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항공권을 예약하고 탑승하지 않는 ‘노쇼(No-Show)’ 근절을 위해 위약금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노쇼 패널티를 받지 않던 대한항공도 최근 국제선과 국내선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10월1일부터 예약부도 위약금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국제선 노쇼 패널티는 장·중·단거리 노선에 따라 차등 부과된다.
북미와 남미, 유럽, 중동, 대양주, 아프리카 등 장거리 노선은 12만원(미화 120달러)이고, 동남아, 서남아 등 중거리 노선은 7만원(미화 70달러)이 부과된다. 단거리 노선인 일본 , 중국, 울란바토르, 블라디보스토크, 이르쿠츠크 등은 5만원(미화 50달러)정도이다.
국제선 보너스항공권 역시 거리에 따라 1만2000마일, 7000마일, 5000마일이 위약금으로 차감된다. 단, 좌석을 점유하지 않는 만 2세 미만의 유아항공권은 노쇼 패널티가 면제된다. 국내선 보너스항공권은 노선과 무관하게 노쇼 패널티 500마일이 깎이며, 국내선 항공권은 기존 8000원을 물어야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10월부터 국내선항공권에 대해서만 이 제도를 시행해 왔으나 예약부도로 인한 실 수요 고객들의 피해를 경감하고자 국제선항공권과 국내선 보너스항공권에 대해서도 이 제도를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의 노쇼 비중은 전체 예약자의 2%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부터 국제선 예약부도수수료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역 기준 한국은 1인당 10만원, 해외는 100달러가 부과된다. 국내선은 8000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노쇼 비율은 전체 예약자 중 국내선 7.5%, 국제선 4.5%를 기록한 바 있다.
저비용항공사들도 노쇼 패널티 제도 도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항공권과 운임비가 대형항공사 대비 저렴한 만큼 탑승률이 회사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올해 5월 국제선 노쇼 수수료를 대폭 인상해 기존 1만원에서 10만원으로 10배 올렸다.
에어부산은 같은달 국제선 항공권 발권 고객대상으로 5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8월부터 국제선 예약부도 승객에게 10만원, 국내선 1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노쇼 패널티는 국적사들이 운영하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주요 외항사들이 적용중이고,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루프트한자의 경우 한국발 이코노미석 노쇼에 대해 190유로(약 25만원), 영국항공은 30~45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노쇼 패널티는 외항사들의 해외발 항공권에도 다수 적용되고 있는데, 노쇼에 대해서는 환불불가 방침을 아예 정해 놓거나, 운임의 50%까지 패널티로 징수하는 곳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제도는 싱가포르항공과 에미레이트항공 등 전 세계 항공사들이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예약 후 항공기에 탑승하지 않는 손님으로 인해 실제 탑승을 원하는 손님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올바른 예약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소비자원 등과 함께 ‘노쇼’ 관련 홍보물을 제작하고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한 좌석이 아쉬운 성수기 때 좌석을 구할 수 있고 항공사 입장에서는 노쇼로 인해 좌석이 빈 채 운항하는 일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양재필 부장> ryanfeel@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