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와 장거리의 가격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 중 과거 덤핑 판매로 난무했던 동남아 시장과 LCC 진출로 주목받고 있는 미주, 대양주 시장이 주목받으며 비슷한 상품 가격대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9월27일 검색 기준으로 주요 동남아 상품과 하와이, 호주 케언즈 상품 가격이 비등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행사마다 지역별로 편차는 있지만, 일부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필리핀 상품의 경우 하와이, 케언즈보다 더 높은 가격을 호가하고 있다. 이는 고착된 단거리와 장거리의 가격 마지노선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B 여행사와 D여행사에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B 여행사의 경우 하와이, 케언즈 상품보다 태국, 필리핀, 베트남 상품 가격이 더 비싸다. B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필리핀 상품의 경우 149만9000원으로, 5성급 호텔을 이용한다고 해도 과거보다 2배 가량 높아진 셈이다.
모 직판여행사 관계자는 “가족여행객이 급증함에 따라 동남아 지역이 괌이나 하와이보다 소외받고 있다”며 “기존 판매하던 동남아 상품에 변화를 줘 최근 여행사에서는 호텔 등급을 올리거나 테마 상품을 유치하는 전략으로 가격대를 높이고 있는 상태다”고 전했다.
단거리와 장거리의 가격 붕괴 여파로 여행사에서 나타나는 부작용 또한 속출하고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문제점은 하와이를 겸한 미주 연계상품이 소외받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미국을 비롯한 미주 쪽 지역과 하와이 일정이 포함된 연계상품이 주류였다.
하지만 지난해 진에어가 LCC 최초로 하와이 취항을 선언한 뒤 하와이 모노 상품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자, 가격대가 폭락한 것이다.
모 여행사 미주팀 관계자는 “회사 매출에 도움됐던 연계상품이 현재 팔리지 않아 작년보다 30% 높게 설정된 실적 메꾸기가 벅차다”며 “손님들이 하와이 모노 상품같은 저렴한 가격에 몰리다 보니 컴플레인도 가중돼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2월14일부터 내년 2월 1일까지 운영되는 진에어 케언즈 전세기 취항을 앞두고도 여행사 관계자들은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진에어 하와이 취항을 1년 앞둔 시점에서 하와이 시장은 이미 동남아화된지 오래다”며 “오는 12월14일부터 내년 초까지 운영되는 진에어 전세기가 정규편을 바라보며 제 2의 하와이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