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주춤하던 항공 여객이 3월 들어 소폭 개선됐다. 지난 3월 국제선 여객은 저비용항공사들의 적극적인 운항 확대와 외국인 방문 수요 회복,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아졌다.
3월까지 누적 항공 여객은 1760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2% 증가했다. 2015년 전체 항공 여객이 6143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에는 7000만명 수준까지 총 여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한 달간 국제선 여객 실적은 총 554만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해서는 8.3% 증가했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와 대형항공사간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한 달간 대형항공사가 수송한 여객은 262만명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 여객은 99만명으로 전년대비 50% 넘게 폭증했다. 누적 실적으로 보면 대형항공사가 3개월간 831만명, 저비용항공사는 319만명으로 절반 수준까지 따라왔다. 덕분에 LCC 점유율도 17.8%로 전년대비 5.2%p 올랐다.
공항별로는 김해공항이 인기 독주를 유지했다. 3월 김해공항 이용객은 59만명으로 30% 가까이 급증했고, 제주공항도 21.8% 여객이 늘었다. 김포공항은 완전히 성장을 멈춘 형국이다. 36만명이 이용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5.2% 여객이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3월 노선 여객은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대부분의 지역이 10% 이하의 성장을 유지했고, 장거리 구간은 기세 좋던 상승세가 꺾였다.
일본 노선 여객은 126만명으로 17.7% 늘었는데, 이는 연초 20% 넘는 상승세 대비해서는 실적 상승세가 둔화된 것이다. 중국은 146만명 이용으로 플러스권을 유지했지만 상승 분위기를 찾아보긴 힘들었다. 동남아는 8.7% 여객 실적 상승을 보이며 선방했지만 1분기 누적으로 보면 11.6% 성장하는데 그쳤다.
연초 10%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며 오랜 정체를 뚫어버리는 듯한 미주와 유럽 노선은 성장세를 잠시 멈추었다. 특히나 큰 폭의 상승을 보이던 미주 노선 여객은 3월 들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미주 노선 여객은 월간 35만명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다. 유럽 노선 역시 30만명 정도의 여객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항공시장은 2월까지 겨울 여행 인구와 봄 여행을 위한 선발권 인원으로 어느 정도 비중을 유지해주었지만 3월 들어 확연하게 수요가 줄어든 모양새다. 4월 중순에 선거가 있었고, 하와이 등 장거리 노선의 전반적인 실적 정체가 현실화 됐다.
5월 황금연휴 수요는 사실상 4월 선거가 끝난 후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3월에 여객 수요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보통 전년대비 10% 정도의 여객 증가율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여객은 전년보다 10% 실적이 더 줄어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아직 여객 실적이 3월까지 밖에 산출이 안됐지만, 4월 중순 일본 지진까지 생기면서 전년 수준의 실적마저 훼손당할 확률이 상당히 커졌다.
특히나 일본 노선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성장 했던 점을 생각하면 단발성 지진으로 수요가 급감할 것이 명확해 보인다.
반면 중화권이나 중장거리 노선은 상대적인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일본 여객 수요가 워낙 많아 전체 일본 노선에 차별화가 진행되겠지만, 일부 단체 수요는 대만, 홍콩 등으로 시선을 돌렸을 것이 분명하다. 미주 및 유럽 수요는 선거를 앞두고 보수적인 여행 분위기 확산 영향이 있지만, 4월말부터 본격적인 황금연휴 수요가 찼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재필 부장> ryanfeel@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