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시장의 거대한 두 축인 일본과 태국 관광업계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오사카 혐한 사태가 한 달 가까이 지속되며 현지 상황이 악화일로에 접어들고 있다. 더불어 태국까지 푸미폰 국왕의 서거로 엄중한 분위기가 지속되며, 국내 여행업계에도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혐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어 여행사 관계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달 초 오사카 유명 초밥집의 와사비 테러를 시작으로 한국인 묻지마 폭행, 한국인 차별 방송 등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혐한 식당 리스트’를 빠르게 공유하는 한편 오사카를 포함해 일본 여행을 자제하자는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여행사들도 확산되는 혐한 사태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요 여행사에 따르면 이미 항공권을 중심으로 에어텔 상품에서 취소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이달 초 혐한 사태가 불거지면서 여행객들 신변에 대한 문의만 오다가 지난 18일부터 항공권 예약 취소가 하루에 두 건 정도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단발성의 해프닝이 아니라 실시간 내용을 체크하며 장기적으로 바라봐야할 문제인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국 정부도 오사카 내 혐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오사카 한국총영사관은 지난 11일 한국인에 대한 신변 안전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외교부도 12일 “주오사카 총영사관은 7일 오사카 경찰 및 오사카부(府)를 방문해 우리 국민의 피해 사실을 설명하고 순찰 강화 등 철저히 대응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관광대국의 양대산맥인 태국 역시도 신규 모객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다수 여행사에 따르면, 태국 푸미폰 국왕의 서거로 전반적인 분위기가 우울한 분위기가 형성되며 태국 특유의 흥겨운 분위기를 선호하는 관광객들의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태국여행의 대목인 동계시즌이 도래함에 따라 예약에 영향을 미칠까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여행사는 실제로 다가오는 동계 시즌 태국 여행을 염두한 고객들이 필리핀 혹은 베트남 쪽으로 우회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해당 여행사 관계자는 “현지 랜드 뿐만 아니라 태국 정부 차원에서도 관광객들에게 유흥 자제 등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어 국내 여행사들도 우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오히려 손님들에게 시즌성이 있는 중국이나 미주 등 장거리까지 폭넓게 지역 추천을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혀 상관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세력도 존재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지역들은 워낙 매니아 층이 많아 오히려 새로운 콘셉트 테마여행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며 “최근 해당 지역으로의 입국 통계 추이를 견주어 볼 때 유입 숫자가 관광 지출 등에 대해서는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