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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호 2024년 11월 18 일
  • [코멘터리] ‘해묵은 숙제’ 여행사 - 랜드사 미수금



  • 김정희 기자 |
    입력 : 2016-07-18 | 업데이트됨 : 3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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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입금 돼도  ‘눈물’로 참기

‘거래 끊길까’ 불안감에 ‘악순환’ 감수

 

여행사와 랜드사 간의 ‘미수’문제가 거듭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랜드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행사들이 명시된 일자에 입금하는 경우가 드물며, 담당직원들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랜드사에서의 원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성원 기자>

 

[A 랜드사 관계자]
고객은 여행을 가기 전 여행사에 미리 상품가격을 입금해야만 한다. 하지만 여행사는 랜드사에 명시된 날짜 외에도 지급을 미루는 일이 다반사다. 왜 여행사는 고객에게 상품가격을 받으면서, 랜드에게는 몇 개월씩 미수를 지불하지 않는 것일까. 담당자들도 기본 3000만 원 이상의 미수금을 지불하지 않는 것이 일종의 관행처럼 여기고 있다.


다수의 랜드사 관계자들이 주요 패키지 여행사 중에서 가장 잘 입금일을 지키고 거래를 깨끗하게 하는 곳을 ‘레드캡투어’로 꼽고 있다. 다만 기본적으로 명시된 날짜를 지키는 곳이 업계 내 한 두 곳으로 꼽힌다는 것은 큰 문제다.
이외 롯데관광, 롯데JTB, KRT 등은 거듭 지급이 늦어져 랜드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크다. 더군다나 소규모 여행사들의 경우 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6일 한 매체에서 모 허니문여행사가 부도로 인해 잠적, 신혼부부 피해가 속출됐다는 사건을 보도했다. 이 경우, 고객도 피해를 봤지만 랜드도 마찬가지로 피해를 봤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랜드사에게 고객은 여행사이다.


하지만 여행사들이 지급을 미룰수록 랜드에서는 행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자본이 돌지 않기 때문에 큰 부담이다.
또한 통상적으로 랜드사들은 환율이 급등해 지상비가 오르더라도, 그 부분에 대해 여행사에 추가금을 요청하지 못하고 있다. 상품가격은 낮아지고, 지상비는 올라가는 형태여도 랜드사는 가운데에서 이중고를 겪을 뿐이다.
더군다나 지급이 차일피일 미뤄진 이후에도 기존에 입금돼야 하는 금액보다 낮은 금액이 입금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규모를 막론하고 대부분 여행사들이 인하된 지상비로 행사해줄 것만을 요구하고 있어 울며 겨자먹기 식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랜드사 관계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있지만, 여행사에게 요청하기가 쉽지 않다. 거래가 끊어지는 것보다는 억울하더라도 부담을 떠안고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여행사 직원들의 안하무인식 태도에 답답할 따름이며, 확실한 대책이 없기 때문에 여행사와 랜드사 관계가 발전되지 못하는 것 같다.

  


단거리 인기 하락

 

동남아를 중심으로 단거리를 찾는 여행객들이 줄어들고 있다. 반면 미주, 유럽 등 장거리 시장은 점점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올해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강화되는 모습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양재필 팀장>
 
[여행사 관계자]
최근 동남아 시장은 과거보다 여행객들의 선호도가 확실히 줄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리티퍼들이 여전히 많기는 하지만 과거처럼 대박 신호가 나오는 지역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동남아의 경우 태국, 필리핀 등 주요 아웃바운드 대표 도시들에 대한 안전 우려가 높아진 상태고, 휴양 목적지의 경우 동남아 보다 괌, 사이판, 팔라우 등 동남아 대비 고급 휴양지로 수요가 갈리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단거리 목적지 수요는 대부분 모객이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장거리는 요새 활황이다. 그동안 잘 안된다고 여겨지던 호주, 뉴질랜드 대양주 쪽에도 모객이 빠르게 오르는 것을 보면, 오랜 기다림 끝에 장거리 목적지 시대가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럽은 사실 최근 파리 사태 때문에 모객 정체가 장기화 될까봐 큰 걱정을 했다. 하지만 추가 테러가 전혀 없다는 안도 때문인지 이미 모객은 정상화 된지 오래다.


요즘 미주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갑자기 모객이 급증하다 보니 LA나 뉴욕에서 가이드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에 없던 풍경이다. 그만큼 여행객들이 단거리에서 벗어나 중장거리 목적지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캐나다 상품의 경우 최근에 TV 등을 보고 문의가 급증했는데, 정말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가 올랐다.
최근에 미주 관광청들의 활약과 제휴가 활발했고, 홈쇼핑 등에서 미주 상품이 봇물같이 팔리고 있다고 들었다. 상품도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있어. 앞으로 미주 상품 인기는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리 테러가 났을 때도 미주, 대양주 상품이 유럽 상품 빈 곳을 어느 정도 채워져서 무난히 넘어갔다.
내년에는 미주 상품이 정말 잘 됐으면 한다. 그러게 만들기 위해 미주 상품 가격 구성을 다양화하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여행법에 대해서도 많이 소개해 나갈 것이다.


