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요즘 동계 성수기에도 전세기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전세기 시장은 필리핀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기 시장은 결국 사라진다는 의견도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양재필 부장>
[동남아 국적사 관계자]
LCC산업 확장으로 인한 공급석 증가, 항공사간 경쟁 과열로 전세기 운영으로 얻는 수지 타산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세기 운영은 결국 합리적인 가격 배팅으로 한방을 노리는 것이 요점인데 최근 항공시장은 이러한 공식이 점점 먹혀들지 않고 있다.
본사가 어려워진 업황을 감안해 차터비를 내려준다고 하더라도 계속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차터비를 내리지 못하고 결국 본사보고 직접 좌석 채우라고 하면, 본사는 기존 계약을 끊고 앞으로 다른 업체와 비딩하겠다고 위협하기 일쑤다.
전세기 시장이 일단 수지타산이 안맞는 것도 문제지만, 갈수록 대외 여건까지 받쳐주지 않아 운영이 매우 가혹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환율과 유가다.
차터비는 보통 달러로 결제하는데, 원화 가치가 내려가거나 달러가치가 급등하게 되면 환율이 오르면서 환차손이 심해진다. 요즘 달러당 환율이 1200원 이상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 전세기 시장에는 상당한 악재다. 몇 명 더 태우냐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환율로 인한 손실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전세기를 주로 취급하는 GSA들이 큰 어려움에 빠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1달러당 2000원 정도 한다면 차터비 주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이 아예없게 되는 것이다.
유가도 문제다. 보통 차터 계약 시에는 대당 얼마에 계약하는데, 유류세도 모두 포함돼 있다. 유류세는 한국에서 알아서 받아야 하는데, 국제유가가 내리면 유류비가 내려 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유류세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수입원이다. 외항사 일수록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현재의 고환율, 저유가 상태가 지속될수록 전세기 시장은 돈 못버는 애물단지가 될 확률이 크다. 그렇다고 전세기 시장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환율 및 유가 문제가 지금보다 유연해지면 이해관계가 맞는 항공사와 여행사가 가능성 있는 지역이 전세기를 띄울 확률은 여전히 있다. 하지만 예전만큼 전세기 대박을 노리는 사람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Q. 일부 저비용항공사에서 B2C 판매 비중이 꾸준히 늘어난다고 홍보한 바 있는데, 최근에는 아예 판매 채널로 직접 진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특히 여행사들이 꾸준히 이용하는 소셜커머스 판매까지 등장하면서, 여행사들의 입지가 위태로워진다는 전망도 나온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여행사를 끼지 않고 소셜커머스에서 직접 항공권을 판매하면 더 큰 이익이 남는가.
<윤영화 기자>
[외항사 관계자]
저비용항공사들이 소셜커머스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은 맞다. 이스타항공, 세부퍼시픽항공 등은 이미 소셜커머스를 통해 직접 판매를 한 바 있으며, 앞으로 B2C 판매가 가속화되면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에서도 머지않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 같다. 일반적으로 마케팅 담당자가 소셜커머스와 먼저 접촉하고, 직접적인 가격이나 판매는 영업 담당자가 처리한다.
항공사가 소셜커머스를 통해 좌석을 판매한다고 해서 더 큰 이익을 본다고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중간 판매자가 하나 빠지기 때문에 직접 공급자인 항공사가 판매에 따라 더 높은 이익을 봐야 한다.
항공사가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아무리 최저 운임으로 맞춘 가격에 소셜커머스 판매를 감행해도, 보통 여행사에서 소셜커머스를 통해 판매하는 항공 운임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소셜커머스의 특성상 아무리 중간 가격대가 존재하더라도 최저 운임만 표시가 되고, 항공사와 여행사에서 각각 내놓는 최저 운임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셜커머스를 통한 항공사의 직접 판매가 더 높은 판매 실적을 올리지도 못한다.
게다가 실상을 살펴보면 소셜커머스 수수료뿐만 아니라 세금 문제 등 복잡한 금전 문제가 얽힐 수 있어, 오히려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무상에서 소셜커머스에서 판매되는 항공권 발권은 오히려 항공사에서 한꺼번에 처리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금전 문제가 얽히면서 일반 여행사 판매와는 다른 세금 문제가 발생하기도 해, 항공사에는 그간의 방식과 다른 처리 방식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소셜커머스를 통한 항공권 직접 판매 추세가 느려지지는 않을 것 같다. 풀 서비스 캐리어는 몰라도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은 확실히 B2C로 방향을 돌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안 그래도 여행사들이 소외된다는 볼멘소리 역시 적지 않게 터져 나오고 있는데, 판매 채널까지 저비용항공사들이 점령하면서 경쟁 심리가 더 커지지 않을까 싶다.
Q. 기존 패키지 사업에만 주력했던 종합여행사들이 단체 배낭여행 브랜드를 출시하거나 향후 론칭건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단체배낭이라는 개념은 특정여행사를 중심으로 업계 내에서 독보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 단체 배낭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은 이를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는가.
