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타운 센트럴들여다보면 더욱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겨울 눈송이나 바닷가 모래처럼 가까이에서 보니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감동을 주듯 말이다. 홍콩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들여다볼수록 새로운 얼굴을 수 없이 만나게 된다. 홍콩의 중심, 홍콩의 시작 그리고 홍콩의 다음이 담겨져 있는 이야기 가득한 올드타운 센트럴, 그 안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정리=강세희 기자> ksh@gtn.co.kr
<글·사진=홍콩통신원 김윤선>
첫 번째 이야기, Old and New
홍콩의 센트럴은 작은 지역이지만 그 안에 세계의 금융, 패션, 건축 그리고 아트의 정수가 집약적으로 모여있다. 센트럴의 거리는 다양한 국적과 인종, 광범위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늘 활기차게 붐빈다. 잠시 센트럴의 거리를 걷는 것 만으로도 홍콩을 이해하는 정확한 말,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홍콩’을 눈으로 피부로 느끼게 된다.
-포제션 스트리트(Possession Street)
셩완을 지나 헐리우드 로드 출발점에 위치한 포제션 스트리트는 홍콩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다. 영국과 청나라의 무역 다툼인 아편 전쟁 이후, 영국이 승기를 잡으면서 청나라는 영국에 홍콩을 이양하기로 한다. 1841년 1월 처음으로 영국군이 홍콩에 발을 내린 장소가 지금의 포제션 스트리트다.
-린드허스트 테라(Lyndhurst Terrace)
중국의 혁명가 쑨원이 1895년 청나라에 반대하며 광동에서의 봉기계획을 세우기 위해 모임을 가졌던 레스토랑 자리가 린드허스트 테라스에 위치하고 있다. 1869년에는 영국 왕족으로는 처음으로 애든버러 공작이 홍콩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 장소가 바로 린드허스트 테라스다.
고우 스트리트(Gough Street)
역사적으로 고우 스트리트에는 중국인과 서양인들이 서양식 교육을 함께 받을 수 있는 정부 학교 센트럴 스쿨이 처음 세워진 장소이다. 중국의 혁명가 쑨원이 청소년 시절 다녔던 학교로도 유명하다. 90년이 넘은 홍콩의 유명한 국수집 카우키(Kau Kee) 레스토랑이 이곳의 터줏대감이다.
-만모 사원(Man Mo Temple)
홍콩 도심속에 고고하게 그 자태를 드러내는 만모 사원은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복을 빌기 위해 모인 홍콩인들과 관광객이 모이는 장소다. 만모 사원에 가까워질수록 향냄새가 가득한 이 곳은 주변의 고층 빌딩 사이로 나즈막하게 자리잡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Nostalgic and Modern
홍콩은 19세기 서양국가들이 중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지리적인 요건으로 인해 아편 전쟁과 같은 역사적인 사건을 겪었다.
이로 인해 홍콩은 1841년부터 1997년까지 150여년동안 영국의 식민지가 됐다. 그 동안 홍콩은 중국 본토와 다르게 서양의 선진 문물이 들어오면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홍콩의 모습으로 변화해왔다.
-래더 스트리트(Ladder Street)
헐리우드 로드 만모 사원 옆에는 케인 로드 방면으로 올라가는 긴 계단이 있다.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 사다리처럼 보이는 래더 스트리트의 계단은 1841년에서 1850년도까지 돌로 만든 것으로 홍콩의 오래된 유산이다. 총 350미터에 달하는 계단을 오르다보면 양 옆으로 홍콩의 차분한 주택가는 물론 새롭게 떠오르는 포호의 거리를 발견할 수 있다.
-울라(Oolaa)
YMCA 센터로 들어가는 골목에 자리한 울라는 홍콩에서 가장 가족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 중 하나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문을 열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방문할 수 있다. 브런치 모임으로 인기 있는 울라는 기본적인 웨스턴 메뉴를 선보여 특히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다.
-포팅거 스트리트(Pottinger Street)
포팅거 스트리트는 홍콩이 영국령이 되면서 맞이한 첫 번째 총독 헨리 포팅거(Sir Henry Pottinger)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포팅거 스트리트 주변은 식민지 시대 초창기 영국인과 유럽인들이 센트럴에 모여살면서 활발한 경제활동의 거점이 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센트럴 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이 곳에는 코스튬 가게, 주얼리 상점 등 각종 악세사리나 파티 용품에 필요한 숍들이 빼곡히 모여있다. 연말이나 명절을 앞두고 홍콩에서 가장 붐
비는 장소 중 하나다.
-헤리티지 티하우스(Heritage Teahouse)
포호 초입에 위치한 중국의 차와 간단한 다과를 판매하는 찻집으로 전통적이면서 빈티지스러운 분위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장소다. 차 뿐 아니라 다도에 필요한 여러가지 티 세트도 함께 구입할 수 있고, 차의 경우 생산한 지역과 생산연도 에 따라 가격차이가 있다.
-리틀 바오(Little Bao)
매일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는 리틀 바오는 홍콩식 샌드위치 번으로 유명하다. 고소한 빵에 특제 소스로 만들어진 패티가 햄버거와는 다른 색다른 맛으로 큰 인기를 얻는 곳이다. 바싹하고 노릇하게 튀겨낸 부드러운 번에 녹차 아이스크림을 채워 넣은 디저트도 많이 찾는 메뉴 중 하나다.
세 번째 이야기, East and West
센트럴은 그 어떤 지역보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집약돼 공존하고 있다. 음식이 그 사회를 읽어내는 중요한 문화적 단서라고 봤을 때, 소호를 가득 채우고 있는 다양한 국적의 레스토랑만 보더라도 동서양을 넘나들고 있는 홍콩을 짐작할 수 있다.소호(Soho)
홍콩 센트럴에서 소호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홍콩사람들이 오래도록 꾸준히 사랑하는 거리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소호일것이다. 어느 나라의 어떤 음식을 먹고 싶든지 소호 거리에서는 모두 가능할만큼 소호의 작은 거리에 자리 잡은 가게와 식당들은 나라와 인종을 초월하고 있다.
-헐리우드 로드(Hollywood Road)
센트럴의 헐리우드 로드는 오랜 역사와 의미가 있는 길이다. 영국이 처음 홍콩을 점령하면서 영국군에 의해 만들어진 이 길은 영국의 두 번째 총독에 의해 헐리우드 로드라고 이름 지어졌다. 식민 시대 당시 중국 무역 상인들이 센트럴에 터를 잡고 지낸 영국인과 유럽인들에게 물건을 사고 팔았던 장소가 바로 헐리우드 로드이다. 그 명맥을 이어받아 현재에도 중국이나 세계에서 들여오는 아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아트 거리로 자리잡았다.
-자미아 모스크(Jamia Mosque)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소호에서 주택가로 올라가다보면 민트 컬러의 오래된 사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1915년 당시 폴리스 스테이션과 빅토리아 감옥에서 일하던 인도 무슬림의 필요에 의해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아름다운 문양의 철제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센트럴의 들뜬 분위기와 달리 조용하고 엄숙한 이슬람 사원, 자미아 모스크를 만나게 된다. 사원 옆에는 현재까지도 인도 무슬림이 살고 있는 오래된 아파트 형식의 주택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