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전문 여행사가 시초… 지금은 전 지역 컨트롤
최근 회사 매출 일등공신 목적지는 ‘대만’
하와이 전문 여행사로 첫 발을 뗀 테루미클럽은 9.11 테러라는 시련에 굴복하지 않고 기사회생으로 다시 일어선 여행사로 유명하다. 미주 지역이라는 단일 상품에서 벗어나 현재 전 지역을 컨트롤하고 있으며 보다 더 강력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온라인 특화의 자유여행 자회사인 ‘자유자재(自由自在)’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본지 기자가 도쿄 시부야에 위치하고 있는 테루미클럽 사무실에 방문해 테루미클럽에 대한 소개와 일본 여행시장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취재협조=비코트립, 02)725-6767>
<도쿄=강세희 기자> ksh@gtn.co.kr
테루미클럽 여행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테루미클럽 여행사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성장한 프리미엄 여행사로, 올해로 창립 16주년을 맞았다. 현재 테루미클럽은 전 지역을 컨트롤하고 있지만 시초는 지역 전문 여행사였다. 물량의 90% 이상이 하와이 호놀룰루 관련 상품으로 패키지 중심의 단체 여행을 운영했다.
일본인들이 워낙 하와이라는 지역을 선망하고 여행지 자체로도 봤을 때 시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목적지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2001년도 미국 9.11 테러가 터지면서 미주를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전문 여행사인만큼 회사가 휘청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변화에 맞춰 온라인 시스템을 도입하며 다시 일어날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하와이를 비롯한 미주 지역 뿐만 아니라 한국, 괌, 대만 등 단거리 지역을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테루미클럽의 자회사인 ‘자유자재(自由自在)’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일본에서도 FIT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경쟁력을 키워야겠다고 판단, 자유여행 콘셉트인 자유자재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자유자재 브랜드는 작년 여름부터 시동을 걸기 시작하며 그 해 가을부터 정착돼 지금까지 영업을 해오고 있다.
현재 테루미클럽에는 80여 명, 자유자재에 20여 명의 직원들이 있다. 자유자재 브랜드가 론칭되면서 테루미클럽에 있던 일부 직원들이 자유자재로 부서를 옮기기도 했다. 사무실은 같은 건물에 있다.
타 업체와 구별되는 테루미클럽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인가.
테루미클럽은 지난 2001년 이후로 H.I.S 여행사와 유일하게 실시간 온라인 시스템 예약이 가능해 주목을 받았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24시간 예약 시스템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테루미클럽은 주요 일본 여행사 중 유일하게 익스피디아와 협력해 온라인 여행사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FIT가 주 콘셉트인 자유자재의 별도 브랜드를 구축해 빠르게 해가는 시장 변화 대응하고 있다.
기존 테루미 클럽이 양질의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며 리피터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면 자유자재의 경우 인지도 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테루미클럽은 파격적인 크루즈 상품을 선보이고 업계의 주목을 받은 이력도 있다. 과거 1년 전 고가의 크루즈 상품을 단돈 20만엔에 선보여 업계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원가의 100만원 이상 할인이 적용되는 파격 특가 상품으로 신문광고를 하자마자 단 며칠만에 모객 완료해 성공적인 결실을 맺었다.
무엇보다 테루미클럽은 여타 일본 여행사와는 다르게 여성 CEO로서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성의 특징인 세심함을 여행업에 적용해 몇 배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또 대표님 성격이 워낙에 자기 주장이 강하신 분이다. 강인한 리더십으로 직원들을 주도적으로 인솔하는 한편, 남성못지 않은 의리도 겸비하고 있다.
최근 일본 아웃바운드 시장 분위기는 어떠한가. 최신 여행 트렌드가 테루미클럽에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
테루미클럽 기준으로 송출 인원과 수익을 따져봤을 때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지역은 유럽과 하와이, 대만이다. 특히 대만의 경우 일본의 시니어 층에게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보다 레저 부문에서 즐길거리가 더 많아서 대만을 선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겨울 성수기 기간에는 베트남의 다낭, 하노이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하노이는 중장년층 사이에서 크루즈 여행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
반면, 일본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수요는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세계 정세에 워낙에 민감한 일본인들은 최근 경색된 한일 관계로 인해 한국보다는 대만 여행으로 우회하는 추세다. 작년 일본 출국객 통계를 살펴보면 최초로 한국보다 대만으로 향한 숫자가 압도적이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대만으로 가는 LCC 비행편도 부쩍 늘어 당분간 대만의 열기를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년전부터 한국 여행시장은 TV방송 마케팅 붐이 한창이다. 한국의 여행사나 항공사 등 업체들이 방송 마케팅을 선점하기 위해 신규 목적지 개발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시장은 미디어 매체에 의존하는 편인가.
일본 역시도 여행사간 양극화가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저마다의 생존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일본 여행사들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판매 및 마케팅 채널은 상당히 방대하다.
기본적으로 팸플릿을 제작해 배포하거나 일상생활과 밀접한 편의점 등에서 저렴한 티켓을 판매하면서 길손님들을 끌어들이는 한편, 메일링 등 온라인 채널에 본격적으로 접근하려는 태세다. 일부 여행사들은 보다 더 많은 고객 응대를 위해 근무 시간을 늘리거나 주말까지 출근하는 등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일부 일본 업체들은 한국에서 유행하는 방송 마케팅처럼 인기 프로그램에 컨택하고 있기도 하다. 1년 전 모 여행사가 ‘왕좌의 점심’이라는 TV 프로그램의 지원과 함께 지속적으로 여행사명을 노출하면서 대대적인 홍보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비용도 비용일뿐더러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대부분 여행사들은 비용 대비 안전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테루미클럽을 비롯한 일본 여행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우선적으로 일본 여행사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4월 실적에 대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4월은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가족 여행객의 수요가 급감하는 힘든 시기다.
또 대부분 여행사들은 4월을 기점으로 신입 사원을 채용하거나 직원들의 수시 채용에 돌입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어수선하다. 반대로 최고 성수기인 장거리 수요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골든 위크 기간도 일본 여행사에게는 대목이다. 여행사는 전통적인 성?비수기의 적절한 조합으로 균형있는 판매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여행사의 양극화를 분산시키는 것도 하나의 과제다.
뒷배경이 탄탄한 JTB 여행사와 하우스텐 보스까지 섭렵한 H.I.S에 무조건적으로 압도당할 것이 아니라 전통 여행사의 신념으로 지조있게 여행업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