<강세희 기자>
[모 전문여행사 이사]
패키지 사들이 단체배낭 시장에 뛰어드는 시도는 분명히 좋지만 한계는 있다고 본다. 단체 배낭여행이라는 개념은 더 이상 20대 젊은 여행객의 전유물이 아닌 40~50대 중장년층의 ‘워너비 여행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단체 배낭여행상품을 출시하는 여행사에서 학생, 종교, 기업 등 여러 타깃을 두고 다양한 상품군을 만드는 것은 높이 살 점이다. 적어도 단체 배낭여행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는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체배낭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패키지사들 대부분은 여행상품의 뿌리의 근간이기도 한 전문성이 현저하게 결여돼 있는 상태다. 패키지 사에서 만드는 패키지 상품이 제 구실을 하지 못 하고 저가 시장으로 얼룩진 상태에서 좋은 품질의 배낭여행 상품을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이다. 가뜩이나 패키지 사들이 패키지 자체에도 투자를 등한시하는데 단체 상품에 공을 들일지는 의문이다.
단체 배낭여행 상품은 단체로 떠나는 자유여행이라는 복잡한 의미만큼 손님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절대적이다. 가격이 비싸고 20일 이상 장기간동안 일정을 소화하는만큼 24시간 대기하며 전문적인 전화 응대를 하면서 손님을 케어해야하는 일종의 맞춤여행이다.
하지만 패키지 사들은 사장이 직접 핸들링하는 것과 달리 단순 실무자들이 단체 배낭여행상품을 개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단체 배낭여행의 특성상 담당 직원의 여행 경험도 많아야 한다. 하지만 자리를 지켜야 하는 패키지 여행사의 특성상 해당 지역의 출장도 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패키지 여행사들이 정말로 단체배낭여행 사업을 키울 뜻이 있다면 최소 2년간 마이너스 실적을 감수하고 제대로된 전담자와 인솔자를 배정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것으로 판단된다.
Q. 지난해 10월 모바일에서 첫 선을 보인 ‘네이버 호텔’이 지난 1월에는 PC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오픈했다. 항공권 최저가 비교 서비스에 이어 호텔까지 영역을 넓힌 네이버 서비스에 기존의 중소 업체들이 타격을 적잖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IT업체의 호텔예약 서비스 제공 소식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들 분위기는 어떤가. <조재완 기자>
[모 호텔예약업 관계자]
최근 IT기업들의 여행업 진출이 가속화되는 추세에서 네이버가 호텔업까지 진출했다는 소식이 놀랍지는 않았다. 항공에 이어 호텔까지 예약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올 것이 왔다’는 체념 분위기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검색포털 사이트를 통해 우리 같은 업체로 트래픽이 유입되는데, 네이버 자체에서 최저가 호텔가격 비교를 진행하면 타 업체로 접속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신규 서비스가 여행객들에게는 편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호텔 측 입장에서도 ‘네이버호텔’ 서비스로 인해 자사 광고가 노출될 일이 없어져 불만이 크다고 들었다. 광고로 먹고사는 기존의 중소 호텔 예약업체들은 호텔 측의 이런 분위기 자체가 가시방석인 셈이다.
일부 업자들은 정면 대항하기 위한 구심체 형성을 추진한다는 후문도 들려오고 있지만, 네이버가 꿈쩍이나 할까 싶다. 다들 수심이 가득하나,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네이버 밑으로 다함께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한다. 요즘 잘 나간다는 타임커머스 호텔 시장과 같은 새로운 시장으로 우회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홈쇼핑 지원'… 관광청은?
Q. 여행사들의 홈쇼핑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최근 여행사 관계자들 간 ‘관광청’에서의 지원을 은근히 바라는 분위기가 종용되는 것 같다. 지역을 홍보하는 일이 주목적인 관광청에서 ‘홈쇼핑’을 왜 지원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며, 한편으로는 여행사들의 홈쇼핑을 통한 모객이 멈출 줄 모르는 것 같다. 일부 관계자들은 “어디 관광청은 해주고, 어디는 안 해준다”며 비교도 하는 것 같은데, 이러한 분위기에 대한 관광청들의 입장은 어떠한가.
<고성원 기자>
[다수 관광청 관계자]
여행사들이 홈쇼핑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광청들 마다 온도차이가 크다. 일부 지역 관광청들은 이미 홈쇼핑에 일부분 지원해주고 있으며, 또 ‘지역 홍보’를 위해서라면 지원의 뜻을 밝힌 관광청들도 있었다. 이외에 홈쇼핑 판매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대의 의견도 상당수다.
최근 홈쇼핑 진행에 지원한 A 관광청의 경우, 해당 지역에 대한 송객수와 얼마나 적극적으로 해당 지역을 홍보했는지를 판단해 방송비의 30% 이내로 지원했다. 특히, A 관광청이 홈쇼핑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는 현지 본청에서도 “한국시장에서만 홈쇼핑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하려는 모습에 호기심을 보였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사례로, B 관광청의 경우는 해당 지역이 한국여행업계에 홍보가 부족했던 곳이며, 또 여행사에서도 과감하게 홈쇼핑을 통해 광고한다는 입장을 밝혀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청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여행사와 랜드사들이 관광청의 지원을 바라는 분위기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홈쇼핑 지원이 관광청의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C관광청의 지사장은 “여행사들이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신 여행사와의 공동 프로모션은 호의적이었다. 이외 관광청 관계자들도 여행사로부터의 홈쇼핑 방송비 지원 요청은 많았으나, 앞으로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사진과 영상자료에 한해서는 지원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일부 관광청에서는 ‘홈쇼핑 자체가 문제’라며 관광청을 언급해 왈가왈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