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알버타글 순서
1. 알버타, 제대로 알기
2. 로키산맥, ‘짜릿’매력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캐나다로 떠나는 것보다 더 큰 걱정이 있었다. 그 이름도 유명한 로키 산맥으로 떠나는 주제에(?) 여태까지 스키 타는 법도 배우지 않았다니. 하지만 알버타에서 스키 못 탄타는 사람이 나 하나뿐이랴. 후회는 잠시 접어두고 초보자 레슨을 받으면 된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다잡았다. 물론 현장에서는 실컷 넘어지고 깨질 각오가 필수다. 그리고 정말로 로키 산맥의 눈 위를 뒹굴다 보니 어느덧 땀이 등을 흠뻑 적신다. 겨울에도 ‘얼어 죽을 염려 절대 없는’ 캐나다 로키 산맥의 즐거움을 다시 돌아본다.
<알버타=윤영화 기자> movie @gtn.co.kr
<취재협조=알버타관광청 02)725-0402, 에어캐나다 02)3788-0134>
그림같은 풍경
밴프 설퍼산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졌고, 알만큼 아는 곳이라는 말로 밴프를 다 설명하기는 어렵다. 특히 겨울 액티비티가 없어도 밴프는 충분히 매력적인 곳임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그 이유의 팔 할은 밴프를 둘러싼 로키산맥의 모습 덕분일 것이다. 혹자는 지나치게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 상업화된 곳이라고 밴프를 평가한다. 만약 밴프에서 그런 분위기를 느꼈다면 설퍼산을 바라보며 시내를 둘러보는 대신, 한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 언뜻 보이는 로키 산맥을 배경 삼아 상념에 잠기기를 추천한다.
윈터 액티비티스노우슈잉·스키…
다양한 레포츠로
‘겨울·로키’ 체험
‘액티비티’라고 해서 반드시 숨이 차야 할 필요는 없다. 스노우슈잉(Snowshoeing) 역시 액티비티라기 보다는 로키 산맥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체험 그 자체라는 말이 어울린다.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의 ‘풍경 스노우슈 투어(Scenic Snow shoe Tour)’는 가이드 동반, 스노우슈 대여, 핫초코와 스낵, 곤돌라 탑승을 포함해 69캐나다달러(리프트 티켓 포함)다. 오전 10시30분에 출발해 두 시간이 소요된다.
스노우슈 장비를 착용하는 순간 묵직한 느낌이 발목을 잡는다. 마치 모래밭에서 오리발을 착용하고 바쁘게 걸어갈 때의 기분이랄까. 하지만 눈밭을 미끄럼 없이 걷다 보면 스노우슈잉이라는 이름을 새삼 다시 돌아보게 된다.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에서 가이드와 함께 리프트를 탑승해서 가장 높은 산자락에 내리면, 그야말로 ‘눈 밭’이라는 표현밖에 할 수 없는 배경이 집어 삼킬 듯이 다가온다. 함께 산자락까지 올라온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스키를 타면서 생긴 단단해진 눈길을 따라 코요테가 산을 오르게 되면서 먹고 먹히는 생태계 변동의 위협이 생겼단다. 스키장을 오후 4시까지만 운영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한 두 시간여의 스노우슈잉은 예기지 못한 깨달음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번에는 노케이 스키장에서 본격적인 스노우보드를 체험한다. 스키장조차 처음 찾는 초(超)초보자에게 스노우보드(Snowboard)는 다소 버거웠을지 모르겠다. 바라만 봐도 창창한 노케이 산을 눈앞에 두고도 로지 근처에서 보드의 발을 내딛었으니 아쉬움도 천근만근이다. 드디어 슬로프를 내려갈 수 있는 수준이 됐나 했지만, 노케이 스키장의 아득한 슬로프를 보면서 다시금 지나친 의욕은 삼간다.
노케이 스키장의 초보자 구역에는 기자 일행을 제외하고도, 초등학생이 채 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도 첫 스키의 발을 떼느라 여념이 없다. 윈터 액티비티를 사랑하는 캐나다 사람들의 조기 교육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어느 정도 큰 아이들은 초보자 구역에서 벗어나 슬로프를 타기 위한 벨트에 올라서고 있다.
하지만 스키 숙련자라도 무턱대고 노케이 산맥을 누비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스키장 규모에 비해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 않아, 우리나라 스키장에서와 같은 시간 활동을 하더라도 더 많은 시간 스키를 타는 셈이기 때문이다. 로키 산맥이 ‘홀리는’ 광경에 넋을 놓고 연달아 스키를 타다가는 근육통이 생기기 십상이다.
자연과 하나 된 웅장한 노케이 스키장 한 쪽 구석에는, 거대한 미끄럼틀이 형성돼 있다. 장장 50m는 넘어갈 것 같은 길고도 긴 슬로프 위로는 ‘스노우 튜빙(Snow Tu bing)’을 위해 튜브를 끌고 올라간 사람들이 가득하다. 스노우보드로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그 일행에 합류한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차례가 돌아오면 안전 요원이 회전을 시켜주느냐고 묻는다. 스키나 스노우보드에 익숙하지 않아 로키 산맥에서의 스릴이 부족했다면 “Spin, please”라고 말하길 바란다. 튜브를 타고 빙판 위를 빙글빙글 돌다 보면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해 현기증이 몸을 덮친다.
홀로 즐기는 스노우튜빙도 가슴이 두근거리지만 최대 5~6명까지 서로의 튜브를 꼭 잡고 슬로프를 내려갈 수도 있다. 로키 산맥 내에서 스노우 튜빙을 즐길 수 있는 스키장은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과 노케이 스키장밖에 없단다. 이번 캐나다 겨울 여행에 아쉬울 건더기는 남겨주지 않은 뿌듯함만 가져간다.
대표 스키장
■ 레이크루이스 스키리조트
레이크 루이스 스키 리조트(Lake Louise Ski Resort)는 캐나다 로키 산맥에 위치해 있다. 매년 9m가 넘는 눈이 내린다니, 그야말로 ‘청정 스키장’이라는 이름에 딱 어울리는 곳이다. 가장 높은 곳의 해발 고도는 2600m를 훌쩍 넘는다.
여기에 자연이 만든 4200여 개의 슬로프는 스키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이 중 25%는 초보, 45%는 중급, 30%는 고급 코스로 분류된다. 초보자들을 위한 스키 강습도 언제나 오픈돼 있다. 지난 2013년과 2014년에는 연달아 월드 스키 어워드 ‘캐나다 최고 스키장’으로 뽑혔다.
운영시간: 11월 초부터 5월 초 9:00~16:00
홈페이지: www.skilouise.com
■ 노케이 스키리조트
노케이 스키 리조트(Norquay Ski Resort)는 로키 산맥에서 상업화를 시작한 최초의 스키장이다. 벤프와 캔모어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이다. 특히 벤프 다운타운에서는 차로 5분 정도밖에 떨어져있지 않다. 벤프에서의 매일 버스 서비스를 포함한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에 비하면 60개 정도의 슬로프로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70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매년 3m가량의 자연 눈이 이곳에 쌓인다. 초보자와 아이들을 위한 스키 레슨뿐만 아니라, 연휴를 겨냥한 갖가지 캠프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운영시간: 9:00~16:00
홈페이지: www.banffnorqu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