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개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들은 단연 ‘초 성장’을 거듭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5년 제주항공이 ‘제3민항’으로 출범한 이후 저비용항공 업계는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지만, 2015년은 그간 준비했던 굵직한 사업들이 빛을 발해 더 의미가 있는 한 해로 남을 전망이다. 이번 한 해 저비용항공사들의 성과와 평가를 되짚어봤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
2015년 저비용항공사의 발자취는 크게 네 가지 부분에서 짚어볼 수 있다.
먼저, 각 항공사마다 기단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최다 보유 좌석’을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시발점이 된 것은 제주항공의 20호 항공기 도입 소식. 당시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 최초의 항공기 20대 보유’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동시에, 올해 안으로 21대까지 기단을 확장한다고 밝혔다.
이후 진에어가 올해 말까지 19대로 기단을 늘려 저비용항공사 중 최다 좌석을 운용할 계획을 내비쳤다. 중대형 항공기를 보유한 진에어가 보유 좌석에서는 제주항공보다 앞설 수 있었던 것. 공교롭게도 이후 제주항공은 올해 안으로 한 대를 더 도입한다고 계획을 수정했으며, 지난 16일 도입을 완료했다.
이 외에도 올해 이스타항공은 4대, 티웨이항공은 3대, 에어부산은 2대의 항공기를 도입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의 양적 몸집 불리기에 이어 상장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11월6일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했다. 지난 10월 말 공모 당시부터 시가 총액 1조를 돌파할 것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상장 한 달 이상을 맞아가는 현재 제주항공의 주가는 3만 원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다. 한때는 ‘시총 1조 클럽’에서 탈퇴하며 어두운 그림자가 졌지만, 1조를 기준으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제주항공의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역시 상장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에어부산은 지난 11월 말에 계획했던 기업공개(IPO)가 무산되면서 일단 상장 계획을 수포로 돌렸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상장 자체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질적인 성장 후 ‘순차적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적 저비용항공사 최초의 장거리 취항 역시 큰 화두로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 19일 진에어가 인천~하와이 노선에 취항하며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장거리 노선을 운항했다. 진에어의 해당 노선 취항 계획은 지난해 여름 간담회에서 처음 공표됐고, 지난해 말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을 도입해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내부적 수순만을 밟아가던 차에 지난 여름 예매 오픈을 했고, B777-200ER를 한 대 더 도입해 장거리 취항에 한 발 더 다가갔다. 진에어는 인천~하와이 노선을 주5회(월·수·목·토·일) 운항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장거리 목적지에 대해서는 추이를 살피고 있다.
올해 저비용항공사들의 국제선 취항 공세 역시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올라섰다. 12월에만 4개 국제선에 새로 취항한 진에어와 하반기에 괌, 호치민, 마카오 노선 등의 운항을 시작한 티웨이항공이 승자로 점쳐진다.
두 항공사는 올해에만 11개의 노선을 신설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국적 항공사 중 가장 많은 노선에 취항했다. 이 외에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각각 7개 국제선 노선을, 김해공항 거점의 에어부산은 5개의 국제선 노선을 신설했다.
한편, 이 같은 긍정적인 성과 이면에는 앞으로의 성장 과제 역시 혼재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 태국, 일본 등 항공 자유화(오픈 스카이) 구역에는 이미 노선 중첩이 심화됐다는 평이다. 여기에 에어서울의 출범 역시 ‘파이 나눠먹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