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의 야심작인 테마상품이 도태되고 있다. 기존에 특정 여행사를 중심으로 판매됐던 테마상품이 대부분 여행사에서 취급하면서 저변확대가 이뤄졌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수 여행사에 따르면 현재 테마 상품 카테고리가 별도로 마련돼 있으며, 전담 부서를 만들어 지속적인 상품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
테마여행이 강점인 A 여행사의 테마여행 상품을 살펴보면 ‘동부 프랑스와 핵심 서유럽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12일동안 서유럽 5개국을 하는 상품, ‘힐튼 UP 마사지 완전정복’이라는 제목으로 5일동안 방콕/파타야를 여행하는 상품 등이 즐비해 있다.
이외에도 A 여행사의 테마상품을 살펴보면 공통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슬로우 여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B 여행사는 골프, 허니문, 트레킹, 영어캠프 등 테마상품이 광범위하며, ‘11월13일 단 1회 출발’이라는 조건을 내걸며 상품의 희소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B 여행사의 문화탐방(인문학기행) 상품은 타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전무후무한 상품으로 특정한 주제에 최고급 호텔과 품격있는 식사 등의 구성으로 고퀄리티의 인문교양 답사 여행을 자랑하고 있다.
이같은 질좋은 테마상품이 문제시되는 이유는 타깃층은 확실히 정해져 있지만, 수요가 지극히 미미하다는 점이다.
모 여행사의 홍보팀 관계자는 “1년을 기준으로 여행사가 30만 명을 송출한다고 가정하면, 이 중 27만 명이 일정이 꽉 찬 ‘한국식 패키지’의 수요다”며 “테마상품이 일반 패키지 상품보다 확실히 메리트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수요가 극미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테마상품의 또 다른 취약점은 시즌에 민감한 한시적 상품이라는 데 있다. 온천, 와인, 오로라 등 특정 주제라는 이유로 테마상품은 보 통 일년에 한 두 번꼴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홀세일러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가 제시하는 테마상품을 항공사 측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이 시장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이다”며 “이같은 신상품은 ‘대박이냐 아니냐’는 기로에 서 있어 항공사 측에서도 소위 ‘도박’을 하는 셈이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테마상품의 미래가 리피터에 달려 있다고 예견하고 있다.
테마상품의 성격이 단순한 여행이 아닌, 특정 주제가 있는 심도있는 여행인 만큼 ‘여행 좀 해본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 홍보팀 관계자는 “유럽 지역이 장기간 호황을 누리면서 이탈리아 일주, 스페인 일주 등 일주 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며 “일주 여행의 경우 처음 고객보다는 상대적으로 리피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리피터가 테마여행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과장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선 모호한 테마상품의 기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 직판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별로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 테마라는 기준부터가 모호해 테마상품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며 “테마여행 상품 판매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S.I.T 여행처럼 확실한 콘셉트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