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KE)이 지난 27일 국적 항공사 최초로 B787-9 드림라이너 기종을 도입하며 올해 국내 항공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선진 항공업계 분위기가 국내에도 여파를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이 올해 최초로 도입한 B787-9 기종은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항공기로, 실내 기압과 습도, 채광 등 고객 편의 기능을 대폭 확대해 ‘드림라이너’로 불린다.
기존 항공업계가 ‘연비 효율이 좋은 대형 기종’에 주력했다면, 최근 항공업계에서 속속 도입 중인 드림라이너는 편안한 기내 환경뿐만 아니라 친환경 운용이 가능한 항공기다.
주목할 점은 해외 항공업계에서 이미 드림라이너 도입이 예사롭진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항공사은 에어캐나다(AC)다. 에어캐나다의 경우 본사에서의 기종 도입뿐만이 아니라 지난 2015년 초 인천~밴쿠버 노선에 해당 기종을 투입하면서 ‘드림라이너 입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
‘장거리 저비용항공사’를 표방하는 스쿠트항공 역시 드림라이너 기종을 인천~타이베이~싱가포르 노선에 투입한 바 있다. 해외에서는 비단 풀 서비스 캐리어(FSC)만의 전유물이 아닌 셈이다.
대한항공이 드림라이너 기종에 프리미엄 이코노미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적 항공사 전반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중단거리 노선에서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와 경쟁하던 것에서 진화해, 아예 새로운 입지를 가진 항공사로의 방향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역시 해외에선 이미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한 부분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OZ)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부터 운용하는 아시아나항공의 A350 항공기에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이 도입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좌석에 ‘이코노미 스마티움’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우선탑승, 인천공항 라운지 이용 등의 부가 혜택을 붙이는 등 이코노미 좌석과의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좌석 예약 접수를 받고 있으며, A350 항공기는 오는 4월에 도입된다.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업계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부분은 비즈니스 좌석과 퍼스트 클래스 좌석인데, 최근 수요가 줄어들며 차라리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늘리는 추세”라며 “아시아나항공이 퍼스트 클래스를 없앴던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 국적사의 신기종 도입이 올해 현실화되면서, 국적 저비용항공사와의 기종 운용은 상당히 거리를 벌리게 됐다. 대한항공은 신형 드림라이너 도입으로 운용 항공기 기령이 9.2년으로 한결 어려진 반면, 평균 기령이 가장 높은 국적 항공사는 에어부산(12.7년), 이스타항공(12.7년)이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