 항공 관련 시스템과 B2B용 ERP 시스템을 추가적으로 고도화시킬 예정이며, 홈페이지 리뉴얼도 단행할 계획이다.
강성탁 WEB운영그룹장은 ‘효용성’을 강조하며 “여러가지 시스템 개발에 있어 투자 대비 얼마만큼의 ‘결과’가 나올지 고려해야한다. 리뉴얼과 신규개발은 항상 염두에 두고 있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움직이는 만큼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