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T 여행시장으로 자리잡은 오키나와
‘패키지 편중’ 국내 여행사 체질개선 시급
지난 1년간 한국 여행객들 사이에서 최고 휴양지로 군림한 오키나와 시장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 최근들어 단체손님들이 급격히 줄고 FIT 시장이 장악 단계에 들어섰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오키나와 현 상황에 대해 진단해달라.
<강세희 기자>
[현지 업체 등 다수 관계자]
다수 LCC들의 진출로 인해 오키나와 시장은 여전히 활황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FIT 시장에만 국한된 얘기다.
지난 1년 전만 해도 오키나와를 방문하는 형태가 패키지:자유 비율로 따졌을 때 6:4 정도였다. 지금은 얘기가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본청에 따르면 현재 오키나와에 입국하는 여행객은 전체 100%를 두고 봤을 때 단체 손님 10%, 세미팩 30%, 자유여행 60% 비중이다.
본청을 포함한 현지에서는 패키지와 자유여행이 결합한 세미팩 여행객들을 자유여행 범주로 여기기 때문에 FIT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IT화로 굳어져 가고 있는 오키나와 시장으로 인해 현지 여행사와 한국 여행사는 다소 온도차를 보이는 것 같다.
현지 여행사는 일본 여행시장의 흐름을 따라 지난 10년 전부터 FIT 시장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했다.
이를테면, 호텔, 티켓, 렌터카, 항공 수배처럼 같은 FIT 범주 안에서도 전문성을 살렸다. 때문에 현재 현지 업체들은 단품 판매와 더불어 신규 FIT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개별여행객을 맞이하기 위해 FIT 전용 라운지부터 시작해 별도 단품 사이트를 론칭하는 등 실무에 직접 나서고 있다. 특히, 가족여행객 비중이 높은만큼 렌터카 이용도도 급증해 담당 직원을 상시 채용 중에 있다.
문제는 한국의 주요 패키지 사들이다. 주요 패키지 사들은 현재 패키지 위주로만 손님을 받고 있는 형국으로 렌터카 등 단품 판매에 매우 취약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오키나와 시장이 활황인데 반해, 여행사 사정은 어려운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오키나와 시장은 앞으로 다방면에서 더 확대될 여지가 있는 시장으로서, 국내 여행사들은 보다 더 뾰족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류동근의 REVIEW]
빛 잃은 ‘관광의 날’
인연이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한때는 우리나라 국적항공사 중역으로 여행시장을 쥐락펴락했고, 또 한때는 여행사 사장으로 다른 여행사 사장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호형호제 했던 분이 어느 날 대통령을 대신해 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에 올랐다.
또 한사람. 관광전문기자로 국내 곳곳을 누비며 국내관광지를 주로 알려오던 분이 어느 날 청와대 관광진흥비서관으로 발탁돼, 행사장을 취재하던 기자신분에서 행사장 귀빈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런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사람의 운명이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관광산업의 생태계를 그나마 알고 있는 분들의 신분상승이라, 업계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지난달 27일 치러진 제43회 관광의 날 행사는 위에 언급한 두 분의 참여로 그나마 면은 섰지만, 관광업계에서 볼 때 너무나 실망스러운 행사였다. 1년에 단 한 번 있는 관광의 날에 부임한지 한 달도 안 되는 신임 장관이 국정감사와 겹쳐 참가하지 못했다. 장관을 대신해 참석하던 차관도 역시 불참했다.
관광의 날 행사보다 국정감사가 더 중요했다지만, 부임 후 첫 관광의 날에 그 잠시잠깐의 인사말도 못 나눌 위급한 상황은 분명 아니었다. 관광산업에 대한 신임 장관의 관광마인드를 보여줬을 뿐 아니라, 관광업계에서 신임장관을 의원들 눈치나 살피는 무기력한 주무부처 수장쯤으로 생각하지나 않을지 우려스럽다.
지난 9월5일 신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 취임하면서 “문관부가 이제 대한민국을 관광선진국으로 만들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해야 할 절체절명의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던 그 각오가 무색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행사장에 참석한 관광인들도 “정부가 말로만 관광산업 육성 운운하는 게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실망스러워 했다.
예전 관광의 날에는 국무총리와 대통령이 직접 참가하던 때가 많이 있었다. 모두 다 열거할 수 없지만 몇몇 사례를 보자면 84년 진의종 총리, 93년 황인성 총리, 95년 김영삼 대통령, 97년 고건 총리, 99년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참가해 관광인의 사기를 진작 시켜 준 바 있다.
