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5년이 저물고 있다. 여행사들도 내년 사업 계획을 구상하고 올해 남은 기간 모객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유난히 변수가 많았던 올해의 여행 시장을 되짚어 보고 이를 기반삼아 내년에는 반드시 해결해야 될 미해결 과제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한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
2015년 한 해 동안 여행사에서 발생한 수많은 이슈들 중 대표적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최근 무한 경쟁에 돌입하며 향후 더 치열한 견제를 예고하는 여행 박람회다. 현재 여행박람회를 실시하고 있는 여행사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가 유일하며 내년에는 이를 견제하는 다른 여행사가 박람회 진출에 출사표를 던질 여지가 상당히 농후하다.
업계에서도 A 여행사, B 여행사 등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내년 한층 더 치열해진 박람회 전쟁을 관망하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여행 박람회 경쟁이 과열된 이유는 지난 11월 국내를 넘어 세계 최초로 시도한 인터파크투어 온라인 박람회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전에 없던 온라인 박람회를 실시한 인터파크투어는 기존에 존재했던 오프라인 부스 형식의 박람회의 틀을 깨고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그야말로 업계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흥미로운 점은 인터파크투어 온라인 박람회에 대해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이 이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부분이다.
온라인과 모바일로 빠르게 흡수되는 요즘 시대를 여행 시장에도 적절하게 적용시켰다는 점과 온라인 여행사의 특성을 십분 살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를 견제한 듯 모두투어와 하나투어도 박람회를 테마로 한 기획전을 공격적으로 홍보하면서 묘한 기류의 3파전이 형성됐다.
지난 11월 개최된 인터파크투어의 온라인 박람회가 1800억 매출·370만 명 방문의 성과를 내며 성공적인 결실을 맺은 가운데 내년에는 이를 응용한 여행사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여행 박람회의 연장선상으로 저가 상품으로 얼룩진 여행사의 현 상황 역시도 내년에 풀어가야 할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여행 박람회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여행사를 이용하는 동시에 여행사의 매출 확장 등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있었지만, 서로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여행 시장이 금세 덤핑으로 변질됐다. 유럽, 동남아, 일본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100만 원까지 상품가가 내려가는 한편, 단품일 경우 아예 이벤트 및 프로모션을 가장해 무료로 배포되는 등 시장이 무작위로 돌아갔다.
일각에서는 여행사들이 여행 박람회라는 그럴 듯한 가면을 뒤집어 쓴 채 막무가내 저가 판매에 재미를 붙여 여행 시장을 빠르게 교란시키고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기존에 고급 휴양지로 인식됐던 오키나와 그리고 칸쿤, 몰디브까지 여행사와 항공사들이 손을 뻗치면서 시장이 갈수록 오염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키나와의 경우 지난 2~3년 만에도 150만 원~200만 원 가격에서 최근에는 50만 원 안팎으로 상품가가 책정돼 있다.
일본 특화 여행사 관계자는 “대형 규모 여행사들이 솔선수범해서 성숙한 여행 시장을 끌어가야 되는데 그러지 못 하고 있다”며 “업계에서 고수했던 가격 체계가 점차 무너지면서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다수 여행사들의 존폐가 결정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 하나투어에 대해서도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현재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인천공항 SM면세점은 지난 11월1일 오픈해 안정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상태며, 수익 부분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알려졌다.
내년 1월 하나투어는 두 번째 매장인 인사동 본사에 SM면세점 서울점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중국인을 비롯한 관광객의 유입으로 그들의 경쟁력이 실로 더 강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