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원들의 잦은 인력변화로 주요 여행사의 분위기가 경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충성도 높았던 오랜 경력자들이 다른 회사로 이직하거나 임원 승진을 코 앞에 두고 과감히 퇴사하는 직원들이 있는가하면, 팀 전체직원이 이탈해 부서가 아예 없어지거나 전면교체되는 등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1월 퇴사를 결정한 모 과장은 “업계에서 10년 가까이 재직하면서 최근 몸담았던 회사에 자부심을 가졌지만, 어느순간 한계가 오더라”며 “여행사에서 아무리 팀장급 이상으로 진급을 해도 연봉이 성에 안 찼다. 근무환경은 타사에 비해 만족했지만, 가장으로서 여행사에서 받는 월급은 한없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13년 넘게 기획팀을 지켰던 A 부장은 지난해 말 법인영업팀으로 가라는 회사의 뜬금없는 제안에 미련없이 회사를 퇴사를 결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A 부장은 “해당 여행사의 부서에 있는 동안 나름대로 인정도 받고 성취감을 느꼈지만 아무 근거가 없는 부서 이동에 대한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며 “일부 회사에서는 직원들의 적성을 살리는데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미래 시장 상황에 대비하는 체질개선은 제쳐뒤고 임원들의 사리사욕만 채우는 느낌이다”고 토로했다.
티몬, 쿠팡, 위메프의 업계 파급력이 높아지면서 소셜커머스 업체로 이동하는 여행사 직원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커머스에 대한 업계의 의존도가 높아 이직을 고려하는 은밀한 스카우트가 암묵적으로 성사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모 소셜커머스 에디터는 “소셜커머스 업체간 경쟁이 심해짐에 따라 회사 측에서 매출 부분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여행 부서를 확장하는 움직임이다”며 “일부 임원들이 투어사업부에서 유능한 여행업계 관계자들을 채용하기에 혈안이 돼 있다. 특히, 소셜커머스가 대기업이라는 것을 강조해 여행사의 치부를 건드리는 것도 다반사다”고 말했다.
주요 여행사의 매출액에 큰 기여를 하는 중대 부서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업계에 따르면 직판 여행사들 중심으로 유럽과 대양주 부서장 및 팀장이 이탈해 부서 입지가 흔들리는가하면 존폐 위기까지 다다르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직원 숫자가 감소함에 따라 한 사람에게 부여받는 할당량이 과부하가 되거나 회사 자체에서 비영업팀 직원들을 영업팀으로 빼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대외적으로 홍보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기획팀, 전략팀, 마케팅팀 등 관련 부서의 직원들이 남모를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한 직판여행사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회사 이미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마케팅 관련 사업부에 대해서 유난히 임원들의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며 “장기적인 회사 발전을 위해서라도 추가 인력을 충원하거나 홍보대행사를 겸하는 등의 구체적인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