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항공사, ‘베이직 이코노미 운임’ 잇따라
‘좌석 선택·마일리지 적립’ 등 서비스 제한 둬
풀 서비스 캐리어들 사이에서 기내 네 번째 클래스를 도입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앞서 프리미엄이코노미 클래스를 도입해왔던 것에 이어, 부가 서비스를 제외한 운임 도입 역시 거침이 없어지는 추세다.
최근 미주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일반 이코노미보다 요금이 저렴한 ‘베이직 이코노미(Basic Economy) 운임’ 도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UA)은 내년 초부터 해당 운임을 도입, 시판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말 아메리칸항공(AA) 역시 비슷한 초저가 항공 요금을 내년부터 선보이겠다고 한 바 있다. 델타 항공(DL)은 이보다 앞선 지난 2015년부터 기내 좌석 클래스를 5개로 세분화하면서, ‘베이직 이코노미 클래스’를 처음 도입했다.
해당 항공사들이 우후죽순으로 도입하는 베이직 이코노미 운임은 일반 이코노미 좌석과 같은 좌석에 탑승하는 것으로 겉에서 볼 때 큰 차이는 없다.
단, 일반 이코노미 좌석보다 운임이 더 낮은 대신 갖은 서비스를 제외한 것이 특징이다. 대략적으로 봤을 때, ‘탑승 전 좌석 미배정’, ‘환불·교환 불가’, ‘마일리지 적립 불가’, ‘무료 기내 수하물 불가’ 등(항공사별로 상이) 기본적인 ‘운송 서비스’만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풀 서비스 캐리어들의 이 같은 행보는 저비용항공사(LCC)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업계 정설이다.
특히 해외 저비용항공사들이 당초 일반적인 단순 저가 운임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순수하게 탑승만을 목적으로 하는 ‘언번들(Unbundled) 운임’을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풀 서비스 캐리어의 이코노미 승객의 저비용항공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 노선에 국한돼 운항될 예정인 이 같은 ‘베이직 운임’이 향후 프리미엄 이코노미 못지않은 유명세를 타게 될지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당초 프리미엄 이코노미 역시 비즈니스 클래스의 높은 운임 부담을 줄이면서 등장했고, 비즈니스 클래스보다 절반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넓은 좌석 공간, 기내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탑재한 일부 항공사들의 경우, 아예 프리미엄 이코노미 특가 운임을 제공하기도 하는 등 특히 장거리 노선에서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 항공사 관계자는 “일반 이코노미를 대체해 서비스를 제외한 초저가 이코노미를 도입한 것은, 비즈니스 좌석을 대체해 프리미엄 이코노미가 등장했던 것과 비슷한 경우”라며 “한국의 경우 장거리 노선보다는 아시아 단거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운임 도입이 가능해질 수 있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에 대해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대형 항공사가 자회사격인 저비용항공사와 노선 혹은 승객을 양분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대형 항공사가 초저가 운임을 도입하는 대신 같은 노선을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에 승객이 유입될 수 있도록 우회할 확률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