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항공시장 동향을 살펴본 결과, 여름 성수기임에도 메르스 충격으로 실적 하락이 심화됐던 7월 대비해서는 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충격이 7월초까지 연장되면서 7월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나, 빠르게 문제가 사라지면서 8월 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 수준으로 올라왔다. 메르스 여파가 상당했었음을 알 수 있다.
8월 국제선 여객 동향 수치를 자세히 보면 대부분 실적이 지난해 수준까지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8월 총 국제 여객 인원은 551만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3.7% 감소했다. 다만 1~8월까지 누적실적은 지난해 대비 여전히 플러스 권을 유지하고 있다. 8월까지 국제선 누적 여객은 4017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6.9% 더 많은 상태다.
지난해 연간 총 여객 실적이 5677만8759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승속도가 크게 꺾이지 않는 이상 올해 사상 처음으로 6000만명에 달하는 여객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간 실적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저비용항공사들은 메르스 사태에 직격탄을 거의 받지 않은 모습이며, 오히려 여름 성수기를 맞아 여객이 대폭 늘었다.
8월 한달간 대형항공사를 이용한 국제선 이용객은 282만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반면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의 한달간 여객 실적은 86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무려 34.8% 실적이 폭증했다. 연초 이후 8월까지 누적 여객실적도 555만명 수준으로 지난해 대비 28.8% 늘어났다.
저비용항공사들의 공격적인 실적 증가로 여객 분담률도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저비용항공사들의 LCC 여객 분담률은 15.6%로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지난 7월 분담률은 13%대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해 대비 4.5%p 오른 것으로 지난해 전문가들의 예상치 1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월초부터 8월까지 평균 분담율은 13.8%로 이 역시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지난해 11.5% 평균 분담률보다도 2.3%p 올랐다.
주요 공항별 수치를 보면 7월과 마찬가지로 김해공항을 제외한 모든 공항에서 실적이 전년보다 하락했다. 인천공항은 440만명 이용객으로 지난해 수준을 이어갔으나, 김포공항은 -8%, 제주공항은 12만명 이용으로 지난해 절반 가까이 국제선 이용객이 줄었다. 김해공항의 건재함은 여전했다.
김해공항은 한달간 54만명이 이용했는데 이는 전년대비해서 16.4% 이용객이 늘어난 것이다. 8월까지 누적 이용객도 17.3% 증가한 374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넘었다.
주요 지역별 국제선 여객 실적을 보면 여전히 중국과 동남아의 실적이 호전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은 실적이 썩 괜찮다. 일본은 8월 한달간 112만명의 여객 실적을 기록. 전년대비 10% 가깝게 실적이 뛰었다. 중국 노선은 메르스 이후 30% 이상의 여객 감소가 일어났으나 8월에는 지난해 대비 20% 수준으로 실적 하락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중국 노선 여객은 8월 한달간 143만명이며, 1~8월 누적 여객은 1073만명이다. 동남아는 176만명을 기록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장거리 노선인 미주와 유럽은 요즘 매달 긍정적인 실적을 보이고 있다. 유럽은 45만명이 이용해 지난해 대비 실적이 10% 이상 늘었고, 8월까지 누적 실적도 29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1.3% 증가했다. 미주 지역은 여객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소폭 마이너스에서 1%대 실적 상승에 비하면 고무적인 현상이다.
미주 여객은 한 달간 46만명으로 지난해보다 5% 가까이 증가했으며, 8월까지 누적 승객은 309만명 7.1% 상승했다.
>>LCC 점유율 16%… 역대 최고치 또 경신
저비용항공사(LCC)의 공세가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8월 국제선 항공사별 여객 점유율 추이를 살펴본 결과, 저비용항공사의 독주가 유독 눈에 띄었다.
저비용항공사 점유율은 지난 2012년 8%대에서 2013년 10%, 지난해에는 11%대로 일정하게 증가하다가 올해 4% 가량 급등했다. 이유는 메르스로 인해 6~8월 항공 산업 전반의 침체가 진행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저비용항공사로 여객이 몰렸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항공전문가들은 저비용항공사의 점유율은 상승은 일정한 기울기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LCC 점유율 예상치 역시 12~13%대였다. 하지만 대형항공사들의 부진 시기를 틈타 LCC들이 바짝 실적을 끌어올리며, 더 빠른 실적을 실현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의 국제선 공략이 가속력을 가지게 되면서, 점유율 20% 돌파는 향후 3년 이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민항 점유율은 51%로 지난달과 비슷했고, 외항사 점유율은 33.2%로 3년래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양재필 팀장> ryanfeel@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