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정체…
미주팀 ‘사면초가’
은근한 라이벌 유럽팀에 치이고 회사도 ‘나몰라라~’
팀 합쳐도 직원 충원 없어… 저가 업체도 난립
미주 시장에 대한 성장률이 장기간 정체됨에 따라 여행사의 해당 부서들이 시름하고 있다.
이렇다 할 실적을 내놓지 못하는 미주팀이 타 부서에 귀속되거나 여행사 내의 부서간 위화감이 심화되는 등 몸살을 앓는 중이다.
새해 들어 여행사의 연례 행사인 조직개편에서도 미주 지역의 소외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A 여행사를 비롯한 다수의 여행사의 미주팀이 대양주팀으로 귀속됐다.
기존 미주팀을 지휘하고 있던 팀장들은 대양주 팀장 아래 소속되거나 신설 부서 등 다른 팀으로 옮겨갔다.
직원들의 구성 변화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대양주와 미주 지역이 합쳐져 직원들의 할당량이 많아졌지만, 직원들의 숫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서의 몸집 자체가 커지면서 소속돼 있는 직원들의 숫자도 늘어나야 되는데, 오히려 감축하는 추세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여행사의 미주·대양주팀 직원들은 고작 5명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암묵적으로 외면당하고 있는 미주팀은 마치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회사 측에서도 인원 보충 등 사안에 대해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 직판 여행사 관계자는 “어느 시점에서부터 회사 측에서 송출 인원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미주 지역에 대해 등한시하는 것 같다”고 소견을 밝혔다.
이어 “전체적인 미주 시장 상황을 볼 때 대부분의 여행사가 해당 부서의 인력을 늘려 지역에 개발에 힘쓸 것인지, 미주 시장이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와야 전폭적인 지원을 해줄지에 대한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행사에서 미주팀의 라이벌로 간주되는 유럽팀과 실적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 편애를 하고 있다는 쓴소리를 내고 있다.
모 여행사 미주팀 관계자는 “기존에 존재하던 ‘유럽이 잘 되면 미주가 안 되고 미주가 잘 되면 유럽이 안 된다’는 속설이 무색할 정도로 유럽과 미주 실적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며 “최근 유럽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미주팀으로 몰릴 줄 알았던 예약이 호주, 뉴질랜드로 우회하고 있어 곤혹스럽다.
회사 측에서도 이를 감안한 실적에 대한 목표치를 감안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2~3년 들어 초저가 상품을 선보이면서 일부 업체가 미주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워낙에 장거리고, 구간 항공 시스템이 복잡해 고가로 취급되는 미주 상품이 일부 업체의 덤핑으로 인해 100만 원대 상품까지 등장해 시장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모 홀세일러 관계자는 “미주 시장의 구조상 신규 노선 확립에 한계가 있다”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격대가 무너져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