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사이판 시장이 FIT 시장으로 전환되며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 패키지 중심으로 운영되던 여행사 내 대양주팀이 다방면에서 재정비에 나서면서 FIT 트렌드로 흡수되는 괌·사이판 시장에 대응하려는 자세다. 최근 여행사 내 괌·사이판을 포함하고 있는 대양주팀의 가장 큰 변화는 패키지 가격거품이 확 빠졌다는 점이다.
과거 100만 원대에서부터 150만 원 선까지 책정됐던 괌·사이판 상품이 현재 최저 60~70만 원대부터 100만 원 안팎까지 호가하고 있다. 상품 구매시 뒤따라오는 특전 또한 대폭 늘렸다.
가족여행객이 주 고객층인 점을 반영해 룸 업그레이드를 해주거나 가족여행 예약시 아동할인이 적용되고 있다. 평상시 제공됐던 사은품도 대폭 확대돼 상품 구성이 보다 풍성해졌다.
A 직판여행사 대양주 관계자는 “지난 1~2년 사이 괌·사이판 패키지 상품이 기존보다 평균 20만 원 저렴해졌다”며 “여행사의 저가 상품 공략은 항공 따로 호텔 따로 예약하는 ‘인디비(Individual)’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고 말했다.
여행사에서 발생하는 패키지 수요가 갈수록 떨어지다보니, 홈쇼핑이나 소셜커머스에 의존하려는 경향 또한 짙어지고 있다.
특히, 여행사 내 대양주팀은 타 지역팀에 비해 소셜커머스를 애용하는 것으로 정평나있다. 초보 여행자라도 자유여행이 가능한 괌·사이판의 특성상 항공, 호텔, 렌터카, 패스 등 단품을 판매할 수 있는 조건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로 빠지는 괌·사이판의 상품이 타 지역의 상품보다 많다보니 소셜커머스 전담자가 있을 정도다.
괌·사이판 시장이 성·비수기할 것 없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다보니 FIT 여행객의 주 사용채널인 소셜커머스가 여행사 홈페이지의 트래픽을 훨씬 뛰어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한 여행사 사이판 담당자는 “최근 5성급 호텔과 3성급 호텔에서 함께 숙박하는 ‘믹스텔’이 유행인데, 여행사 홈페이지보다 소셜커머스에서 더 두각돼 메인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괌·사이판이 지속적인 인기를 끌면서 괌·사이판 부서의 ‘소셜화’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괌·사이판 시장이 급물살을 타면서 여행사들이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지만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게 작용하고 있다. 각 여행사마다 괌·사이판으로 보내는 송출 인원은 순익 부분에서는 고꾸라지다 못해 적자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괌·사이판 시장이 한창 성행할 무렵 패키지 기준으로 1인당 10만 원 선에서 마진을 남겼지만 요즘에는 5000원도 남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IS 테러 여파로 미국령 국가에 입국하는 조건이 다소 까다로워져
‘잘 나가는’ 괌·사이판 시장에 대해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IS 테러 여파로 4개월 전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 입국한 이력이 있으면 비자 발급을 받는 조건으로 절차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모 여행사 대양주 전문가는 “오는 6,7월 타이항공과 진에어가 사이판으로 첫 취항해 프로모션 또한 공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다”며 “괌·사이판 시장이 더 이상 포화상태가 되지 않도록 하는 최선의 방책은 호텔을 증설하는 동시에 중장년층을 위한 고가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