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나투어와 관련된 보도내용을 보면 ‘자유 시간에 벌어진 고객 사망사고에 책임을 회피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블랙컨슈머 리스트를 작성해 이를 고객 제재조치로 활용하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면서 1등여행사의 명예가 크게 실추되고 있다. 또한 하나투어 불매운동이라는 자극적인 문구까지 등장하며 부도덕한 기업으로 매도되고 있는 상황인데,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류동근 국장>
[하나투어 관계자]
바나나보트 사망사고부터 짚어보면 금전적으로 보상해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지 자유 시간에 발생하는 사망사고가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이러한 것이 선례가 되고 판례가 되면 하나투어 뿐 아니라 여행업계가 제대로 상품을 판매하지를 못하게 된다.
리조트 내 사망사고의 경우 여행사가 보상해주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사안이 좀 다르다. 유가족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자유 시간에 리조트업체에서 운영하는 옵션을 이용하다 일어난 사고였고, 불법 운영이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하나투어에서는 해당 고객으로부터 면책동의서도 받아놓고 있는 상황이다.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옵션을 하다 일어난 사고이기 때문에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법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KBS 온라인뉴스에 보도된 블랙리스트 관련 문제도 할 말이 많다. 취재하던 기자도 하나투어의 주장에 어느 정도 납득을 하면서 공중파에는 보도하지 않고 온라인에만 기사화했다.
문제를 제기한 이 고객의 경우 오죽하면 블랙리스트에 올랐겠는가. 만약 공중파에 보도되고 문제가 확산된다면 하나투어측도 할 말이 많다. 문제제기한 고객도 입장이 난처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나투어를 이용한 고객은 대략 200만명으로 이중 블랙 컨슈머로 지정된 고객이 약 90명정도 된다. 블랙 컨슈머로 지정이 되려면 본부장 결재까지 나야 한다.
본사 법률팀에 자문을 구한 바, 자체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단지 이 블랙리스트를 타사와 공유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지만, 우리 여행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문제고객은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이다.
>> ‘기습’ 스케줄 변경
항공사들의 갑작스런 스케줄 변경으로 승객들이 노이로제를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스타항공이 오는 9월 중순부터 동계 스케줄 시행 전까지 인천~푸껫 노선을 운항하지 않기로 하면서 취소 승객이 대거 나타났다. 여기에 진에어의 경우 동계 스케줄에 하와이 행 운항 시각을 2시간 당기기로 하면서, 일부 여행객들은 추가 운임을 지불하고 다른 항공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왜 매번 이런 일이 발생하며, 업계 대응 방법은 없는가.
<윤영화 기자>
[항공사 관계자]
항공편 스케줄은 항공사에서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토교통부의 허가와 운항 공항들의 시간에 맞춰서 변경될 수 있다. 노선을 단항하는 경우에는 특히 항공 운임을 전액 환불하거나 다른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여기에 승객들이 불가피하게 추가적으로 지불하는 운임까지 항공사가 책임을 지자면, 책임 범위가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난다. 항공 좌석을 판매하는 것은 물품을 양도하기 전, 일종의 계약에 불과하다고 본다. 항공사 입장에서 최대한 배려할 수 있는 부분은, 가장 빠른 시일에 스케줄 변경이나 비운항 통보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여행사 관계자]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의 스케줄 변경 이후에는 다른 항공편으로 승객들을 인계하고 있지만, 컴플레인이 없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갑작스런 스케줄 변동은 매번 문제가 돼 왔던 것이다. 단체 승객의 경우 항공편을 변경하면서 운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반응이 더 거칠다.
최근에는 항공편이 수시로 변경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심각한 경우 소비자원 분쟁까지 가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NOW 이란시장은?
유럽 시장의 대안으로 중동이 급부상하는 양상이다. 한 대형 여행사는 두바이 전문몰을 오픈하는가 하면, 인천~이란 항공 운항이 주 4회에서 11회까지 확대됐다는 소식에 여행사들은 몸값이 제법 나가는 이란 신상품 준비에 분주하다는 소식이다. 이란 시장 전망 어떻게 보나.
