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여행사로부터 받아가는 수수료가 높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여행사들로부터 받아가는 커미션은 어느 정도이며, 높아야만 한다면 납득할 만한 이유를 알려 달라.
<조재완 기자>
[A 여행사 관계자]
업체와 상품마다 다르지만 대략 12~15%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각 여행사 담당자의 역량, 판매 단가, 상품 경쟁력에 따라 비율을 낮춰주기도 한다.
수수료가 높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주 목적을 고려한다면 답은 나온다.
여행사들이 이런 플랫폼들을 이용하는 목적은 ‘손해를 보더라도 남은 항공 좌석을 소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땡처리 특가’로 소셜커머스에 많이 넘긴다. 이미 손해보고 저가에 내놓은 상품을 커미션까지 10% 이상 준다는 것은 여행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비싸다는 아우성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B소셜커머스 관계자]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보니 수수료를 우리 쪽에서 공개할 수는 없다. 일전에 언론을 통해 수수료가 약 15%라고 보도됐다. 실제 그렇게 높지 않은데, 모 대형여행사는 경영진이 그 기사만 읽고 아예 소셜커머스에 상품을 넘기지 말라고 지시해 이후 거래가 끊겼다. 반박도 못하고 억울하지 않겠나.
본인도 한때 여행업종사자였지만 사실 이쪽에서 일하는 방식이 ‘세련됐다’고 표현하고 싶다.
전문 에디터가 담당하는 콘텐츠도 인당 7개 안팎으로 최대한 공을 들여 작업하고, 특히 디자이너들이 심혈을 기울인 디자인 페이지는 평가가 매우 좋다. 마크와 콘텐츠 등 모든 딜 내용이 심의를 거치고 저렴한 표현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 소비자들로부터도 세련됐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관심 과다’ SM면세점
하나투어 자회사인 SM면세점이 몸살에 시달리고 있다. SM면세점 오픈시기에 맞춰 최근까지 전국노점상연합회가 노점상 단속에 따른 반발권 등을 주장하며 집회를 여는 한편, 일부 세력에서는 가오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면세점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제3자는 현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강세희 기자>
[면세사업 관계자]
하나투어를 중심으로 대형 여행사를 돌면서 1인 시위에 나선 베트남 가이드협회를 시작으로 노점상 집회, 그리고 SM면세점을 둘러싼 각종 무성한 소문들이 SM면세점의 성장을 일찌감치 저해하는 것 같다.
현재 SM면세점 앞에 정기적으로 출몰했던 1인 시위 현수막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일전에는 웹투어가 들어서 있는 태화빌딩과 하나투어 본사 건물 사이에서 시위를 했지만 최근 자취를 감춘 상태다.
업계 내에서 화제가 됐던 노점상 연합회에서 주최한 집회 역시 포장마차 등을 철거한 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면세점이 면세점답지 못하다’는 질책 또한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단골 주제다.
현재 SM면세점은 지하 1층부터 6층까지 이뤄져 있으며, 각 층별로 화장품, 패션, 액세서리 등 물품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아직 정식으로 그랜드오픈을 하지 않은 상태지만, 면세점다운 구색은 충분히 갖췄다. 과거 중소 업체 위주의 물건만 있을거란 우려와 달리 명품 매장들 또한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는 상태다. 현재 2월11일 기준으로 SM면세점에 들어서 있는 명품매장은 구찌, 버버리, 마크 제이콥스, 톰 포드, 코치 등이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명품 매장들이 ‘OPENING SOON’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현재 시점에서 SM 면세점에 대한 승패여부를 가리는 것은 시기상조다. SM면세점은 겨우 가오픈을 한 상태며, 아직 정식 오픈하지 않은 매장들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곧 있을 SM면세점의 그랜드 오픈 또한 쉽게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 최소 6개월이 지나야 SM면세점으로 유입되는 관광객들의 동향, 매출 구조 등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다수 관계자들이 확신하는 건 SM면세점 인사동점이 인천공항점보다는 순이익부분에서 효자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속병 유발’ 전화응대
여행사 직원들뿐만 아니라 랜드사 관계자들까지도 고객들로부터의 ‘전화 응대 서비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다. 혹자는 ‘24시간 전화서비스’를 강점으로 어필하고도 있는 상황이지만, 직원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회사로부터의 전화뿐만 아니라 불시에 걸려오는 고객의 전화에 깜짝깜짝 놀라는 직원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업무시간 외 모바일 응대 업무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 것인가.
<고성원 기자>
[A 랜드사 관계자]
여행업의 특성상 현지 시간을 고려해 업무 외 시간에 전화나 카카오톡 등 모바일 업무를 해야 할 때가 많다.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사실 막상 새벽에 급한 용무라며 오는 내용을 보면, 황당할 때가 비일비재하다. 외국어가 안 되니 현지 호텔관련 문제부터 있어, 불편한 점들을 한국 직원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고객의 편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맞지만, 하다못해 호텔방에 있는 ‘커피포트를 교체해 달라’는 사소한 부분까지 한국에 있는 직원에게 요청하는 것은 더 이상 업무가 아닌 ‘스트레스’로만 다가온다.
