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순서>
1. 잠 못 이루는 밤의 댈러스(Dallas)
2. 카우보이의 포트워스(Fort Worth)
‘텍사스’ 하면 역시 카우보이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소 떼를 몰며 광활한 남서부 평야를 달리던 카우보이들. 텍사스의 자랑이기도 한 이들의 본고장은 텍사스의 중북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 포트워스라고 할 수 있다.
‘카우타운(Cowtown)’이라고도 불리는 포트워스의 모토는 ‘서부가 시작된 곳(Where the West Begins)’이다. 서부 개척의 발원지나 다름없는 포트워스에는 지금도 서부풍의 야성미가 도시 전체에 물씬 풍긴다.
카우보이와 텍사스를 넘어 웨스턴 문화와 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는 포트워스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텍사스=조재완 기자> cjw@gtn.co.kr
취재협조=텍사스 관광청 02)6250-7059 www.traveltex.co.kr
▶ 포트워스(Fort Worth)는…
△ 포트워스 곳곳에서 카우보이 모자를 쓴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 포트워스 선댄스 광장(Sundance Square)
19세기 텍사스 공화국은 인디언 부족들과 버즈포트(Bird’s Fort: 현 알링턴) 조약을 체결한다. 인디언들의 영토와 텍사스 땅을 확연히 구분지어, 일반인들의 왕래에 제약을 두자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약이었다. 그리고 두 땅의 경계에 무역상사를 뒀는데, 이 무역상사는 지금의 포트워스를 따라 흐르는 트리니티 강의 서로 다른 물줄기가 만나는 지점에 세워졌다.
이후 포트워스는 미국-멕시코 전쟁 끝에 만들어진 미 영토 최전선을 지키는 10여 개 전지(Fort)의 중심부가 됐다. 텍사스이자 미국 전체를 수호하는 마을이 된 포트워스는, ‘미국의 경계를 지키는 곳’이자 ‘서부개척시대가 시작된 지역’이라는데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 포트워스 스톡야드(Fort Worth Stockyard)
댈러스 도심에서 차량 1시간 위치에 떨어진 포트워스. 이 작은 도시의 북부에 위치한 ‘포트워스 스톡야드(Fort Worth Stockyards)’는 과거 19C에 소와 말, 양등을 거래하는 가축 마켓이 열리던 곳이다. 카우보이들에 의해 미 서부를 따라 달린 수백만 마리의 소들이 포트워스, 그리고 스톡야드로 몰려들었다. 카우보이 소 몰이(cattle drive)의 최종 목적지는 스톡야드였던 셈이다.
현재는 과거 웨스턴 문화를 재현한 듯한 각종 웨스턴 라이프스타일 숍과 바, 호텔, 로데오 경기장이 들어서 있으며, 매일 스톡야드 거리를 따라 텍사스 롱혼(멸종직전의 긴 뿔 육우)을 모는 카우보이 퍼레이드가 열린다.
▶ 포트워스 주요 관광지
1. 엠.엘.레디스 (M.L.Leddy’s)
2455 N Main St, Fort Worth, TX 76106
포트워스에서 카우보이의 향취를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다면 빼놓지 말아야 할 명소다. 부츠와 마구를 전문적으로 제작한다. 1936년 산 안젤로(San Angelo)에 처음 작업실을 연 레디스 가문은 1941년, 포트워스 스톡야드에 두 번째 지점을 냈다. 바케로 부츠(카우보이 부츠)뿐만 아니라 안장을 비롯한 각종 마구, 모자, 버클, 의류를 모두 맞춤식으로 제작, 판매하고 있다.
가게를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바케로 부츠 진열장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화려하다. 악어가죽 소재의 부츠는 모두 맞춤형으로 제작되며, 고객이 치수를 재고 완성된 부츠를 받기까지는 16개월에서 18개월가량 소요된다.
2. 케네디 추모공원 (JFK Tribute)
916 Main St, Fort Worth, TX 76102
“포트워스에 비겁한 이는 없습니다”
1963년 11월22일 오전 비 내리는 포트워스 도심에서 존.F.케네디 대통령이 지지를 호소했다. 몇 시간 후 댈러스에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암살 사건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몰랐다. 마지막 연설지가 된 포트워스에는 현재 그를 추모하는 기념 동상이 세워져있다.
3. 빌리 밥스 텍사스 (Billy Bob’s Texas)
2520 Rodeo Plaza, Fort Worth, TX 76164
1910년 본래 포트워스 가축쇼의 우승 소들을 모아둔 헛간으로 사용됐던 건물이 로데오 경기장을 거쳐, 1981년에는 지금의 ‘빌리 밥스 텍사스’로 문을 열었다. 펍으로 개장된 이후에만 17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펍 이름에 ‘텍사스’를 내건 만큼 펍 내부도 ‘텍사스 사이즈(Texas size:‘매우 크다’는 뜻으로도 사용)’로 갖췄다.
서로 다른 30개의 바(bar)와 누구든지 즉석에서 강습 받고 춤춰볼 수 있는 라인댄스 플로어가 있는 이 펍으로 포트워스 주민들이 매일 밤 모인다고 하니 포트워스 여행객이라면 필수 방문지가 아닐 수 없다. 빌리 밥스는 1998년에는 자체 음반회사를 만들었고, ‘올해의 컨츄리 뮤직클럽’에만 12번 선정된 바 있다.
4. 워터 가든 (Water Garden)
2520 Rodeo Plaza, Fort Worth, TX 76164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가인 필립 존슨(Philip Johnson)과 존 버기(John Burgee)가 함께 디자인한 작품. 방문객들이 워터 가든 곳곳에서 각기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으면서도 가든에서 길을 헤매지 않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 와인 애호가라면, ‘그레이프 바인(Grapevine)’
텍사스 타런트 카운티(Tarrant County)에 위치한 그레이프 바인(Grapevine)은 댈러스와 포트워스에서 모두 차량 30분 거리의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다.
도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그레이프 바인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와이너리. 기자는 댈러스에서 로컬 맥주를, 그레이프 바인에서 로컬 와인을 즐기는 코스를 추천한다.
아쉽게도 그레이프 바인은 포도를 생산하기에 적절한 토양을 지니지 않아 이곳에서 포도밭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포도는 대부분 텍사스 북부 지역에서 재배된다. 하지만 움브라 와이너리를 비롯한 유수의 와이너리와 테이스팅 룸, 텍사스 와인포도 재배업자 연합 등이 포트워스에 기반을 두고 있어 미 서부를 대표하는 와인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 메시나 호프(Messina Hof) 와인 테이스팅
특히 ‘메시나 호프(Messina Hof)’는 그레이프 바인 대표 와이너리 중 하나로, 오직 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수의 텍사스 와인을 취급한다.
GM 소뮬리에인 아만다(Amanda)씨는 “텍사스 와인은 스페인 와인, 포르투갈 와인과 유사하다. 텍사스는 날씨, 기온, 습도, 토양 등 우수한 포도를 재배하기 위한 조건을 완벽하게 갖췄다. 텍사스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생산지 중 하나이며 200여 개의 와이너리를 두고 있다. 그레이프 바인에서는 서로 다른 35가지 품종의 텍사스 와인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레이프 바인에서 꼭 시음해볼 와인으로는 ‘GSM’이 꼽혔다. 한 병에 22USD 수준으로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기념품이기도 하다. 아만다는 “GSM의 최대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모든 이들과 즐길 수 있는 대중성”이라며 “가벼운 바디감에 풍부한 과일향을 지닌 밸런스가 잘 맞춰진 와인이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