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의 ‘집중 업무’ 제도가 애꿎은 직원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여행사에서 산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집중 업무 제도란 회사 측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문자 그대로 집중 업무를 하는 것으로 자리를 떠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여행사마다 정해진 시간대는 다르지만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여행사에 따라 짧게는 주 3회 길게는 주 5회를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외적으로 집중 업무 시간으로 불리지만, 여행사 재량에 따라 비상대책경영, 집중근로 등 용어가 대표적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A 여행사의 ‘비상경영대책’이 화제다.
약 두 달 전부터 비상경영대책에 돌입한 A 여행사 직원들이 시름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의하면, 기존 출근시간이 8시30분이었지만 비상대책경영에 들어간 후부터 팀장급 이상은 오전 7시30분까지, 이 외의 직원들은 8시까지로 변경됐다.
점심시간 역시 상당히 빡빡해졌다. 점심시간은 보통 근무 교대로 1시간 30분정도 여유가 있던 편이었지만 1시간으로 30분이 단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진 근무시간 역시 상당히 딱딱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한 근무시간에는 직원들이 화장실에 가는 것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해당 여행사에 몸담았던 관계자는 “비상경영대책이 시행되는 날이면 회사가 매우 살벌해진다. 옆 사람과의 잡담도 금지되고 잠깐 자리를 뜨는 것도 큰 죄를 짓는 느낌이다”며 “비상경영대책이라는 거창한 타이틀만큼 업무 강도는 보통보다 2~3배 세지지만 직원들에게 부여하는 이렇다할 보상체계는 전무후무하다”고 말했다. 일부 해당 여행사의 관계자는 이같은 살벌한 분위기에 동조하는 분위기지만 일부는 해당 제도에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다른 여행사의 경우 보통 성·비수기때 집중 근로 시간을 적용시키지만 오너의 방침에 따라 불시에 비상경영대책이 적용된다”며 “이렇게 힘든 업무강도가 일상화돼 개인 생활을 포기한 지 오래다”고 회의감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회사의 욕심만 채우고 있는 해당 제도들이 보다 더 보편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IS단체의 유럽 테러와 지진으로 일반 일본 시장이 침체되면서 우울한 분위기가 오는 3분기까지 이어질거라는 전망이다.
B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여행사 최대 수혜주 일본 시장이 망가지면서 매달 주요 여행사 실적이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2분기도 딱히 개선이 없어 보이고 3분기 성수기, 더 나아가서는 4분기까지 성장가능성이 불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C 여행사 관계자는 “기존 성·비수기 기간에서 전체로 분기별로 확산되고 있는 집중근로 제도는 직원들의 의욕을 저하시킬 뿐이다”며 “회사 측에서는 장기적으로 접근해 직원들만 죽어나는 집중근로가 아니라 집중휴가를 부여해 침체된 여행시장을 환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