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플랫폼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개별자유여행(FI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호텔, 현지 입장권과 교
통패스, 유심카드 등 단품 여행상품만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 9월 역시 하나투어의 자유여행 단품상품 판매는 전년대비 95%나 늘었다. 기획상품의 20%대 성장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단품상품 판매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소셜커머스는 200%에 가까운 성장곡선을 그렸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1년 내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가 82%, 6개월 이내 해외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이 52%인 반면, 여행사 기획상품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이는 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행방식을 조사한 올해 누적(10월3주차 기준) 설문조사에서는 단품상품 및 에어텔 패키지 구매 고객이 59%로 단체여행 패키지 구매 고객(30%)보다 두 배가량 큰 비중을 보였다.
성장세가 가속화되며 FIT 공략을 선언한 업체도 속속 생겨나고 있어 업계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지난 3일에는 여행상품 플랫폼인 ‘투어벨’이 서비스를 개시했고, 7월에는 전 세계 현지 여행패스를 판매하는 시티투어 닷컴도 국내 토종 OTA로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여기에 11번가와 티몬 등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사 역시 최근 실시간 항공권 서비스 강화에 나서 내년 단품 OTA 시장의 판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주요 패키지 여행사들도 단품시장 공급자들과의 전투 준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나투어는 2014년부터 주기적으로 매년 200여 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나프리스페셜리스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자유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여행사들의 서비스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기획된 교육과정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FIT 시장에 패키지 시장이 잠식당하고 있는 와중에도 여행사를 선택한 이들을 위한 차별화된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고객을 위한 제휴사 연계와 전용 라운지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품상품의 경우 4%를 상회하는 낮은 마진을 남겨, 수익성이 떨어지는 단품시장의 팽창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 한 소셜커머스사는 지난 달 단품상품 매출이 전년대비 160% 성장했으나, 실제 마진이 1000원도 안 되는 상품이 태반이어서 수익성을 높일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라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다른 단품상품 전문 판매업체의 경우에도 유심카드가 각 지역별 판매 점유율을 70% 가까이 차지해 엄밀히 따지면 현지 투어와 같은 ‘여행 상품’ 비중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파이 자체가 본디 작은 시장이기에 단품시장의 급격한 성장세에 수익 구조는 오히려 빠르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OTA 관계자는 “올 들어 단품상품을 공략하는 사업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겉보기와 달리 먹을 것이 별로 없는 시장이다”며 “애초에 박리다매식 이윤을 남기는 태생인데 경쟁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성장 한계지점은 분명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재완 기자> cjw@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