<조재완 기자>
[여행사 유럽팀 관계자]
유럽시장 신규 예약이 아예 발생하지 않으면서 여행사들은 중동뿐만 아니라 유럽 매출 자체를 메울 수 있는 상품을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불황에 그나마 중국 매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다고 하지만, 애초에 유럽과 중국 사이의 단가 격차를 고려하면 중국으로 다섯 명 보내는 게 유럽 한 명과 비등하니 여행사들이 더 힘들다고 아우성인 듯 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랍 에미레이트와 이란 시장을 찾는 건 단순히 신규 상품을 발굴한다는 의미만 있는 게 아니다. ‘아직까지는 덤핑치지 않은’ 고가의 상품이 남아 있고, 다행히도 이들 지역이 급부상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니 여행사들도 이로 매출을 어떻게 메워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담겨 있다고 본다.
아직까지는 중동 단일 상품은 첫 선을 보이는 단계이고 그나마 유럽에 두바이를 끼워 판매하는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중동으로 수익을 낸다’라고 확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본사 역시 상품을 홈페이지에 올려두고 예약을 받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다. 시장이 조금 더 뜨면 그 때 수익성도 기대해 볼만하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란에는 관광자원도 풍부해 시장이 순조롭게 성장하길 바란다.
>>여행사 책임의 한계
최근 영국에서는 여행일정 중 발생하는 사건·사고와 관련해 여행사가 어디까지 고객에게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흥미로운 점은 통상적으로 한국에서 논의됐던 고객과 여행사 간의 책임 논란과는 다른 양상이다. <고성원 기자>
[익명의 관계자]
모 영국 매체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 영국 여성이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있는 세인트루시아를 방문했다가 숙소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여성은 전액 환불을 요구하는 항의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여행사는 3주 뒤 여성에게 매니큐어와 마사지 쿠폰을 제공했고, 여성이 재차 항의하자 여행사는 무료 요트 강습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추가로 제공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해외에서는 오히려 여행사가 제공한 쿠폰이 여성에게 모욕감을 줬다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갑론을박이 진행됐다. 또한 호텔에서 모르는 남성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까지 여행사가 책임질 수 없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었다.
극단적인 사례지만 해외의 경우 여행 일정 중 발생하는 사건사고와 관련해 여행사가 보상하는 책임 범위가 명확한 편이다. 고객이 여행사에 보상을 요구해도, 호텔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호텔 측에서 고객에게 보상하도록 법률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 물론 모든 상황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 여행사들은 현지 사고경위를 밝혀내는데 주력한다.
특히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유럽 지역의 경우 책임규명이 비교적 명확한 편이다. 다만, 일부 동남아 지역에서는 사람이 죽어도 몇 백 만원으로 사건을 덮을 수 있다고 할 만큼 여행사들이 과실여부를 밝혀내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늘어나는 홍보대행사
여행사, 항공사, 관광청의 홍보대행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이 홍보대행사에 대해 ‘별다른 홍보 효과가 없다’라고 말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들의 의중은 무엇인가.
<강세희 기자>
[익명의 관계자]
요즘 풍토는 자체적으로 홍보 전담팀을 구성하기보다는 홍보대행사를 활용하는 식이다. 항공사도 비슷한 추세다. 최근 자주 노출되는 홍보대행사를 살펴보면 관광청 비중이 압도적이다. 특히 이슈되는 지역이라면 너도나도 홍보대행사를 끼고 싶어하는 움직임이다.
홍보 방식에서도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홍보 전반적인 업무에 전념했지만 근래 들어서는 세일즈와 미디어를 구분하거나 온·오프라인 등으로 세분화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B 관광청도 한국 사무소에 별도 마케팅팀을 구성한 뒤 무려 세 곳의 홍보대행사를 따로 두고 있다.
관련 업체에 따르면 B 한국 사무소에서는 전반적인 홍보를, 홍보대행사에서는 공식 블로그 홍보, 광고 집행을 진행 중이다. 업체 및 지역의 특성별로 남다른 홍보 전략이 요구되는 시대인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활발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홍보대행사를 두고 있는 항공사, 관광청의 추후 반응은 회의적인 편이다. ‘홍보’라는 애물단지를 무작정 끌어안고 있을 수도, 업계를 잘 모르는 홍보대행사에도 전담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는 홍보에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고 등한시 여기는 항공사, 관광청의 고위 관계자들의 마인드에서도 기인하고 있다.
홍보보단 실적, 결과물에만 목을 매니 실무자 입장에서는 악순환의 굴레 속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