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미닛’ 항공료가 오히려 저렴
‘좌석 소진’ 변명… 소비자만 ‘분통’
좌석 소진을 위한 항공사들의 가격 조정을 두고 소비자 우롱 의혹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통해 승객을 끌어 모은 후, 마지막 순간에 남은 좌석을 두고 해당 프로모션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일반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운임을 조회할 때, 항공사들은 운임 클래스에 따라 차등 혜택을 둔다. 해당 혜택은 출·도착 변경, 환불 가능 여부, 좌석 승급 가능 여부, 마일리지 적립 등이며, 가장 운임이 낮은 클래스는 해당 혜택이 모두 적용되지 않기도 한다.
같은 이코노미 등급 좌석이라도, 가장 낮은 클래스라면 좌석이 뒷자리로 배정되기도 한다. 좌석을 예약할 때 일반적으로 최저 운임부터 사라지는 것을 볼 때, 가장 나중에 예약하는 좌석이 가장 비싼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뒤집어지는 경우가 최근 종종 발생하면서 예약 승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예약 단계에서는 없었던 가장 낮은 클래스 운임이, 다음 날 혹은 출발이 임박해서 버젓이 다시 등장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좌석을 예약한 모 승객은 “한 명이 예약할 때는 없었던 최저 운임이 두 명을 예약하려고 다시 검색하자 등장해 황당했다”며 “더 일찍 예약해야 운임이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오히려 ‘호갱’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가격 변동에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운임 체계 역시 예외가 없다는 지적이다. 주로 5시간 이내의 단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들은 비교적 운임이 낮아, 같은 금액이 차이가 나더라도 월등해 보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특가운임/할인운임/정상운임(항공사별 운임명 상이할 수 있음)으로 구성되는 저비용항공사들의 운임은, 인천~마카오를 기준으로 편도 5만 원대부터 30만 원대까지 다양하게 형성된다.
만약 특가운임이 5만 원, 할인운임이 15만 원, 정규운임이 35만 원이고, 승객이 특가 및 할인 운임이 없어 정규 운임을 택했다고 가정하면, 출발이 임박해 특가운임이 등장할 경우 20만 원가량의 손해를 보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왕복으로 가정하면 운임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진다.
항공업계에서는 B2C 운임 변동은 내부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노선 별 최저가는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괄적으로 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모 항공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판매가 되지 않으면 출발이 임박해서도 운임을 내리기도 한다”고 말하며 “여행사에 제공했던 블록을 회수해 다시 운임을 설정할 때도 좌석이 늘어나 낮은 클래스가 다시 등장하는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