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유럽 실적이 ‘쪽박’으로 치닫고 있다. 반면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FIT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패키지와 FIT 간 극심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주요 여행사에 따르면 유럽 실적이 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4분기가 시작되는 10월에도 고전을 면치 못 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지난 1일 발표한 10월 실적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전 지역 중 일본이 우세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남태평양, 중국 등 단거리 지역이 작년 대비 플러스 실적을 내놓고 있다. <표 참조>
마이너스 실적은 유럽, 미주, 동남아로 추려졌다. 그 중 유럽 실적이 작년 동기간 대비 16%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해외여행수요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10월 해외여행을 떠난 인원은 24만 여명으로 이 중 유럽 비중은 6.4%에 그쳤다. 즉, 10월 한 달동안 하나투어를 통해 유럽으로 떠난 한국인 여행객이 1만5360명에 불과한 셈이다.
모두투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일 모두투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한 달동안 모두투어를 통해 해외여행 상품을 구매한 여행객이 14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항공권 단품 판매는 7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모두투어에서 판매한 유럽 비중은 하나투어와 유사하게 전체의 6.1%로 나타났다. 즉, 지난달 모두투어는 유럽여행객 8784명을 발생시킨 셈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전체 지역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유럽 FIT 시장은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다수 유럽 전문업체들에 따르면 티켓 등 단품을 선두로 세미패키지 형식의 자유여행 상품이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다.
한 유럽 단품업체 관계자는 “파리 뮤지엄패스 등 서유럽 상품을 중심으로 동유럽까지 단체구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티켓판매 기준으로 연간 2만명을 송출했지만 올해는 목표치 30% 이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여행을 대표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유랑’ 역시도 활황을 보이고 있다.
최근 유랑에서는 패키지 사와 전문 업체들이 집중했던 서유럽, 동유럽 뿐만 아니라 북유럽 또는 지중해까지 폭넓게 유럽 여행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 모노 여행 문의가 비일비재하며, 터키를 비롯한 인근 지역은 잠잠한 상태다.
A 직판 여행사 팀장은 “하나, 모두투어같은 대형 여행사들이 IS테러 여파를 제거하더라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직판 사들은 오히려 약진하고 있어 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