그러던 것이 3년 전 부터는 대통령 영상·서면 메시지로 바뀌더니, 아예 주무부처 장관도 얼굴조차 보기 어려운 반쪽짜리 관광의 날 행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몇 해 전 관광의 날 행사에 모여행사 대표가 금탑산업훈장을 받았을 때도 차관이 참석해 훈장을 수여해 뒷말이 많았다. 국가에 공을 세워 최고의 상인 금탑산업훈장을 받는데, 차관이 그 훈장을 대신 전달하는 것부터 기분이 언짢았던 것이다.
이번에도 한진관광 사장이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는데, 그 표정이 유쾌해 보이지 않았다.
행사주관을 맡은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몇 개월 전부터 이 행사를 위해 전사적으로 준비를 한다. 이번 관광의 날 행사에도 관협중앙회의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관광진흥유공자 시상식이 끝난 후 빛을 주제로 퍼포먼스를 했다. 참가자들이 가슴에 단 표식에서부터 작은 불빛이 시작돼 그 불빛들이 대한민국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빛이 되길 기원하는 마음을 레이저로 연출해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초록색 레이저 불빛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빛, 관광산업!”이라는 글귀가 선명하게 중앙무대를 장식했으나, 참가한 700여명의 관광인들의 눈에는 과연 그 빛이 미래를 밝히는 관광산업일지, 정부가 그 빛을 가리지나 않을지 의심스런 눈빛이었다.
익스피디아 항공 발권
익스피디아에서 실제 발권업무를 시작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위기다.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익스피디아라는 글로벌 OTA의 파급력이 곧 한국 여행업계를 잠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익스피디아의 항공 예약, 현황과 전망은 어떠한가.
<윤영화 기자>
[다수의 항공사 관계자]
최근 익스피디아 코리아(이하 익스피디아)에서 IATA 인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것을 보니, 항공 예약업 시작점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IATA 인가를 받았다는 것은 BSP 발권이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BSP 발권이 가능하다는 환경이 구축된 것일 뿐, 곧 바로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익스피디아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가장 큰 과제는 한국형 서비스를 위한 인력을 충원, 한국 여행시장에 맞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으로 본다.
현재 정통한 항공업 관계자인 양 모 이사를 비롯해 소수의 인원만이 익스피디아 항공 발권 업무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초 항공 예약업으로 시작됐던 익스피디아가 한국 시장에서 유독 항공 발권에 늦게 착수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익스피디아의 성공이 반드시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근거가 여기서 나온다.
본래 익스피디아는 토파스와 항공 시스템 제휴를 맺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는데, 익스피디아가 GDS 없이 직접 항공 시스템에 접속, 예약 과정을 구축했다는 의견도 산발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통상 여행사에서 GDS를 조회해 예약 가능한 좌석을 선택, 예약을 받았던 일반적인 예약 과정이 흔들릴 수도 있다.
구글 ‘트립스’ 파장
구글이 여행 어플 트립스(Trips)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온라인 여행시장진출이 회자되고 있다. 세계브랜드 가치 1위로서 구글의 현재 자산 가치는 3650억 달러에 달하는데, 어떤 파장이 예상되는가.
<고성원 기자>
[익명의 온라인 여행사 관계자]
구글트립스는 단순한 여행 앱 출시 정도로만 여기면 안 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패키지가 강하다’는 말과 ‘서비스가 부족하니 해외 OTA들은 우리나라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할 거다’는 말들이 나왔다. 하지만 결국은 현실에 안주하는 합리화였다.
최근 국내 IT업계는 물론 해외기업들도 지도를 기반으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맵을, 네이버는 지도앱에서 숙박과 맛집을 찾고 예약과 결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O2O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그 이유는 ‘지도’가 막대한 부가가치를 생산해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글은 이미 전 세계를 아우르는 지도를 기반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여행 앱들도 대부분 구글 맵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데, 구글이 지도를 활용해 ‘트립스’라는 여행 앱을 내놓았다는 것은 강력한 위력을 보여준다.
현재까지는 한국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며, 예약 및 결제기능은 없다. 하지만 구글은 예약을 통해서가 아니라도 여행검색 트래픽을 통해 메타서치로서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구글트립스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의 부가가치 자체 만으로도 두려울 정도다. 당장은 해외OTA들이 타격받을 것이라 하지만 오히려, 추후 예약시스템 연동을 위해 해외 메타서치 플랫폼과 연동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한국 토종 OTA와 여행사들이야말로 거시적인 계획으로 살아남을 방도를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