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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호 2024년 12월 02 일
  • 오리무중 전세기 시장

    지역 쏠림 현상·지진 등 여행 악재 뒤엉켜 ‘혼란’



  • 강세희 기자 |
    입력 : 2016-07-12 | 업데이트됨 : 2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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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쏠림 현상·지진 등 여행 악재 뒤엉켜 ‘혼란’

> 여행사, ‘항공노선 포화… 전세기 의미없다’

 

 

 

전세기 시장이 갈수록 오리무중에 빠지고 있다. 전세기를 두고 여행사와 항공사 사이에 형성된 대립각도 줄어들 틈이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3년 전부터 전세기 시장의 유력 지역인 동남아가 휘청거리기 시작하더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구마모토현 지진으로 인한 올 여름 북해도 전세기 시장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유럽 실적이 폭삭 주저앉으면서 추후 전세기 시장이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전세기 단골손님인 중단거리 지역이 초토화되는 가운데 여전히 일부 항공사들은 승산이 희박해 보이는 지역에 전세기를 감행하고 있어 전세기 시장이 혼란스럽게 뒤엉켜 있는 모습이다. 한껏 움츠러든 전세기 상황은 지난 1년 전부터 이뤄진 동남아 시장의 퇴행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 시장은 베트남 다낭 등 신규 목적지가 급부상하며 그 인기가 전세기 시장에서의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특정 지역의 쏠림현상으로 인해 시장 불균형이 이뤄졌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을 비교했을 때 세부, 깔리보 등 스테디셀러가 주류였다. 특히 세부 노선과 코타키나발루는 대거 항공사들이 앞 다퉈 전세기를 띄우는 등 전세기 전쟁이 매우 치열했다.

 

하지만 지난해 저비용항공사들의 공격적인 정기편 신설에 힘입어 이들 지역이 시들해지기 시작하더니, 베트남의 중부 다낭과 나트랑이 전세기 시장의 신예로 떠오르면서 전세기 시장이 다시금 불이 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 5~6월과 7~8월 전세기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작년 베트남 위주로 편성됐던 전세기 시장이 무색하리만큼 대만과 세부, 푸껫 등 위주로 재편됐다.

다낭의 경우 올해 여름 성수기 비엣젯 항공 전세기가 사라지면서 나트랑 쪽으로 우회한 모습이다. 동남아 국적 항공사에 따르면, 동남아를 비롯한 근거리 지역들은 저비용항공사들에 의해 항공 노선 포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매년 다른 지역을 발굴해야 한다.

지난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베트남 수요를 전세기에서도 흡수하지 못하면서 전세기 시장 재편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오는 여름 성수기 항공사와 여행사가 ‘대박의 꿈’을 품었던 북해도 전세기 시장도 지진 이슈로 인해 시장이 완전히 어그러졌다. 지난해 북해도 전세기에 동참하지 않았던 다수 LCC들이 올해 북해도 시장에 거는 기대감이 컸던 터라 그 충격이 배가되고 있다. 5월4일 기준으로 여름 성수기 시즌 홋카이도 전세기를 확정지은 LCC는 티웨이항공뿐이다.

 

유럽 시장 역시 지난해 겨울부터 역성장 실적을 거듭하며 전세기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과거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유럽 인기 지역에 전세기를 집중했지만 작년 ‘꽃보다’ 시리즈로 유명세를 탄 그리스와 발칸 지역으로 발을 넓혔다. 올해는 이들 지역을 포함해 바르셀로나, 부다페스트, 마르세이유, 오슬로, 스코틀랜드, 헬싱키 등 폭넓은 영역대로 전세기를 넓힌 상태다.

 

하지만 유럽 시장이 매달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오는 여름 시장에도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 다수 관계자들이 ‘무리수’라고 보고 있다. 특히 작년에 너도나도 집행했던 그리스 전세기가 ‘쪽박’을 차면서 TV 매체에 대한 파급효과와 특수지역으로의 환상이 일단락됐다.

 

여기에 항공사들의 업황에 따라 전세기 투입이 늘어나는 지역도 있어 담당자들의 고충만 심화되고 있다. 항공사들이 여행사의 사정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전세기를 편성한다는 것이다. 매년 진행하던 전세기 좌석을 받지 않으면 다음 년도에 불이익이 있을지 몰라 어쩔 수 없이 판매한다는 극단적인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대한항공 인천~바르셀로나 전세기는 매년 6월 초까지만 진행했지만, 올해는 한 달이 더 늘어났다. 대한항공이 터키 쪽 항공편을 빼서 놀리는 기재를 투입했기 때문”이라며 “안 그래도 인천~마드리드 노선이 있어서 굳이 개설하지 않아도 되는 전세기편을 항공사 입맛에 따라 편성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렇듯 전전긍긍하고 있는 전세기 불황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굳이 전세기를 띄우지 않아도 항공이 과잉 공급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업계 상황이 어려운 만큼 항공사, 여행사 모두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항공사를 비롯한 전세기 공급 업체들은 항공사와 여행사 입장에서 전세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위축된 상황이라는 것에는 공감하는 모습이다.

 

모 항공사 관계자는 “과거 ‘성수기 대박, 비수기 쪽박’ 시대에는 여행사들도 전세기 좌석을 잡으려고 적극적이었지만, 성수기와 비수기가 평준화되면서 전세기의 의미도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세기 좌석을 놓고 항공사가 여행사에 ‘갑 질’을 한다는 말이 많지만, 항공 노선이 포화된 시대로 돌입한 만큼 전혀 틀린 말이다”라고 일축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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