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실적 ‘총체적 난국’
일본 시장만 ‘반짝’… 전년 대비 40% ↑
‘마이너스 실적’ 행진… 성장률 ‘전멸’
‘2월 설연휴’ 장거리 상품에 ‘실낱’기대
여행사가 새해 출발부터 삐그덕거리고 있다.
여행사들이 일 년 중 가장 기대하는 1월 실적이 하향곡선을 그리며 곤두박칠치고 있기 때문이다. 1월은 신정과 겨울방학 등이 몰려 있어 여행사들이 가장 좋은 실적을 내는 달로 간주해왔다.
지난해 여행사 실적에서도 평균적으로 1월에 가장 높은 실적을 냈으며, 비교적 지역별 판매 비중이 골고루 분산돼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 바 있다.
주요 여행사들에 따르면, 올해 1월 실적은 작년 대비 한참 뒤떨어져 있다.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일본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A 여행사 1월 송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40% 이상 플러스 실적을 내고 있는 일본을 제외한 유럽, 중국, 미주, 동남아, 남태평양 성장률이 전멸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로 위축된 유럽 시장이 최근에 다시금 회복의 기미가 보이는가 싶더니, 지난해 대비 20% 이상 폭락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여행사의 효자 상품으로 불렸던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 등 주변 지역들에 대한 수요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상황이 암울한만큼 여행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홈쇼핑에서 유럽 상품을 소진하고 있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유명 관광지에서만 일어난 최근 폭발 사건이 다섯 건에 이른다”며 “1월 중순으로 1월 장사가 끝나감에 따라 이 여파가 설 연휴까지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판매 비중을 차지했던 동남아도 지난해 동기간 대비 10% 가까이 떨어지고 있어 간신히 유지해온 여행사의 수익마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의 스테디셀러인 태국 지역에 대한 ‘안전’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IS 단체의 테러가 세계적인 유명 관광지를 타깃으로 하고 있어 방콕이나 세부, 보라카이 등에서 발생하는 여행 수요가 다른 쪽으로 우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족 여행객들에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남태평양 지역도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작년 대비 성장률로 따져봤을 때, 유럽 다음으로 15% 가까이 실적이 떨어지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괌, 사이판 지역이 이제 완전한 FIT 지역으로 전환됐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여행사 담당의 남태평양 소재 관광청 관계자는 “제주항공만 하더라도, 지속적인 남태평양 노선 증설에 힘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체 자유여행상품이나 투어 전용 샌딩 데스크를 개설하고 있다”며 “괌, 사이판의 여행자들은 점점 더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 여행사들의 근황도 매한가지다. 회원 수 10만 명을 확보하고 있는 B 유럽전문 여행사의 경우 1월 송출인원이 30% 이상으로 대폭 줄었다.
해당 여행사 관계자는 “스페인, 크로아티아를 히트시킨 ‘꽃보다’ 시리즈가 아무리 여행시장이 어려워도 실질적으로 움직이게끔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는데, 현재 방영되고 있는 아이슬란드 편을 보면 방송 효과 또한 옛말인 것 같다”며 “현재 꽁꽁 얼어붙은 여행 심리가 2월 설날 연휴를 기점으로 3월 께 풀리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여행사는 다가오는 설날 연휴 수요에 대해 희망적인 기조를 보이고 있다. 내달 6일부터 10일까지 총 5일간의 설날 연휴가 평년에 비해 길어 유럽, 미주 등 장거리 여행지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여행사는 세미 패키지, 항공권 단독구매 등 기획전을 출시하는 등 특수를 노리고 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