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들이 패키지를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갈수록 여행사 수익 구조가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토사구팽’으로 취급됐던 자유여행 속성을 포기하고, 패키지 판매에 전념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LCC 공세로 위협받고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장거리 위주로 하늘길 재편에 나서는 맥락과 일맥상통한다.
이같은 변화는 패키지를 주축으로 재구성된 조직개편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 주요 여행사들이 패키지와 자유여행팀 두 개 부서로 양분해 지역을 분담했다면, 현재는 완벽하게 뒤바뀐 상태로 변화했다.
타사에 비해 자유여행 수요가 꾸준했던 참좋은여행조차 세분화돼있던 자유여행팀을 모든 지역을 컨트롤하는 하나의 부서로 통합했다.
이같은 변화는 비교적 패키지 점유가 낮았던 인터파크투어, 온라인투어, 웹투어 등 온라인여행사에도 적용되고 있다.
인터파크투어의 경우 올해 상반기부터 항공을 중심으로 구성됐던 조직구성이 해외, 국내 두 파트로 나뉘면서 그 밑으로 항공사업이 흡수됐다.
여기에 인터파크투어는 전문몰, 먹go찍go 등 테마상품을 출시하며, 패키지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패키지와 자유여행 모두에 미지근하게 발을 담궈왔던 온누리투어 역시 아예 ‘직판 패키지 전문 여행사’라고 타이틀을 바꾸며 정통 패키지사를 표방하고 있다.
패키지 성격을 강하게 띄는 지역으로의 쏠림현상도 가시화되고 있다. 익스피디아 등 글로벌 OTA의 잠식으로 여행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여행사=패키지’ 공식을 소비자에게 주입시키고자 하는 의도다.
최근 들어 여행사들이 편애하고 있는 지역은 중장거리 지역이다. FIT여행객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중남미같은 특수지역이나, 구간별 이동이 많은 유럽이 대표적이다.
이미 완전한 FIT화된 일본, 괌·사이판 지역은 여행사들이 과감히 포기해버리는 풍경이다.
현재 여행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일본 패키지 상품의 경우 자유여행이 가미된 세미패키지가 주류이며, 이마저도 판매율이 낮아 오히려 항공권 단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괌·사이판 지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대부분 여행사들이 소셜커머스에 입점해 괌·사이판 상품 판매를 사실상 전가한 상태다. A 직판여행사 대양주팀 관계자는 “LCC 취항으로 괌 지역이 자유여행지로 변모하면서 여행사들의 소셜커머스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대양주팀 자체가 힘들어지자 여행사간 괌·사이판 이직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