해묵은 이야기지만, 한국인의 근로시간은 선진국 중 최장이라고 한다. 지난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 직장인의 노동 시간은 연간 2285시간. 평균보다 515시간이나 초과했다. 이뿐 만인가. 아마 국내 산업계 중 여행업계 직원들의 근로시간외 연장근로 허용 시간은 평균을 초과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중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이 휴대전화다. 전화는 물론 카카오톡, 네이트온 등 모바일 메신저로의 연락은 퇴근 후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카카오톡도 꺼버리고 싶다’는 농담도 직원들끼리 하는 정도다.
업무 강도는 세지만 보상은 적고, 정신적 스트레스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육체적 무리때문이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가 속병을 들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님들이야 ‘24시간 전화 서비스’, ‘고객 응대’를 최우선으로 여기지만, 우리 직원이 속병이 들고 있는지 아닌지 생각은 해보셨을지 묻고 싶다. “우리 랜드의 강점은 직원이에요”라고 말하기 이전에, 직원들 처우부터 신경을 써주셨으면 한다. 이외에도 여행사 직원들이 ‘현지 문제이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해결하지 못한 일을 랜드에 떠넘기는 현상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업무시간 외 전화응대 업무는 지적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업계 내 ‘가이드라인’은 필요한 것 같다.
여성임원 드문 이유
아무리 업계에 여성이 많이 종사하고 있다고 해도 임원 자리까지 꿰찬 여성 인사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대형여행사 또는 항공업에서 전에 비해 여성의 비율이 늘어났다고는 하는데, 정작 결정적인 임원 인사에서는 여성의 이름을 찾기 힘들다. 항공업의 경우는 ‘이사’ 직위의 여성은 다수 포착됐으나 상무, 전무 또는 그 이상의 자리에까지 오른 인사는 적은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과 여행업에서도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이 존재하는 것인가.
<윤영화 기자>
[정통한 업계 관계자]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이나 인사에서 누락된다고 거론하기에는 많이 망설여진다.
유리 천장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떠나 여성들의 가파른 승진이 어려운 이유는 마케팅에 특화된 부분과 경력 단절이 없을 수 없는 환경 때문이다. 특히 항공사의 경우 영업직은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데도 불구하고, 남녀 성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마케팅이나 서비스 등 일부 업무에 여성 인력이 치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쌓을 수 있는 직종은 영업직이다. B2C 보다는 B2B에 집중하는 업계 특성 상, 영업 외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 인력을 홀대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여기에 결혼, 임신, 육아 등으로 중간 경력이 단절되면서 업종에서 이탈하는 여성들도 다수 생기는데, 팀장 이하의 실무진일 경우 이런 유혹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 여행 업종 자체가 워낙 ‘박봉’이나 ‘과업’으로 유명한 만큼, 영업 외 직종에 종사하던 여성 인력들은 타 업종으로 이직할 여지가 높아지는 것도 어두운 단면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이름 있는 여성 인사들이 속속 등장하는 만큼 업계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고 본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커리어가 중요한 시대에 돌입하면서, 여행사에서도 육아 휴직 등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제도가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현재 몇몇 항공사 GSA에서도 ‘이사’ 타이틀 여성 인사들의 입지가 커지고 있어, 해당 인사들의 차후 커리어가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양심 접은 ‘고의 부도’
최근 부산지역에서 소규모 여행사가 여행비를 입금 받은 후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부 여행사들의 몰지각한 부도 처리와 잠적 문제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지만 요즘 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 왜 이런 일들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방지책은 없는 것인가. <양재필 부장>
[중소 여행사 사장]
여행객 수십명에게 일인당 수백씩만 받아도 금방 1억 이상의 목돈이 생긴다. 당연히 중소여행사 입장에서는 견물생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여행사들의 경우 국내여행업의 경우 여행업 등록 후 보증금 한도가 2000만원이고, 국외여행업은 한도금액이 3000만원으로 설정돼 있는데, 실제로 피해가 발생하면 한도금액보다 많은 피해금액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솔직히 갈수록 고급 상품이 증가하는데 아직도 보증한도 금액이 너무 낮다는 생각이 든다.
피해자 50여명이 1억원을 피해봤음에도 실제로 3000만원으로 50명이 나눠가져야 하는데 고객들의 불만과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마저도 이 보증금액은 최종 부도처리가 나야 승인이 나는데, 대부분 여행사들이 부도 처리를 하지 않고 잠적하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대부분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
대부분 이런 피해를 당한 고객들은 트라우마 때문에 다시는 소규모 중소 여행사에 여행 예약을 하지 않게 된다. 선의의 중소여행사들까지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최근 1~2년 안에 부도 및 잠적 사건이 많아진 것은 아마도 여행사들간의 실적 양극화때문이라고 본다. 항공권 띠기로라도 살아왔는데 요즘엔 대형 홀세일러들이 잠식한데다 상용 시장 커미션 경쟁까지 벌이고 있으니 중소사들이 먹고 살길이 더욱 막막해졌다.
정부 차원이나 여행업계 차원에서 보증보험 한도를 더 높이고, 소위 일부 부도덕한 여행사들이 여행업계 물을 흐리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소사 한군데서 이런 횡령이나 부도 사태가 발생하면 손님들이 다 대형사로 가서 중소사 생계는 더욱 힘들어진다. 이런 부도덕한 여행사들을 징벌할 수 있는 확실한 법적 제재나 여행업계에서 블랙리스트 명단을 만드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