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 비롯 타 지역까지 위험 인식 굳어져 지난 16일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현 지진으로 인해 일본 시장이 하루아침에 불바다가 됐다. 최근 방일 실적이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던 터라 국내 여행사들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이번 지진은 지난 16일 단발성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사건이 발생한 후부터 지속적으로 여진이 감지되고 있어 향후 큐슈여행의 전망은 깜깜한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환태평양 조산대인 이른바 ‘불의 고리’의 공포감 확산으로 인해 일본뿐만 아니라 에콰도르, 멕시코에서도 지진이 발생해 해당 지역의 여행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여행사들은 금번 발생한 구마모토현 지진이 일본 전체 지역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최근 주요 여행사들이 큐슈 지역에 물량을 대폭 늘려 상품 개발뿐만 아니라, 소셜커머스, 홈쇼핑 진행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구마모토현에서 지진이 발생한 직후 큐슈 출발 상품의 취소가 폭주하면서 여행사 직원들의 주말 출근이 불가피하기도 했다.
하나투어를 비롯한 다수 여행사들은 사건 직후 큐슈 상품을 홈페이지에서 자체적으로 내리고 기존 예약했던 상품 예약의 취소를 진행하고 있다.
여행사들에 따르면 사건 직후 하나투어는 5500명, 모두투어는 3000명 넘게 큐슈 여행을 취소했으며 여진의 여파로 취소 예약자가 계속해서 속출하고 있다. A 항공사가 여행사의 취소율로 따져본 큐슈 노선의 취소 인원은 총 3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 여행사들은 이번 지진이 천재지변인것을 감안해 오는 30일까지 큐슈에 예약한 손님들에 한해 전액 환불을 적용시키고 있다.
하지만, 향후 환불 문제에 있어 여행사와 손님들 마찰이 한층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미디어 매체에서 ‘불의 고리’라는 이름으로 일반인들에게 공포감을 극대화시키고 있어 큐슈 지역뿐만 아니라 도쿄, 오사카, 오키나와, 북해도 등 일본 전 지역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언론의 과대해석으로 인해 애꿎은 일본의 타 지역만 피해를 보고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로도 우회가 힘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여행사과 긴밀한 협조를 구하는 JNTO(일본정부관광국) 역시 JNTO의 대표 브랜드인 제이루트(J-ROUTE)를 중심으로 하는 자체 홍보 활동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오는 7월 여름 시즌부터 본격화될 예정이었던 북해도 전세기 역시 구마모토 지진의 악몽으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고 있다.
A 직판여행사 일본팀장은 “오는 7월 북해도 피크 시즌을 맞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등이 증편 예상이었지만 원상복귀시키거나 취소하는 움직임이다”며 “큐슈 뿐만 아니라 도쿄, 오사카, 오키나와까지 신규 예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일본 여행시장이 한 풀 꺾이면서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우회해 국내여행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예견하고 있다.
최근 방일 중국인과 대만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 일본의 호텔의 극심한 객실난 등 한국인들의 시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다.
모 여행사 마케팅 관계자는 “일본이 아닌,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관광객들로 인해 국내 면세점의 매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반사이익 효과를 얻으면서 전체적인 인바운드 시장이 활기를 띌 것이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