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순서>
1. 잠 못 이루는 밤의 댈러스(Dallas)
2. 카우보이의 포트워스(Fort Worth)
누군가에게는 ‘인디언의 영토’로, 혹자에게는 ‘카우보이의 땅’으로 불리는 텍사스(Texas). 지난 300년간 수많은 민족들이 탐낸 이 풍요로운 대지는 기나긴 약탈과 수난의 시간을 거쳐, 이제는 풍파 속에도 스러지지 않는 ‘텍산(Texan)만의 땅’이 됐다. 아픈 역사의 시간을 단단히 버텨온 텍사스는 그저 미국으로 한데 묶을 수 없는 고유한 정신과 문화를 품게 됐다. 이만큼 주민들로부터 자부심과 애정을 한데 받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사람들부터 음식, 거리까지 어디 하나 ‘텍산스러움’이 묻어나지 않는 곳이 없는 텍사스의 일상을 따라가 봤다.
<텍사스=조재완 기자> cjw@gtn.co.kr
취재협조=텍사스 관광청 02)6250-7059 www.traveltex.co.kr
▶ 텍사스(Texas)는…
‘석유·카우보이’ 키워
‘자부심·애향심’ 강해
텍사스(Texas)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주(州)이자 풍부한 자원을 지닌 땅이라는 점, 농목축업은 전통적으로 매우 중요한 산업이었고, 현재는 석유와 카우보이가 명실상부 대표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은, 사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다.
텍사스 자체를 오롯이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문화 배경만큼은 꼭 짚어보고 방문하길 권한다.
한때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터전이었던 텍사스는 18C에는 스페인, 19C에는 멕시코의 손에 넘겨졌다. 이후 멕시코로 귀속 된지 15년 만에 텍사스 혁명으로 멕시코로부터 독립한 이곳에는 텍사스 공화국이 세워진다. 그리고 텍사스는 오로지 주민들의 결정으로 미국의 스물 여덟 번째 주로 넘어갔다.
독립에서부터 미국의 한 주로 편입되기까지 이 일련의 과정은 어떤 외부의 간섭 없이 텍사스인들의 자율적 선택으로 이뤄졌고, 이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텍사스에서는 성조기보다 텍사스 주기(州旗), 즉 론스타(Lone Star)기를 더 많이 볼 수 있을 정도니 텍사스를 오히려 ‘미국 색깔을 띤’ 또 다른 국가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텍스-멕스(Tex-Mex)’는 이 같은 사연에서 비롯된 텍사스만의 독특한 문화다.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멕시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텍사스에는 메스티소 인구가 많다. 자연스레 이곳에서 텍사스(웨스턴)와 멕시칸 요소가 어우러진 ‘텍스-멕스’ 음식이 만들어지게 됐다. 현재는 텍사스의 멕시코식 음식뿐만 아닌, 이곳의 예술과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르는 하나의 문화로 일컬어진다.
▶ 미식 문화
‘로컬생산’ 싱싱한 재료에,
‘감칠맛’ 치맥도 큰 인기
지역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 때문일까. 텍사스 사람들의 각별한 로컬 애정은 미식 문화에서도 드러난다.
미국 전체가 아닌 오직 ‘텍사스에서 나고 자란 것’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음식은 현지에서 재배된 작물로 만들어지고 대중적인 맥주는 모두 로컬 양조장에서 만들어진다. 특히 4000여 종에 달하는 로컬 비어 테이스팅은 텍사스의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 텍사스에는 소형양조장과 브루펍을 비롯한 양조업체만 200여 개다.
만약 수많은 로컬 맥주 리스트 가운데 단 하나를 고르기가 어렵다면 웨이터에게 ‘레코멘드 플리즈! (Recommend, please)’, 이 한 마디만 청하자. 어떤 종류든 쌉싸름한 뒤끝없이 스파클링 워터마냥 부드럽게 넘어가는 텍사스 생맥주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댈러스에 위치한 브루펍 ‘브레인데드 브루잉(Braindead Brewing)’은 직접 양조한 20여 가지의 서로 다른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는 현지인들의 핫 플레이스다. 기자는 텍스-멕스인 ‘께소(Queso)’와 미디움 비어인 ‘썸머러브(Summer love)’ 콤비를 적극 추천한다.
△ 댈러스 브레인데드 브루잉
이외에도 댈러스의 ‘더 루스틱(The Rustic)’에서는 컨츄리 뮤직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며 34곳의 텍사스양조장에서 만들어진 로컬 맥주를 마실 수 있다. 더 루스틱은 현지 젊은 층이 가장 선호하는 펍 중 하나라고 한다. 이곳의 인기 있는 드래프트 비어로는 ‘론스타(Lonestar:라이트)’, ‘딥앨럼(Deep Ellum IPA:미디움)’, ‘512 페칸포터(512 Pecan Porter:다크) 등이 있다. 더 루스틱이 서빙하는 모든 식재료는 물론 현지 농장에서 재배됐다.
△ 댈러스 더 루스틱
직접 농작물을 재배, 수확해 브런치를 만드는 하이퍼로컬(Hyper-local) 카페도 있다.
닭이 테이블 아래를 유유히 걸어 다니고 카페 농장에는 텍사스 다람쥐들이 뛰논다. 카페의 편안하고 싱그러운 풍경이 마치 진짜 컨츄리 농장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안긴다. 댈러스 일상의 편안함을 누리고 싶다면 햇살 좋은 이곳 테라스에서의 ‘가든 카페(Garden Cafe)’ 브런치를 추천한다.
△ 댈러스 가든카페
▶ 댈러스(Dallas)는…
‘존.F.케네디’로 시작
‘농구&야구’ 마무리
△ 댈러스 스카이라인
△ 댈러스 수목원
댈러스(Dallas)는 텍사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그레이프바인(Grapevine)과 포트워스(Fort Worth)도 댈러스에서 차량 한 시간 내 거리에 위치해있어, 댈러스를 방문하면 텍사스의 다채로운 풍경을 한데 둘러보기 제격이다.
일반적으로 여행객들의 댈러스 투어는 ‘존.F.케네디’에서 시작된다. 댈러스는 1963년 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케네디가 암살된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케네디 박물관으로 알려진 ‘식스 플로어 뮤지엄(The Sixth Floor Muse um)’은 연중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이 건물 6층에서 케네디 대통령을 저격한 흔적이 발견돼 그를 기념하는 현재의 박물관이 만들어졌다. 식스 플로어 뮤지엄에는 존 케네디가 댈러스 선거운동 중 저격당했던 당시의 상황과 이에 관한 일련의 사건 기록이 전시돼있다.
△ J.F.케네디 저격장소
혹자에게 댈러스는 ‘스포츠’로 더 친숙할지도 모른다. 추신수 프로야구 선수가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 현재까지 텍사스 알링턴을 홈으로 활약 중으로 댈러스 현지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댈러스를 연고로 하는 프로스포츠 팀으로는 메이저리그 축구의 FC댈러스, NBA 농구의 댈러스 매버릭스 등이 있다.
스포츠의 도시이기도 한 댈러스에서는 어느 펍(pub)에서나 농구와 야구 경기를 맥주와 함께 시청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스포츠 마니아라면 댈러스에서 경기를 관람하며 현지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도 댈러스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