미국 상품의 경우 서부와 동부 일부만 볼 수 있는 획일화된 상품이 여전히 많다. 앞으로 미국 남부과 북부 상품 등 손이 미치지 않았던 곳까지 상품 개발을 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미국은 서부와 동부 말고도 갈데가 천지인데 앞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어떻게 흡수할지 정말 고민 좀 해봐야 한다. 그동안 미국 시장은 장사 잘 안되는 시장으로 여겨 소홀히 했다면 이젠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서로 노력해서 시장을 키워야 한다.

 

 

 

사은품 축소 이유


연말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여행사 및 항공사에서 연례행사로 여겨지는 다이어리, 달력 등 연말 선물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행사에서 참석에 대한 감사표현으로 증정하는 사은품 역시도 물량이나 비용 면에서 축소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업계 현상은 어떤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는가.
<강세희 기자>


[여행사 관계자]
확실히 예전보다 다이어리 및 달력 제작이 눈에 띄게 줄었다. 예전에는 브랜드 홍보를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다이어리나 달력을 전달했지만, 최근에는 택배를 이용하거나 메일이나 메신저 등 온라인 상에서 소식을 접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에 버금가는 퀄리티로 다이어리나 수첩을 제작했던 업체들도 최근에는 애초부터 한정 수량으로 만들어 한 사람 당 반드시 한 개만 지급받을 수 있게 하거나, 기존에 고수했던 사이즈를 줄이고 있다.


모 유럽 여행사 직원은 매년 A 항공사에서 연말마다 배포되는 다이어리를 오매불망 기다리는데, 쉽게 받을 수 있었던 다이어리를 올해는 지인의 부탁을 통해 어렵사리 손에 쥘 수 있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풍속은 지난 2010년 경 스마트폰이 보급됨에 따라 빨라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개발되고 모바일의 영향력이 강력해짐에 따라 메모를 하거나 안부를 물어보는 등 인사치레도 카카오톡이 만능으로 해결하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2~3년 내에 업계에서는 사람과 사람간에 오가는 ‘정’이 점차 사라질 것이다. 각종 행사에서 증정하는 사은품도 행사 관련 자료로 압축시키고 오히려 그 비용을 럭키드로우에 쏟아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거래처와의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연말 선물을 직접 들고 인사차 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훈훈한 정을 나누는 업체도 있다.


확신할 수 있는건 이러한 정겨운 모습이 갈수록 희귀해진다는 점이다. 업계 분위기가 더 팍팍해지기 전에 여행사를 중심으로 항공사, 관광청 등이 ‘아날로그적 감성’을 되살려야 한다고 본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되, 눈으로 보고 만지는 다이어리나 달력마저 사라진다면 거래처간 교류가 어느순간 뚝 끊겨 버릴 것이다. 업계에서는 아직도 온라인 메신저나 모바일로 해결하지 못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업계인들이 모이는 동호회도 활성화시켜야 한다. 음주가무를 즐기는 일회성의 모임이 아니라 자전거 타기, 합창단, 축구시합 등 성숙한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관심사 위주의 모임말이다.

 

조종사 인력난


조종사 부족 문제가 잊을 만하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이로 인한 항공사들 사이의 인력 다툼도 생기는가. 국내 항공사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중국으로의 인력 유출도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현실은 어떠한가.  
 <윤영화 기자>


[다수의 항공사 관계자]
조종사 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은 맞지만, 사실 새삼스럽지는 않다.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언론 보도 중 헤드라인을 장식해왔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해당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고 있다.


조종사가 부족한 일차적인 이유는 워낙 고급 인력이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조종사 자격을 얻으려면 일정 시간 실습을 마쳐야 하는데, 그 실습에 들어가는 비용이 시간당 수백 달러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다 보니 조종사가 쉬이 고급 인력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항공사에서는 끊임없이 새 항공기를 들여오기 때문에 조종사 모집 공고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편이다. 그래서 항공사 사이에 ‘인력 돌려막기’ 역시 일반적으로 벌어지는 일이지 만, 좁고 좁은 항공업계 특성 상 공개적인 스카우트는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항공사들 사이에 소위 말하는 ‘기 싸움’이 펼쳐질 때가 있다. 지난 2011년 진에어와 에어부산 사이에서 벌어진 ‘조종사 공방전’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에어부산에서 진에어로 이직한 조종사 두 명을 두고, 에어부산에서는 모기업 대한항공을 앞세워 자사 조종사를 스카우트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진에어에서는 스카우트가 아닌 공개채용을 통한 고용이라며 반박해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양성된 조종사들의 해외 인력 유출 역시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두 배 이상의 파격적인 연봉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한국 조종사를 데려가는 데 혈안이 된 상황이다.


더군다나 7개 국적 항공사에서 퇴사한 조종사의 숫자는 2013년 111명, 2014년 155명에 이어 지난 1∼7월에만 138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적 항공사를 떠나는 조종사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 것이다.


조종사 양성 과정에서 높은 비용이 들다 보니 조종사들 역시 높은 연봉에 쉬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조종사들의 연봉은 소위 말하는 월급쟁이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다. 대한항공의 일반적인 조종사 연봉도 1억5000만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많게는 주 60시간 이상을 비행해야하는 것에 비하면 조종사는 참 고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초기 투자비용이 상상 이상으로 높기 때문에 원금을 생각하게 되는 심정도 이해가 간다.


최근에 높아진 퇴사 조종사 숫자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이직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지고 있다. 조종사 개인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현재 이에 대한 대응책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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