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 네트워크]
요즘 여행사나 항공사에서 ‘얼굴없는 영업맨’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제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얼굴없는 영업맨들이 스리슬쩍 항공사의 블록을 받아 속된 말로 ‘혼자서 다 해먹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일부 여행사는 정체불명의 얼굴없는 영업맨때문에 실적이 곤두박칠치고 있다고 하는데 어찌된 영문인가.
<강세희 기자>
[동남아 업체 관계자]
여행사에서 일부 지역의 모객력이 떨어지면서 그 원인에 대해서 분석한 결과 경쟁업체가 아닌 제3자의 개입이 있을거란 추측에 무게 중심이 실리고 있다.
요즘 여행사에서 회자되는 소문처럼 여행사의 손이 미치지 않는 업계 저편에서 정체불명의 ‘얼굴없는 영업맨’이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계자들은 유추하고 있다.
특히 여행사들이 예상하는 얼굴없는 영업맨들은 1인 체제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여행사의 눈을 교묘히 피해다니며 항공사와의 관계를 은밀히 이어 나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한 이들은 1인 체제 혹은 5명 내외로 소규모로 움직이고 있지만, 업계에서 한 때 이름 좀 날렸던 키맨일 것이라고 유추하고 있다.
과거 업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던 키맨들이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회사 일에 환멸을 느껴 개인 사업으로 눈을 돌렸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들은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를 개설하고 여행사들이 미치지 않는 선에서 은밀히 움직이고 있지만, 웬만한 중소여행사와 맘먹는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다년간 여행사 경력이 있는 A씨는 인맥을 통해 유력 항공사들에게 블럭을 받으며 한 달에 2000명 이상 손님을 내보내고 있다. 그만큼 오랜 영업력과 노하우가 뒷받침이 되기 때문에 어려운 여행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지하 세계에서 활동하는 영업맨들이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을 내고 떳떳한 영업을 할는지는 미지수다.
[LCC·FSC 경계는?]
저비용항공사(LCC)와 풀 서비스 캐리어(FSC)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는 추세다.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을 예로 들자면 기내 서비스를 ‘풀(Full)’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고, 운임도 해외 저비용항공사들에 비하면 턱없이 높다는 평가다. 반면, 풀 서비스 캐리어들의 운임은 점차 낮아지면서, 아메리칸항공은 현지에서 ‘노 프릴’ 요금까지 선보인다고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 입장에서 저비용항공사와 풀 서비스 캐리어를 구분하는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윤영화 기자>
[A 항공사 관계자]
저비용항공사들이 전 세계적으로 우후죽순으로 생기기 전에는, 풀 서비스 캐리어와 저비용항공사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저비용항공사들의 운임이 상식을 파괴할 만큼 저렴했고, 풀 서비스 캐리어들의 운임은 하늘을 찔렀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인근 지역들을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들은 물도 무료로 제공하지 않아 악명이 높았던 반면, 풀 서비스 캐리어들은 넓은 좌석과 포함된 갖은 서비스로 중장거리 운항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공략 부문이 다르니 운임도 당연히 크게 차이가 났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들도 부가 서비스를 운임에 포함하거나, 풀 서비스 캐리어들도 ‘좌석 선택’ 등을 유료로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경계가 사라진 것 같다. 풀 서비스 캐리어들이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경쟁이 격화되면서 십 수 년이 지나도 운임은 오히려 그대로인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고, 운영이 힘에 부치자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됐기 때문이다.
반대로 동남아 저비용항공사들 중에는 기내식 등 몇몇 서비스를 운임에 포함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는 저비용항공사들이 지나치게 늘어나면서, 요금 외에 또 다른 경쟁력을 위한 방편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풀 서비스 캐리어와 저비용항공사를 가르는 기준은 운임도, 서비스도 아닌 항공사가 최우선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를 바탕으로 각 사의 운영 방침 및 경영진의 태도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한편,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은 완전한 저비용항공사 모델이라고 보기 힘든 것 같다. 부가 서비스 유료화 방향을 지향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저비용을 추구하는 모양새는 아니기 때문이다.
[인력난]
일부 여행사들은 인력이 수급되지 않아 아우성이고, 어떤 곳은 사람이 많이 몰려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한 여행사는 미주팀이, 또 다른 여행사는 괌/사이판팀의 팀장이 장기간 공석인 반면, 한 소셜커머스사는 MD연수를 받는 신입사원들 사이에서 해외여행팀이 가장 인기라고 한다. 가고 싶은 곳과 가기 싫은 곳의 차이는 도대체 어디에 있나?
<조재완 기자>
[여행사 홍보팀 관계자]
아무래도 처우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연봉일 수도 있고 복지일 수도 있지만, 크게 봤을 때는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회사가 얼마나 알아봐줄 수 있는지를 직원들도 따지는 거다. 직장 내 분위기가 수직적이냐 수평적이냐의 분위기도 사실 직원들이 느끼는 처우 중 하나다.
