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들의 안전 기틀을 다시 세운다고 밝힌 것에 이어, 각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이 안전 강화 방침을 내세웠다.
앞서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지난 1월28일 보도 자료를 통해 최근 발생한 제주항공 여압장치 이상과 진에어 출입문 이상 등 항공기 비정상운항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두 항공사는 각각 비행 절차를 위반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국토부는 ‘저비용항공사 안전강화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의지를 전했다.
국토부는 2건의 비정상운항 사례 조사 결과, 단순한 인적 과실이 아닌 안전문화 미성숙이 주원인이라고 판단해 과감한 안전투자 확대와 기본적인 안전의식 제고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각 항공사는 안전 투자 방침을 밝히고 앞으로 안전의식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진에어는 지난해 60억 원 규모였던 안전 투자비용을 올해 100억 원 이상으로 늘린다.
관련 투자비용은 안전 시스템 정비, 교육 및 훈련 강화, 안전 조직 강화 등에 배정된다. 운항승무원도 현재 항공기 1대당 6.0세트(1세트는 기장, 부기장 / 이상 총 2명)에서 추가적인 채용을 통해 6.5세트로 늘려, 능동적인 피로 관리로 안전 운항 여건을 확보한다.
부품 고장 등에 대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예비 항공기 운영도 늘린다. 오는 3월 신규 항공기(B737-800)를 도입하고 이를 예비기·대체기 역할 중심으로 배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오는 3월부터 운항 승무, 객실 승무, 정비, 운항 통제 등의 안전 관리자를 중심으로 매년 10명 이상을 선발해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안전 관련 교육 프로그램 등에 단계적으로 입과 기회를 제공한다.
또 기존에 갖춘 예비 엔진 및 대한항공과의 정비 위탁 계약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하면서 24시간 정비 모니터링 및 통제 기능도 강화한다.
제주항공은 올해 총 350억 원을 안전 강화에 투자한다고 전해진다.
제주항공은 우선 오는 3월까지 200억 원을 투자해 항공기 예비엔진 2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에는 150억 원으로 조종사 모의훈련 장치를 구매할 예정이며, 항공기 운항 상황을 감시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운항통제 체계도 올해 안에 마련하기로 정했다.
여기에 비행일정 관리를 위한 비행근무운영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승무원의 피로를 관리하고, 항공기 비행 전후 예방 정비와 정비사 대상 1대1 맞춤형 현장 교육 등도 계획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전반적인 사내 안전의식 제고부터 시작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월20일부터 ‘안전 포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안전 포상제’는 안전한 운항 확보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안전저해요소를 발견하는 직원들에게 포상이 이루어지는 제도다. 전 직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접 안전사각지대를 찾아내 항공안전을 선도하자는 것.
사내 인트라넷 등을 통해 접수된 직원들의 안전신고내용은, 안전보안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적사항 심사위원회’를 통해 적합성과 중요도를 심사한 뒤 포상이 이루어진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제도를 통해 단순한 보고와 포상뿐만 아니라 전사적으로 안전 문제에 막힘없는 의사소통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적 저비용항공사의 출범이 10년 이상 지난 만큼, 획일적이고 빠른 피드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갖은 사태들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표했다는 점에는 높은 평가를 하고 있으며, 이 기회에 항공 정책 자체의 강화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A 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저비용항공사들의 안전 대책이 강화되고 투자도 늘어난다면 반가운 소식”이라며 “아예 항공사들뿐만 아니라 국토부 전반의 항공 안전 관리도 강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은 지난 1월23~25일 제주공항 운영 중단 후 발생한 체류객 혼란에 대해 일제히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5개 저비용항공사들은 해당 사태가 마무리된 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불편을 겪은 승객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부족하고 잘못된 부분을 찾아 신속히 절차를 개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