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최일선 근무’ 인솔자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사비 들여가며
컴플레인 해결
사후정산 ‘감감'
‘만만한 시선’ ‘공수표 약속’ 비일비재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인솔자의 역할은 때때로 가이드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그에 비해 여행객의 컴플레인부터 여행사의 홀대까지 인솔자가 겪는 산전수전들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프리랜서 인솔자라서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윤영화 기자>
[모 프리랜서 인솔자]
일부 악질적인 업체에서는 프리랜서 인솔자를 ‘쉽게 부려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특히 전속 인솔자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사전에 한 약속들까지 일회성 공수표로 날리는 업체들이 있다.
본인이 최근에 겪은 일도 비슷한 경우로 볼 수 있다. 때는 메르스로 시름하던 지난해 여름. 고위급 공무원들의 북유럽+러시아 인센티브 여행이었다.
단체와 함께 러시아로 들어가 노르웨이 오슬로로 이동하면서 가이드에게 처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가이드의 대답은 “왜 저한테 전화하셨어요?” 전달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는지 투어 날짜를 하루 늦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랜드와 오퍼레이터에게도 연락을 했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결국 유야무야 실자라인까지 이동했고, 한국에 있는 랜드에서는 룸 업그레이드 약속을 받았다.
그런데 호텔에 도착하니 그곳에서도 어리둥절해하는 분위기였다. 애초에 요구하지 않았던 룸 업그레이드를 본인들이 약속해놓고 지켜지지도 않아 황당했다.
베르겐에서는 가이드가 아예 안 나타났다.
분명 출발 전 가이드를 수배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출발 이틀 전에야 불발됐다고 얘기했었다.
현지에서 한국에 있는 오퍼레이터에게 계속 전화를 해 현지 투어 업체 소개를 부탁했는데, 오퍼레이터는 ‘아무것도 몰라요’ 식의 적반하장식 태도만 일관했다.
아찔한 상황에서 결국 사비를 들여 VIP들에게 트램까지 태워줬다.
그나마 그 투어가 큰 사후 컴플레인이 없었던 이유는 러시아에서 랜드가 큰 문제 없이 진행해 줬기 때문이다. 아마 해당 랜드가 러시아 전문 랜드이기 때문에 북유럽 투어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인의 업무는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었다. 여행사와 랜드에 청구한 추가적인 비용에 대해 아무런 응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비를 들인 트램 비용과 현지 문제 해결을 위해 한 국제전화 비용, 그 외 현지에서 추가적인 수배를 위해 들어간 비용들이 그것이다.
처음에는 여행사나 랜드에 전화를 했을 때 곧 수금해주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곧 전화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 나중에는 직접 찾아가거나 “투어를 한 사람들에게 찾아가 직접 받겠다”고 위협 아닌 위협을 가했고, 그때서야 입금을 해주더라.
이 일은 비교적 최근에 겪은 일이지만, 이런 일은 사실 프리랜서 인솔자에게는 특별할 것도 없다.
쓰루 가이드가 안 되는 유럽 지역에서 인솔자의 역할은 정말 중요한데도, 한국에 있는 랜드나 여행사에서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상호 약속을 지키는 업계의 선진 문화가 구축되길 바라는 일조차 사치인 것 같다.
시장 흐름 조직 개편
전체적인 여행 시장과 여행사와 상황이 정반대로 흐르는 것 같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들은 매년 급증하고 있는데, 여행사는 아이러니하게도 패키지 중심이나 여행사업이 아닌 다른 영역에 손을 뻗어 나가고 있다.
최근 여행사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이슈는 부서 조직개편이다.
주요 여행사들이 패키지를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하는 한편, 자유여행 부서를 아예 없애거나, 패키지에 귀속돼 있던 자유여행 담당자들까지 패키지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인 여행사 부서의 상황은 어떠한가. 한때 춘추전국시대를 누리던 유럽 배낭여행에 대한 입지는 얼마나 위축돼 있는가.
<강세희 기자>
[다수 여행사 직원]
모 직판여행사의 경우 FIT화돼가는 지역을 철수시키고 유럽이나 미주 등 회사 수익구조에 도움이 되는 패키지 부서만 유지시키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장기간 침체기를 겪은 미주 시장 역시 대양주팀으로 귀속되거나 아웃소싱으로 돌리는 등 최근 여행사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온라인 기반의 인터파크투어, 온라인투어마저도 신년을 맞아 조직개편을 하면서 패키지 사업부를 강화시키는 추세다.
최근에 메르스, IS 테러 등으로 인해 암울한 시기를 보낸 여행사들이 올해는 패키지를 중심으로 매출 부분에 있어 집중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현재 상태로라면, 올해 하반기까지 여행사의 사업구조가 상당 부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패키지 사업부의 입김이 더 강해짐에 따라 FIT, 에어텔, 배낭여행 등 자유여행 상품은 더 이상 개발되지 않거나 관련 부서가 아예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한때 여행시장을 풍미했던 배낭여행 시장도 많이 위축된 상태다.
특히, 배낭여행의 중심축이었던 유럽 시장까지 최근 휘청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때 이름을 날렸던 유럽 배낭여행 업체들이 실적 부진으로 도산하거나 종합여행사로 회로를 바꾼지도 오래다.
배낭여행에 대한 위상이 낮아진 이유로는 저가 패키지의 공세, 온라인 호텔업체의 난립, 그리고 인터넷 정보공유의 활성화가 대표적이다.
예전에 배낭여행을 간다고 하면 보통 400~500만 원 정도로 소요됐지만, 지금은 LCC를 비롯한 시장 변화로 인해 가격적인 부분에서 전혀 다른 얘기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해 11월 파리 테러사건으로 인해 서유럽 시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저가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본격적으로 겨울 시즌에 돌입하면서 비수기까지 겹쳐짐에 따라 터키를 비롯한 홈쇼핑이 하루가 멀다하고 대거 방송되고 있다.
