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서비스 캐리어(FSC)들이 장거리 저비용항공사(LCC) 설립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모습이다. 장거리 운항 저비용항공사들이 늘어나면서 차선책으로 아예 자회사를 만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말 장거리 저비용항공사 설립 계획을 발표한 곳은 영국항공의 모기업인 IAG(International Airline Group)다. IAG가 영국항공과 이베리아항공(IB)의 합병으로 탄생한 만큼, IAG가 설립할 장거리 저비용항공사도 올해 중순쯤 바르셀로나를 거점으로 LA,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여기에 IAG는 산하에 운용 중인 브엘링항공까지 이용, 유럽 각 지역으로 수송하는 연계 노선망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어프랑스도 장거리 저비용항공사를 설립한다는 사실이 전해진 바 있다. 당시 에어프랑스 측에 따르면, 신생 항공사는 경쟁이 치열한 아시아 또는 미국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루프트한자는 장거리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추진하다가, 자사 저비용항공사인 유로윙스의 장거리 운항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같이 일부 항공사들을 주축으로 장거리 저비용항공사 설립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풀 서비스 캐리어와 저비용항공사의 입지가 역전되고 있다는 분위기도 감돈다.
특히 유럽 국적 대형 항공사들의 경우, 유럽 내 운항은 이지제트, 라이언에어에서, 유럽~미주 운항은 중동 항공사들에서 내세워진 가격 경쟁력을 따라 잡기 힘들어지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노르웨지언에어셔틀이 아예 런던~뉴욕 구간 69달러 운임을 선보인다고 밝혀, 유럽 항공사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장거리 저비용항공사들이 풀 서비스 캐리어들이 서비스 유료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장거리 저비용항공사들 비교적 낮은 운임에 일반 저비용항공사와 마찬가지로 갖은 서비스는 유료로 제공한다. 풀 서비스 캐리어 입장에서는 같은 노선을 운항할 경우 서비스 비용 측면에서 당해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자회사를 설립, 노선을 승계하면서 타 저비용항공사와 경쟁을 유도하는 것을 전략으로 내세운 셈이다.
물론, ‘장거리 저비용항공사’를 표방하는 에어아시아엑스와 스쿠트항공의 성공적인 운항도 장거리 저비용항공사 설립에 귀감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현재 전 기종을 드림라이너 B787 기종으로 통일한 스쿠트항공의 경우, 싱가포르~아테네 노선 계획으로 최장거리 운항도 넘보고 있다.
한편, 장거리 저비용항공사에 대해 국내 시장에 있어 수요가 있을지는 감안을 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모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만 보더라도 저비용항공사와 풀 서비스 캐리어가 좌석 판매를 두고 여행사에 영역다툼을 하는 경우가 없다”며 “저비용항공사가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더라도 모태 취지인 B2C 판매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