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소극적 태도… 저가 프로모션 남발 여행사들이 전통적인 비수기인 3,4월과 최근 전세계에서 일어난 각종 악재들로 2연타를 맞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여행사들의 최근 2년간 업계 비수기인 4월 실적을 살펴보면 일본 지역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주요 여행사의 지난 2015년 4월 실적을 살펴보면, 일본>동남아>중국>유럽>남태>미주> 순으로 동남아, 일본, 중국 단거리 세 지역이 고르게 분포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는 엔저 효과가 유효한 가운데 일본이 3월~4월에도 전년대비 3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하며 최고 인기 지역임을 굳건히 했다.
본격적인 성수기로 진입한 중국이 30% 가까운 성장을 보였고 유럽 또한 전년대비 36%의 성장률로 식지 않는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하지만 오는 5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에 최근 여행사에 최고 효자로 간주됐던 일본 시장이 구마모토 지진이라는 역풍을 만나 역대 사상의 참패를 맛볼 것으로 전망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여행 시장이 불황을 겪으며 여행사 관계자들은 4월에서 5월로 넘어가는 시기가 올해 최대 보릿고개로 간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사들은 이렇다 할 비수기 타개 전략을 마련하지 못 하고 있다. 요즘 가뜩이나 어려운 여행 시장에 무리한 목표치를 설정해놓고 소비자에게 덤핑 관광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행사들이 내놓은 결과물들이 이를 반증한다.
짧게는 일주일 동안 길게는 2~3달에 걸쳐 대대적인 메가 세일을 벌이는 한편, 시종일관 비슷한 기획전을 마구잡이식으로 방출하며 출혈 경쟁에 진입하고 있다. 여기에 상품을 많이 구매하면 할수록 제공되는 혜택이 업그레이드되는 등 소비자들의 환심을 끌기 위해 손해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 여행사들의 박람회 경쟁이 한창 달아 올랐을 때와 비슷한 모습으로 고정적인 프로모션 패턴 역시 일정한 성·비수기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패키지 시장이 불황인 점을 틈타 OTA들의 역풍도 거세다. 매년 집행하던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한 달 이상으로 앞당기는 한편, 막바지 세일 등 자극적인 멘트를 사용하면서 패키지사들을 도발하고 있다. 일부 여행사는 단발성으로 글로벌 OTA와 제휴를 맺으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기도 하다.
오랜 경력의 여행사 관계자는 “다른 산업군에서는 비수기 시즌이 다가오면 계절성 아이템을 개발하거나 경쟁사끼리 십시일반해 타개를 하는 반면, 여행업계는 그런 풍토가 전혀 없다”며 “최근들어 여행사들의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오로지 최저가 및 특가 판매에만 의존하고 있어 한동안 3,4월은 여행사들의 영원한 보릿고개로 작용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모 중소여행사 실장은 “최근 패키지사들이 내놓은 기획전이나 이벤트가 중소 여행사 브랜드를 차용하거나 우려먹기 식이다”며 “발등에 불 떨어진 심정으로 기존 상품들을 조합해 기획전이라는 구색에 맞춰 급조할 것이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를 올릴 수 있게 여행사를 홍보하거나 신규 채널을 확장하려는 고심해야 한다”고 소견을 밝혔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