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김영란법이 드디어 28일부터 시행되지요.
약간 엉성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공무원과 언론이 자정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누구나가 공감하는 부분일 겁니다. 다른 부분은 모두 제쳐두고 우리업계에 관련된 부분은 아주 간단합니다. 관광청이나 항공사, 여행사가 공무원들과 자주 접촉해왔던 것도 아니니, 일단 여행관련 전문지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가 관심거리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팸투어가 논란거리였는데요, 결론은 팸투어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주최측이 여행업계 전문지나 일간지 여행관련 모든 기자를 동시에 초청하지 않는 한 불법이라는 것이지요.
여기에 온라인 매체까지 계산해보면 그 수가 상당해 주최측이 감당하기 힘들 겁니다. 팸투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계산이지요.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볼 때 팸투어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김영란법이 아니더라도 팸투어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야 할 시기에 이르렀습니다.
지금까지 팸투어를 주관한 일부를 보면, 문제점이 아주 많았지요. 개념도 없이 그저 기자 데려다 본사 관계자들에게 보여주기 식의 행사로 일관한 게 사실 아니었는지요.
어느 매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무 매체의 아무 기자나 데려다 본사 관계자 소개시켜주고 달랑 기사 한번 나오면 스크랩해 본사에 보고하는 아무 개념 없는 행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가 그랬다는 것이지요.
서울서 개최되는 트래블 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지 업자들 불러다놓고 여행사 직원이나 기자들 불러 모아 밥 주고 설명회하면서 영혼 없는 행사로 일관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요.
얼마나 형식적이었기에 우리 기자들 사이에서는 주최측이 기자들 불러 모아 기념품주고 밥 한 끼 주면서 기자회견 하는 걸 동원예비군이라 얘기했겠습니까. 아무 의미 없는 행사였다는 얘기지요.
이참에 팸투어 문화를 바꿔야겠지만 일부분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기자도 아닌 객원기자들 불러 모아 팸투어랍시고 행사를 진행할까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객원기자가 뭡니까. 신문사에서는 기자들 바쁘니 외부인중 여행 좋아하는 사람 골라 돈도 안주고 대신 팸투어 갔다 와서 기사만 써달라는 내용 아니겠습니까. 본사관계자들에게는 날조된 명함주고 왔겠지요.
앞으로 팸투어 초청 계획이 있는 관광청이나 항공사측은 법에 따라 진행하되 객원기자 같은 꼼수를 쓰는 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본사에서도 알게 되지 않겠는지요.
우리 전문지기자들이야 일간지에 비해 그리 대접받은 것도 없지만, 설령 조그마한 것이라도 김영란법의 취지에 맞게 행동해야 합니다.
기자가 무엇입니까. 맘 놓고 얻어먹고 기사를 무기삼아 비행기 공짜로 받아 여행가는 그런 시대는 지났습니다. 기자들도 정신 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참에 항공사나 여행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 분야이긴 하지만, 김영란법에 맞는 그런 수준에서 접대문화가 형성돼야 합니다. 항공사라고 무조건 얻어먹는 그런 시절이 지나고 있습니다. 법상에는 공무원과 언론만이 해당된다 하더라도 국민이라면 누구나가 김영란법에 동참해야 나라가 바로 서지 않겠는지요.
이제 기자나 업계나 서로 신뢰하며 각자의 입장에서 법의 취지에 맞게끔 행동해야 합니다. 골프도 마찬가집니다. 공짜 없는 서로의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그런 관계가 언론과 출입처 사이의 正道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