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간 신경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 상품 베끼기로 인해 잡음이 일었던 여행사가 기획전이나 프로모션 타이틀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가장 이슈되는 여행사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다. 두 여행사는 시기는 다르지만, ‘메가 세일’이라는 대규모 기획전을 펼치며 팽팽한 입장 차이를 벌이고 있다.
먼저, 최근 ‘넘싸벽(넘을 수 없는 특가의 벽)’이라는 주제로 메가세일을 발표한 모두투어는 해당 기획전을 지난 6일부터 시작해 오는 20일까지 약 2주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모두투어 메가세일은 ‘오늘만 특가’, ‘베스트상품전’, ‘항공권 이벤트’, ‘더블 마일리지’ 등 다양한 이벤트와 특전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여행을 가장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특징은 ‘오늘만 특가’를 필두로 단거리 지역 뿐만 아니라 장거리 인기 여행지의 상품을 판매하며, 이 중에서 기존 상품가 대비 최대 100만원 이상 할인된 가격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하나투어 메가세일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나프리를 내세워 각 속성별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하나투어는 ‘하나프리 메가세일’이라는 타이틀로서 자유여행의 특가 및 특전 대축제를 연 2회 예정한다고 밝혔으며, 지난 4월에도 ‘하나투어 자유여행 메가세일’ 브랜드를 고스란히 선보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저마다 주장하는 고유의 브랜드를 차용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놓고 언쟁을 벌이고 있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요즘 흔히 쓰이고 있는 메가 세일이라는 타이틀은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업체를 기만하는 일이다”며 “아무리 기획전이나 프로모션이 차고 넘친다지만, 업계 관계자들이나 소비자들이 각인시키는 룰이 있어 여러모로 불편해진 상황이다”고 말했다.
B 여행사 관계자는 “기획전같은 사소한 타이틀 하나를 정해도 브랜드 마케팅팀에서 수십번의 검토를 거친 뒤 회사 측에서도 전사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여행사간 출혈 경쟁이 심해지면서 작은 문제 하나에도 점점 민감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힐링이나 휴식 등 키워드가 떠오르면서 휴양을 콘셉트로 하는 이벤트들도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특정 여행사들이 휴양을 콘셉트로 하는 상품 기획전을 실시하는 가운데 내용 면에서 지나치게 흡사하거나 겹치는 부분이 많아, 주변의 빈축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모 리조트 관계자는 “휴양을 목적으로 하는 상품이나 기획전은 콘셉트가 전혀 상이할지라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승패가 확실히 갈린다”며 “최근 활황하는 온라인 박람회를 비롯해 쏟아져나오는 판에 박은듯한 여행사들의 결과물들에 대해 재고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