듣자하니 A여행사의 경우 구조 자체가 수직적이어서 실적 한 번 나쁘면 팀장급이 모두 소환돼 난리가 난다고 한다. 그 곳도 홍보팀장이 퇴사 후 팀장직이 장기 공석이다. 어차피 업무량이나 연봉은 비슷한데 분위기까지 그러니 아무도 안 가는 것 아니겠나.
소셜커머스도 업무량이 여행사 못지않게 많고, 여행사 출신 직원들이 많아 분위기도 이 곳 업계와 별반 다르지 않을거다. 하지만 아무래도 벤처에서 시작한 곳이다 보니 회사 자체가 트렌디하고, 여행업계가 고리타분한 측면이 있다면 그곳은 그런 점이 덜한 것 같다. 사실 여행이라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누구나 꿈꾸는 이벤트인데, 처우만 좋다면 충분히 인기를 누릴 업계라고 본다.
앞서 이야기했듯 연봉, 업무량, 복지는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 어딜 가나 도긴개긴이다. 그러니 회사 내 소통이 잘 되고 갑갑하지 않은 곳으로 사람들이 몰린다고 본다. 이 업계도 좁아서 어느 회사가 분위기 좋고, 안 좋은지 다 안다.
최근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다수의 관광지들이 입장료를 인상하고 있다고 한다.문제는 입장료 인상이 B2B 요금에만 적용되고 있는 추세며, 패키지 일정표에 명시된 현지 선택 관광 입장료 가격 역시 해당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높은 것 같다. 현지에서 이를 인지한 고객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고성원 기자>
[복수 여행사 관계자]
현지 입장료 인상과 관련해서는 여행사, 랜드사, 현지여행사가 다함께 고민해야할 문제다.
일단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에서 여행상품을 판매할 때 가이드 비용 같은 필수 경비를 반드시 포함시켜 가격을 표기하도록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 제공에 관한 고시’를 개정했다. 이에 현재 일정표 상에서는 선택 관광, 옵션의 모든 가격이 명시돼있다.
문제는 관광지들이 B2B요금만 인상하고 있어, 여행사에서 선택 관광을 판매하는 데 특별한 이득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관광지 입장에서는 굳이 단체 고객을 받고, 단체 요금이라는 명목 하에 할인을 하지 않아도 그만큼의 FIT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정책을 펼친 것이다. 관광지를 비롯해 대부분 업체들이 초기에 자리 잡기까지 B2B에 매진하고, 어느 정도 반열에 도달하면 B2C로 전환하는 방법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확산될 경우 현지여행사입장에서는 수익적인 부분에 대해 크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상품가격 자체가 현지여행사의 마진을 생각할 만큼 높게 책정할 수 없는 현실로, 선택 관광과 옵션으로 가이드와 현지여행사가 대부분 수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여행사마다 상이하게 입장료 요금을 책정하고, 일정표에 명시해 놓은 상태다. 일례로 미주 지역의 A 박물관 입장료는 현재 홈페이지에 $20 이라고 나와 있다. 주차료 $4 별도다. 그런데 여행사 일정표에서 명시된 A 박물관 입장료는 $30이다. 굳이 홈페이지에서 입장료 가격을 찾아보지 않더라도, 고객은 현지에서 더욱 쉽게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이처럼 많은 고객들이 왜 여행사에서 더 비싼 요금으로 구매해야 하는지 불만을 제기하며, 고객과 가이드 간 마찰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가끔 일부 고객들이 ‘선택관광’인 만큼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남아있는 일정 기간 가이드의 옵션 강요에 당해내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현지여행사는 수익적인 측면에서 고민이 되는 상황이지만, 여행사 입장에서도 고객 불만을 대비해 절충안이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여행사에서는 단순 입장료 외에 가이드의 설명이나 서비스부분이 더 포함됐다고 고객들을 이해시키지만,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
[교묘해진 요금경쟁]
최근 여행사 관계자들이 카드사 갑질 논란을 제기하며, 제휴 업체가 아닌 경쟁 업체가 됐다는 화두가 떠오른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카드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메타서치 플랫폼 상에서 요금 경쟁, 카드사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는가.
<고성원 기자>
[A 카드사 마케팅팀 관계자]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할인 정책은 자사 회원이라면 누구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카드마다 7~10%의 청구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보통 10%는 플래티늄 이상의 회원들이 할인받고 있다.
일단 여행사 관계자들이 스카이스캐너와 네이버항공권과 같은 메타서칭 플랫폼에 카드사들이 입점하는 것을 굉장히 견제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마치 카드사들만 할인정책을 교묘히 사용해 요금 노출을 손쉽게 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오히려 여행사들도 특정카드로 할인된 금액을 먼저 노출해 고객 선택을 손쉽게 하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 카드사가 내건 요금은 자사 회원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대부분 고객들이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사가 노출한 요금은 누구나에게 할인혜택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 않나. 특정카드로 할인된 금액을 마치 카드회원이 아니더라도 고객이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노출하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본다. 경쟁사로서가 아니라 여행사들이 먼저 과열된 요금 경쟁을 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회원 누구나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명시하는 것과 한정된 할인을 누구나 받을 수 있다는 듯이 명시하는 것. 무엇이 더 잘못됐는지는 의견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