여행사의 고지식적인 올해 전략이 회사 이익에 있어서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큰 메리트가 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칸쿤시장 현황은…
2~3년 전만 해도 칸쿤은 가장 잘 나가는 고급 허니문 목적지로 유명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그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칸쿤 시장의 수년간의 변화를 알고 싶다. 요즘 칸쿤 여행시장 분위기는 어떠한가.
<양재필 팀장>
[미주 여행사 사장]
멕시코 칸쿤 상품이 인기를 본격적으로 얻은 것은 2012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칸쿤 상품은 오프라인 노선, 초고가, 초장거리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대중화가 상당히 진행됐었다.
당시 칸쿤 노선도 일반화돼 있지 않아 일본을 경유해 아메리칸항공(AA)을 타고 미국으로 간 후 칸쿤으로 가는 번거로움도 감수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오프라인 노선으로 GSA 대주항운이 판매했던 아메리칸항공은 좌석 찾기가 힘들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 이례적인 칸쿤 좌석 판매로 여행사와 항공사 모두 놀라고 수익성도 상당했다.
대부분 허니문 수요 중심으로 이국적이고 만족도 높은 자연환경도 입소문을 많이 탔었다. 수요 확보가 확실해 진후 2013년 5월에 아메리칸항공 댈러스 직항까지 개설되면서 칸쿤 여행이 더욱 편리해졌다.
항공 좌석 수배가 수월해지고, 여행사 판매가 늘어났지만 문제는 현지에서 일어났다. 현지에서 어설픈 수배와 옵션 강요가 되풀이 되면서 여행객들의 불만이 커진 것이다.
일부 현지 여행사들이 모객을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내놓고 손님을 끌어오고 있지만 옵션으로 수익을 내면서 칸쿤 시장 물을 흐리기 시작한 것이다.
칸쿤은 본래 에어텔 시장이 활성화됐던 지역으로 컴플레인이 발생하지 않는 대표적인 곳이었다.
단거리 지역의 경우 리피터들이 많아 한번 무너져도 금방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칸쿤과 같은 장거리 지역은 무너지기 시작하면 이전으로 되돌리기 매우 어렵다.
요즘 칸쿤 여행상품은 뉴욕이나 LA,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하루 이틀 보낸 뒤 칸쿤에서 휴양하는 스케줄로 주로 이뤄진다. 상품가는 300~500만원 수준이다.
아직까지 높은 가격대로 유지되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경쟁때문에 가격 하락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항공료 비중이 워낙에 높은 지역이라서 가격이 더 내려가면 현지 횡포도 심해질 수 있다.
여전히 찾는 허니무너들이 많기는 하지만 예약이 힘든 수준은 아니다.
일주일 전에도 예약이 가능할 정도로 판매 인기가 줄고 있다. 앞으로 실수요만 남으면서 거품은 더욱 빠질 것으로 보인다.
TV 여행예능 장단점 최근 방영된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여행을 콘셉트로 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꽃보다 청춘 시리즈 이후 두근두근 인도, 프렌즈, 동갑내기 여행하기, 셰프끼리 등 수많은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출시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여행 예능이 급증해 여행사들이 호재를 볼 것만 같았지만, 의외로 업계 내 찬반 의견이 양분되는 것 같다.
TV 여행 예능으로 인한 업계 대내외적인 장단점이 무엇이 있나.
<고성원 기자>
[A 패키지 여행사 관계자]
꽃보다 시리즈는 여행 업계의 트렌드를 선도할 만큼 큰 영향력이 있었다. 지난 2013년 ‘꽃보다 할배’가 방영된 이래 최근 3년 사이만 해도 고객들이 인지하는 인기 여행지가 달라졌다.
대표적으로 라오스, 발칸, 페루 등이 꽃보다 시리즈 효과를 톡톡히 본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아이슬란드 편이 방영된 이후에도, 여행사들마다 발 빠르게 기획전을 만들어 모객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미한 실정이다. 물론 방송 이후를 더욱 기대해봐야 하지만, 워낙 상품가가 높아 고객들이 다가서기 힘든 지역이다.
이처럼 업계 대외적으로는 꽃보다 시리즈를 비롯한 많은 여행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큰 수익을 볼 것이라 기대하지만, 생각보다는 그 효과를 기대하기가 힘들다.
오히려 지역 자체의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에, 관광청이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
대부분의 여행 예능들은 출연배우의 인지도가 좌지우지하기도 하지만, 방송사와 관광청, 여행사 모두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문제는 여행 예능이 인기를 끌며, 업계 대외적으로는 마치 여행사들이 예능 프로그램에만 목매는 것처럼 평가받는 점이다.
여행 예능에 나온 코스대로 일정을 짠 여행상품을 내놓아 손쉽게 매출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 봤을 때, 여행 예능을 활용한 상품은 일시적인 기획전 정도의 상품에 불과하다.
한번 방송에 나온 지역들은 ‘미디어 효과’로 인해 문의가 들어올 수밖에 없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고객들도 방송에 나온 지역들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이에 맞춰 상품을 노출시켰을 뿐인데, 이를 두고 마치 방송코스에만 의존한다는 지적에는 불만이 크다.
오히려 방송사나 미디어 측에서도 여행 예능이 인기를 끌면, 후속편을 만들자며 먼저 제의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일부 미디어들은 여행사를 홍보해줄 테니 무작정 방송에 나온 지역으로 여행을 보내달라고 생떼를 쓰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암투들은 지적되지 않고 있어 씁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