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들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동맹체 설립 소식은 감감무소식으로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저비용항공 동맹체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세계 최초의 저비용항공(LCC) 동맹체 U-FLY 얼라이언스가 탄생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동맹체에 참가한 항공사는 홍콩익스프레스, 럭키에어, 우루무치에어, 중국서부항공 등으로, 중국 대형 항공사인 하이난 항공 계열사들이다.
U-FLY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말 총 67기였던 항공기를 올해 안으로 95기, 오는 2020년까지 218기로 늘릴 계획이다.
하루 운항편도 298편으로 확대하고 아-태 지역 중심으로 85곳, 168개 도시를 운항할 예정이다. 앞으로 수개월 내에 마일리지 서비스가 도입되면 소비자 편의 역시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U-FLY 얼라이언스의 탄생에도 불구, 국적 항공사들 사이의 동맹체 설립은 아직까지 ‘뜬구름’같은 얘기로 여겨지고 있다.
한때 모 국적 저비용항공사 회장이 “한·중·일 저비용항공사 간 동맹체를 결성하고 공동운항을 하는 것이 주요 성장 전략”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구체적인 논의는 되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저비용항공 동맹체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각 저비용항공사마다 개성이 강하고 ‘라이벌’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
게다가 항공사마다 나름 ‘격차’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 상위권 항공사가 먼저 제안하지 않으면 결성 자체가 논의되지 못할 분위기다.
항공 동맹체를 결성하면 참여 저비용항공사들이 손을 잡고 네트워크를 만들어갈 수 있다. 한 노선을 연결하는 두 저비용항공사가 하나의 항공기에 손님을 태울 수 있기 때문에, 운항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
즉, 운항 편이 늘어나면서 높은 실적을 올리기 쉬운 셈이다. 하지만 그만큼 ‘나 홀로’ 잘 나가는 저비용항공사가 먼저 결성을 이끌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업계 관계자들은 굳이 동맹체를 맺을 실익도 없다고 지적한다. 노선이 중첩될 가능성이 큰 저비용항공사들의 동맹체가 결국 ‘파이 나눠먹기’밖에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이 첨예하게 경쟁하는 노선에서 굳이 동맹체 결성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모 항공사 관계자는 “아마 국적 저비용항공사들끼리 동맹체를 만든다면 ‘제 3 국적 항공사’인 제주항공에서 꺼내야 할 텐데, 운영 방향이 다르니 굳이 필요가 없다고 느낄 것 같다.
진에어는 대한항공의 자회사나 마찬가지니 더욱 실익이 없을 터다. 결국 다들 제 살길 찾아가기 바빠 동맹체 얘기가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지역이 겹치지 않는 한·중·일 저비용항공사들이 협업해 스톱오버 노선을 늘릴 수도 있지만, 중·일 항공사들의 성향이 국적 항공사들과 다른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우, 피치항공을 제외하고 국제선을 운항하지 않고 있다. 중국 및 동남아 저비용항공사들도 노선을 아·태 방향으로 늘린 상태라, 노선을 장거리로 뻗어가는 계획은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풀 서비스 캐리어(FSC, Full Service Carrier)와 저비용항공이 함께 동맹체를 결성할 경우, 풀 서비스 캐리어가 받는 이익은 극히 미미할 가능성이 커 실익은 더 떨어진다.
한편, 동맹체 자체의 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각 항공사마다 노선을 우후죽순으로 늘리기 때문에, 풀 서비스 캐리어들 사이에서도 동맹체에 가입할 실익이 점차 줄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새로운 항공동맹체를 직접 출범한 에티하드항공의 경우, 지난 2003년에 설립된 이후 동맹체에 가입하지 않고 운영을 지속해온 경황이 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