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뭇매’… 여론 ‘돌팔매질’…
LCC도 억울하다
‘저가’ 선입견 작용…‘공항문제’까지 얹어 비난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들이 전에 없던 찬바람을 맞고 있다. 안전 문제가 대두된 이후 갖가지 소규모 사안들도 언론에 대서특필 되고 있지만, 억울함마저 표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키는 중이다.
진에어는 제주 행 항공기에 사기 혐의 피의자 호송을 거부한 사실이 지난 11일 밝혀졌다. 부산 경찰서 측은 탑승 전 항공권을 구매하면서 피의자 호송 계획을 항공사에 밝혔다고 주장했다.
진에어 측에서는 이 사실이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으며, 게이트 앞에서 처음 알게 돼 호송을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3일 시각장애인 승객에게 탑승 전 ‘서약서’를 요구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스타항공 측은 이에 대해 조업사 직원의 착오에 따른 것이라며 사과하고 내부 교육 강화를 약속했다.
해당 사실은 수십 건의 언론 보도로 퍼졌지만, 여론에는 결국 ‘장애인 탑승객 차별’ 사실만 남겨졌다.
‘안전’ 문제로 싸늘한 시선을 받던 저비용항공사들의 일거수일투족까지 여론의 중심에 서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파장이 컸던 만큼, 저비용항공사들의 활동도 움츠러들 전망이다. 여기에 갖가지 문제들이 모두 ‘저가 운임’ 때문에 발생했다는 선입견에 맞서지 못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을 울리는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태들의 대부분이 실제 항공사의 귀책이 아니라는 점.
하지만 이미 ‘저비용항공사에서 발생한 문제점’으로 묶어진 해당 사태들을 수습은 해당 항공사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간다.
앞서 진에어는 ‘버드스트라이크’에 휘말리며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지난 9일 김포 발 제주 행 항공편에서 발생해, 이륙 10분 만에 김포공항에 다시 착륙했다. 해당 항공편의 결항으로 뒤 스케줄 5편도 줄줄이 결항이 이어졌다.
그러나 버드스트라이크는 항공사만의 탓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항공법 시행규칙에 따라 각 공항에는 버드스트라이크를 방지하기 위한 조류퇴치팀이 결성돼, 항공기 이·착륙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는 점을 감안해 공항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
진에어 역시 회항한 승객들을 다른 항공사의 제주 행 여객기에 나눠 태웠으며, 해당 비용은 모두 진에어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갔다.
‘피의자 호송 거부’ 사태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진에어의 주장대로 실제 사전 고지가 누락돼 항공보안법에 따라 호송을 거부했다면, 탑승을 거부하는 것이 오히려 승객의 안전을 위한 결과인 셈이 된다.
그러나 모 일간지에서 “범죄 피의자가 다음 비행기를 위해 일반 승객과 2시간 동안 대기실에 있던 것은 문제”라는 관계자 멘트를 보도해 비판의 날을 세운 바 있다.
A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한 가지 건수만 터지면 ‘해도’ 몰매를 맞고 ‘안 해도’ 몰매를 맞는다. 심지어 매번 진행하던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특가 프로모션을 놓고 ‘안전 문제를 덮기 위한 눈속임’이라는 지적까지 나오니 억울하기만 하다. 최근 내부적으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보다 ‘긁어 부스럼’을 안 만들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