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나라냐’라는 함축된 문구 안에 최순실 사건으로 불거진 성난 민심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다.
어쩌다 금수강산 대한민국이 몇몇 인물들의 금수(禽獸)같은 행각에 외국인들에게까지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지 한심한 지경이다. 아마도 나라를 망치는 인물에 대한 투표를 한다면 이들이 단연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 같다.
최순실사태는 여행시장에도 상당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가족·친구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야 할 겨울시즌을 앞두고, 나라가 뒤숭숭하다보니 아예 여행을 가고픈 생각을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 나중에라도 이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판이다.
최근 모 신문이 한국 여행산업을 이끄는 영향력 있는 인물에 대한 온라인 투표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02년부터 시행해 오면서 업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 새로운 선정방식이 도입되면서 여기저기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독자들의 온라인투표와 선정인단의 의견만을 반영하다보니, 일부 과잉충성심에 불타오른 중간 간부급에서 자사 대표의 순위를 끌어올리려고 직원들을 동원해 무더기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올바른 의도로 투표에 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왠지 직원들의 숫자가 곧 영향력 순위를 결정하는 것 같은 생각이 앞서게 된다. 초창기 이 선정제도는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행산업 발전을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업계 인사들을 발굴해 선정함으로써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이들이 보다 더 업계 발전에 노력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의 의도에서 벗어나, 마치 여행업계 인기투표처럼 전락한 분위기다. 순위권내 들지 못하면 업계에 영향력이 없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묘한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따라서 좋은 취지로 시작된 제도가 ‘영향력’이라는 애매모호한 올가미에 묶여 업계가 사분오열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 이다. 여행산업을 이끄는 영향력이 있는 인물인지 아닌지는 본인 스스로가 가장 잘 알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