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상품이 ‘슬림’해지고 있다. 지역을 불문하고 이것저것 포함된 첨가물을 제외하고 실속에 집중하는 추세다.
요즘 다수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에 이러한 성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패키지 일정 안에 노팁, 노쇼핑, 노옵션이 빈번해졌다는 것이다. 그만큼 가격은 확 낮추되, 현지에서 가이드 역량에 따라 별도 투어를 진행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A 여행사 동남아팀 관계자는 “현지에서 발생하는 선택관광에 비중을 둔 베트남 상품을 90만원 이하로 낮춰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고객 문의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며 “일반적으로 3박5일 상품의 경우 현지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3개 정도 되는데, 이를 선택하지 않은 고객이 더 많다. 이들 고객들은 세미패키지 형식처럼 자유시간을 즐겨 더 높은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키지의 또 한가지 변화는 일정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패키지 전체 일정 중 최소한 하루의 시간이라도 줄여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려는 여행사의 의도가 엿보인다.
일부 여행사의 경우 오후 출발 LCC 스케줄을 지양하고 오전 출발 상품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이판이 그렇다. 가족여행객이 주 타깃인 사이판은 여행사들이 판매하는 스케줄이 상대적으로 오후 출발이 많아 최소 1~2일은 공항 및 기내에서 보낼 여지가 많다.
B 여행사 관계자는 “사이판 지사와 함께 2박3일, 3박4일 못지 않은 1박2일 상품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휴양지의 경우 하루 이상으로 단축된 상품들이 향후 대거 생산될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패키지 분리 작업에도 한창이다.
현지에 더 길게 오래 머물고 싶지만 현실에 얽매여 있는 소비자들에게 패키지 카테고리란에서 다변화된 상품을 출시하며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한 직판 여행사의 경우 2명부터 출발이 보장되는 패키지를 비롯해 0박1일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저기 섬투어가 가능한 하와이의 경우 일부 여행사에서 ‘마우이 1 DAY’, ‘카우아이 1 DAY’, ‘1 DAY+1 DAY’ 코스를 지속 출시 중이다.
해당 여행사 직원은 “원데이로 즐기는 하와이 이웃섬 투어는 저렴한 가격와 항공권이 포함된 구성으로 일반 단품 상품과 차별화를 지닌다”고 전했다.
<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