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 주 2회 운항… 20년만에 첫 개설
> 제주 환승 중국인 ‘인바운드 수요’가 관건
제주도 발 미주 노선까지 개설되며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공세에 한계가 없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면에서는 수요가 있을지 의견이 분분하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31일부터 제주~사이판 노선을 주 2회(화·토) 스케줄로 운항하기 시작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해당 노선은 1997년 이후 국적 항공사 중에서는 처음 개설된 노선이다. 이 외 제주 발 정기 노선은 오사카, 상하이 등 일본과 중국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사이판 노선은 차별점을 두고 있다.
제주항공의 제주~사이판 운항을 놓고 업계에서도 수요를 가늠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인바운드 수요를 잡는 것에서 제주항공의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먼저, 통상적으로 사이판보다 괌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대양주 여행 선호를 우선했을 때, 제주도민 해외여행 시장에는 큰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괌의 경우, 당초 인천 발 노선은 대한항공이 독점으로 운항하다가 저비용항공사들의 공격적인 취항으로 현재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을 제외한 모든 국적 항공사가 운항 중이다.
제주항공 측에서도 당초 계획을 공개하면서, 제주 환승 중국인 인바운드를 주 타깃으로 한다고 밝혔다. 일찌감치 동남아, 중국, 일본 등 근거리 지역의 외국인 수요에 집중해온 제주항공은, 해당 언어로 된 홈페이지를 가장 활발하게 개설한 저비용항공사이기도 하다. 외국인 수요가 B2C 수요로 이어진다는 강점도 한 몫을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중국 노선의 상당한 부분이 중국인 수요기 때문에 역으로 제주~사이판 노선의 이용도 기대할 만 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번 취항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제주지방항공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제주공항 지원을 위한 사전점검 및 리허설을 실시하기도 했다. 미주 노선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미국 TSA(교통보안청)의 보안 점검을 통과해야 한다.
반면, 인바운드 환승 수요가 저비용항공을 이용할지가 관건이라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제주항공이 운항하는 제주 발 국제선이 아직까지 사이판에 한정됐기 때문에 ‘환승 수요’를 빌미로 인원을 모집하기도 쉽지 않다. 여행사에 블록을 주는 대신 제주항공의 중국어 홈페이지로 발권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도 이중고다.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한국인 해외여행객이 월등히 많은 괌과 사이판은 해당 지역에서 제주도의 인바운드 수요를 아예 노릴 수 없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의 노선 취항을 두고 노선 다양화에만 방점을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적 풀 서비스 캐리어 관계자는 “노선을 늘리면 1000만 수송 시대를 열 수는 있겠지만, 불분명한 해외 수요만으로 노선을 운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