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재팬(Airasis Japan)의 설립이 가시화 됐지만, 국내 업계에는 큰 반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에어아시아 그룹은 일본 국토교통성에 에어아시아 재팬 항공운송사업 운항증명(AOC)을 취득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영위할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10월16일 나고야 추부국제공항에 초호기가 도착했으며, 내년 봄부터 삿포로, 센타이 지역과 타이완 타오위안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에어아시아 측에서는 “에어아시아 재팬이 한국에 취항하면 한국 여행자들이 합리적인 운임으로 일본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을 오가는 저비용항공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어아시아 재팬이 한국에 취항하면 현재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이 내세우는 가격 경쟁력이 크게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아시아는 적극적인 항공 요금 인하 계획으로 정평이 나 있다. 차라리 그동안은 산발적인 노선을 운항해 왔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에어아시아 재팬이 설립되면 대표적인 근거리 노선인 일본 노선이 중첩돼,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취항 공세를 펼치는 곳 중 하나는 일본이다. 항공사 별로 주력 취항지가 있기 마련이지만, 각각 2~6개의 취항지를 일본에 두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한국에 취항하는 일본 국적 저비용항공사는 피치항공 하나에 불과했기 때문에, 5개 국적 저비용항공사가 적극적으로 노선을 보유해 왔다.
그러나 업계 전반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A 항공사 관계자는 “과거 이미 쓴 맛을 보고 사라진 에어아시아 재팬이 과연 일본에서 성공할지 여부조차 의문”이라며 “에어아시아 그룹에서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나 이미지가 좋지는 않다”고 전했다. 에어아시아 재팬은 지난 2012년 일본 ANA 항공과의 합작으로 일본 시장 진입을 노린 바 있다. ANA에서 67%, 에어아시아가 33%의 지분을 출자해 공동 설립의 형태로 출연했으며, 인천~도쿄(나리타)노선과 부산~도쿄(나리타) 노선 등을 운영했다.
그러나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에어아시아가 사업을 철수하면서, 출연 1년 만인 2013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당시 에어아시아 재팬은 바닐라에어로 명칭을 변경해, 현재 홍콩, 타이베이(타오위안) 등에 취항 중이다.
이처럼 한 차례 폭풍을 겪은 에어아시아 재팬이 과연 국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할 것인지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에어아시아 재팬의 과거 후퇴 사례를 언급하는 것에서 나아가, 에어아시아의 현지 취항 전략을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B 항공사 관계자는 “에어아시아 재팬이 과거 실적 부진 등 잡음을 겪은 이유 중 하나가 일본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 있다고 본다”며 “에어아시아는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면서도 보상 규정을 똑같이 적용하는 등 전통적인 운영 방식을 지나치게 고수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에어아시아 재팬의 설립은 일본 라쿠텐과의 합작으로 이뤄졌다.
<윤영화 기자> movie@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