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팀이 아이슬란드로 떠나면서 업계가 향후 아이슬란드 시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 ‘꽃보다 할배’를 비롯해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의 배경이 됐던 여행지마다 각광을 받았던 터라 업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이슬란드의 경우 기존 여행지와 비교되는 차별점을 지니기 때문에 방송이 되고 난 후의 파급효과에 대해 모두의 관심이 쏠린 상태다. 종합여행사의 경우 아이슬란드 패키지 상품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라는 지역의 특성이 패키지 상품에 적합하지 않다고 간주하고 있다. 모 직판여행사 유럽 관계자는 “아이슬란드 단독 상품은 현재 큰 규모의 여행사에서도 거의 없다”며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이 많은 인기를 끈다고 해도 지역적 한계 때문에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또는 핀란드를 함께 여행하는 연계상품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도 아이슬란드를 포함한 연계상품이 5개 내외로 세팅돼 있다”고 말했다. 북유럽에 속해 있는 아이슬란드는 그간 유럽 여행지보다는 특수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아이슬란드를 방문하는 기존 여행객역시 ‘특별한 목적’으로 아이슬란드를 방문했으며 그중 오로라가 1순위로 꼽혔다. 또 아이슬란드 여행에는 늘 고독, 폐허, 자아성찰 등 진중한 수식어가 따라붙곤 했다. 오죽하면 아이슬란드 상품 관계자들까지도 아이슬란드를 ‘유럽의 인도’라고 지칭할 정도였다. 한 유럽 여행사 관계자는 “올해 1월 아이슬란드 단체가 많이 출발했는데, 대부분 중장년층 위주의 여행객이었으며 수행을 하는 등 종교단체가 많았다”며 “이번 ‘꽃보다 청춘’ 방송을 토대로 특수 여행객을 비롯한 일반 여행객들까지 대중화돼 아이슬란드 여행에 대한 저변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방문 목적과 더불어 아이슬란드는 항공편 또한 굉장히 취약하다. 직항 노선이 없어, 보통 런던이나 핀란드를 경유해 아이슬란드항공을 이용하거나 와우항공 등 저가 항공을 이용하는 형태다. 때문에 현존하는 아이슬란드 상품은 연합상품이 대부분이며, 담당자들 역시 들쑥날쑥한 항공 요금으로 인해 고정적인 블록 확보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과거에 산발적으로 여행사들은 핀에어나 스칸디나비아항공 등으로 연합상품을 구성한 바 있으며, ‘꽃보다 청춘’이 방송된 직후 같은 구성의 연합상품이 등장할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슬란드 상품가가 높은 점도 신속한 상품 구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이슬란드 상품은 베테랑이 아이슬란드 배낭여행견적을 최소한의 가격으로 맞춘다고 해도 270만 원대부터 시작하며, 여기에 렌터카 이용, 식비 등 현지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아이슬란드의 경우 대중교통 환경이 굉장히 열악해 렌터카 이용이 필수적인데, 하루 평균 200유로 정도가 소요돼 여행객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된다. 식비를 비롯한 현지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뚜렷한 음식문화가 없는 아이슬란드의 특성상 패키지 여행객들이나 FIT 여행객들이 오히려 마트에서 재료를 싸게 구입해 취사가 가능한 숙소에서 직접 요리하는 것을 관계자들은 추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이슬란드 시장 활성화에 대해 관계자들이 가장 염려하고 있는 부분은 지난달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사태로 위축된 여행심리다. 현재 유럽을 비롯한 전반적인 여행 시장 상황이 겨울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우울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관광대국인 만큼 여행사들의 유럽 상품에는 대부분 프랑스가 포함되지 않은 상품이 없다. 이에 관계자들은 오히려 이태리나 스페인, 포르투갈 쪽으로 소비자들 눈을 돌리려고 하고 있지만 여전히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지중해 전문여행사 관계자는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은 꽃보다 시리즈 중 가장 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부적절한 여행 시기와 그리스 디폴트 사건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아이슬란드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꽃보다 청춘’ 후속 방송이 얼마만큼 다채롭고 스토리가 흥미롭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추후 아이슬란드 시장이 승패를 가를 것이다”고 전망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