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여행시장이 다시 정체에 빠졌다. 최근 영남권 업황 호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5월부터 시작될 황금연휴가 실적 향상에 기여할지조차 미지수다. 최근 일본 지진으로 인해 아웃바운드 다양성이 사라진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항공 노선과 좌석 선택권이 줄어들면서 상품 세팅에도 한계가 보이는 모습이다. 호남권 여행시장이 2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정체에서 벗어날지 더 추락할지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양재필 부장> ryanfeel@gtn.co.kr
>> 모객 줄어 성수기 앞두고 걱정 태산
>> 전세기 축소에 일본 지진까지 울상
>> KTX호남선 직격탄… 항공 수요 급감
최근 호남권 핵심 공항인 광주·무안공항의 이용객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KTX 호남선 개통 이후 이용객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국내 대형항공사들이 줄줄이 광주·전남지역 운항 노선을 폐지하거나 감축에 나서 이용객수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고속 철도가 생기면 지방 수요가 수도권 공항을 이용하게 되고, 지방 거점 공항으로서의 매력이 반감된다. 더욱이 국내선의 경우 고속철도 영향으로 탑승객이 더욱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2월 항공여객 동향’에 따르면 무안공항의 이용객은 9839명으로 전년 동월 1만4140명보다 무려 30.4% 감소했다. 중국노선의 수요 감소로 운항이 감축된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무안공항의 지난 1월 이용객은 1만8202명으로 전년 동기 2만1867명보다 16.8% 감소했었다. 연초 이후 감소세가 더욱 증가하는 분위기다.
KTX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광주공항의 이용객은 5만9681명으로 전년 동월 6만5981명보다 9.5% 감소했다. 지난 1월 광주공항 이용객 역시 5만7424명으로 전년 동기 7만2655명에 비해 21% 급감했다.
반면 여수공항 이용객수는 1만8533명으로 전년 동월 1만7867명에 비해 3.7% 증가했다. 여수는 겨울철 동안 제주노선 을 이용하는 관광객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지난해 4월 KTX 호남선 개통 이후 이용객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대형 항공사들이 광주·전남지역 공항의 노선을 폐지하거나 감축하면서 향후 이용객수는 더욱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하계기간(3월27일~10월29일) 동안 광주·전남지역을 운항하는 노선을 폐지하거나 감축했다.
일정표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김포~광주 노선 운항 횟수는 21편(주간·왕복)으로 지난해 49편보다 60% 가량 줄었다.
항공사별로 왕복 주14회 김포~광주노선을 운항한 대한항공은 노선을 폐지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전년 35회에서 21회로 감축했다. 지난해 총 53회를 운항한 김포~여수노선 역시 42회로 줄었다.
항공사별로 대항항공은 지난해 25회에서 올해 14회로 감축했고, 아시아나항공은 28회로 전년보다 줄이진 않았다. 제주~여수 노선을 유일하게 운항하는 대한항공은 지난해 주2회에서 5회로 늘렸으나, 제주~무안 노선은 지난해 11회에서 7회로 감축됐다.
LCC 관계자는 “지방 노선의 경우 항공사가 수요에 따라 증감편을 결정하기 때문에 손해를 보면서 띄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무안공항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꽤 중국, 한국 왕복 수요가 있었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좋지 않다. 동남아 노선을 생각 중에는 있으나 모객이 될지는 의문이라서 보류 중이다. 성수기가 다가올 때쯤 한 번 더 투입을 생각해 보겠다”고 전했다.
>> 부정기편 인기 줄어… 경기 호전 캄캄
여행업황 불안이 지속되면서 호남 시장도 맥을 못추는 모양새다. 호남권 시장은 여객 급감과 상품 단순화로 타 지역대비 분위기가 더욱 암울해지는 모습이다.
호남권의 경우 경기 둔화 및 여행업황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항공사와 여행사들에게는 지속적인 모객의 우려가 많은 지역이다.여행 및 항공 예약도 전체적으로 지난해 대비 20% 줄어들었고, 지방 여행사 접촉 여행객이 지난해 대비 크게 줄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인기가 꾸준했던 중국 노선의 경우 정규편이 줄고 전세기까지 줄어들면서 그나마 인바운드 노선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무안출발 동남아 노선은 찾아보기 조차 힘들어진 상태다.
호남권 전세기 시장 역시 수요 감소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무안공항 정기편은 베이징과 상하이에만 아시아나항공과 동방항공이 운영 중이다. 부정기편은 장계가, 난징, 허페이, 정주, 태원 등지로 운영중이고 티웨이항공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 산시성(山西省)과 장시성(江西省)을 오가는 정기성 전세기도 4월과 7월부터 운항한다. 3개월 동안 두 항공노선에는 각 3000명가량의 승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도 관계자는 “정기성 전세기는 중국 규정에 따라 3개월 이상 운항을 하지 못하지만, 단기간에 한두 차례 운항하기도 하는 일반 전세기와 비교해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호남권 경기가 지난해 대비 냉각되면서 여행사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일부 중국 노선 부정기편으로는 상품 세팅에 한계가 있는데, 더욱이 최근 일본 지진으로 일본 상품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운영은 더욱 가혹해졌다.
광주 A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무안공항 개설 노선이 많이 줄었다. 나름 LCC들이 거점공항으로 활용하겠다며 말이 많았는데, 역시 잠깐인 것 같다. 정부나 항공사나 다 지방 공항을 기피하니 지방 여행사들이 자체 상품 세팅이 어렵다.
특히 이번에 KTX호남선이 생기면서 이쪽 여행시장은 아수라장이다. KTX로 두어 시간이면 인천공항에 갈수가 있으니 더 이상 지방 여행사들이 살아가기 어려워졌다.
무안공항 출발 상품은 일본과 중국에 두루 가까운 만큼 항공사들이 전략적인 생각을 해서 호남권 시장에도 관심 가져주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