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영토사와 민족사가 다른 국가이자 동서 문화의 교차지다. 서구중심으로 쓴 지금의 세계사는 오스만 제국에 대한 인식을 소홀히 했다. 이 때문에 관광객들은 터키의 고대도시를 둘러보면서 어느 도시를 가도 볼 수 있는 원형극장, 신전, 공중목욕탕에 별다른 특징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스만 제국과 터키의 역사로 바라본다면 터키의 고대도시는 그리스 문명과 오리엔트 문명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터키는 관광휴양지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 국가다.
그리스 로마 시대 도시국가의 유적지가 남아 있는 터키의 에페소스는 너무나도 유명한 관광지다. 터키에는 에페소스 뿐만 아니라 많은 고대도시 유적지가 있지만 한국 관광객들에게 잘 홍보되지 않는 실정이다. 대부분 파괴되고 뼈대만 남아 있는 곳이 많지만, 고대도시를 둘러보면 그 당시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에 신비스러운 터키의 고대도시를 소개하며, 업계의 새로운 상품 구성을 기대한다.
<터키=고성원 기자> ksw@gtn.co.kr <취재협조=터키문화관광부(www.facebook.com/goturkey.1004), 터키항공(www.turkishairlines.com)>
>>미라 고대도시의 절벽 석굴무덤
안탈랴의 서남쪽 뎀레 지역에는 ‘미라 고대도시’가 있다. 미라는 옛 리키아 문명의 도시로 현재 죽은 자들의 도시라 불릴 만큼 절벽에 석굴무덤들이 많이 남아있다. 성 니콜라스의 무덤도 남아있어 산타클로스의 고향이라고도 불린다. 미라 고대도시에서는 석굴무덤과 원형극장이 대표유적이다. 특히 석굴무덤의 크기가 클수록, 하늘과 가까이에 있을수록 신분이 높았던 사람의 무덤이라고 한다.
>>물속에 잠긴 고대도시, 케코바
비잔틴 문명을 자랑했던 케코바는 2세기 무렵 대지진으로 물에 잠긴 고대도시로 뎀레 지역에 있다. 케코바에는 리키아 문명의 최대 도시인 텔메소스의 흔적이 남아있다. 케코바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가면 지중해 아래 가라앉은 리키아 문명을 볼 수 있다. 유람선 바닥으로 물에 잠긴 항아리 조각 등 고대유적의 일부를 둘러보면서 잔잔한 바닷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산 정상에 자리 잡은 고대 도시 사갈라소스
부르두르 지역에 있는 사갈라소스는 고대 국가인 피시디아의 도시로 아크다으 산 중턱 해발 1450~1700m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사갈라소스는 오히려 자연스레 허물어진 모습으로 그리스·로마시대에 번성했던 그 위엄을 상상하게 만든다. 1985년도부터 본격적으로 발굴이 진행된 사갈라소스에는 아고라, 원형극장, 도서관, 분수대, 공중목욕탕, 신전 등이 있다. 산중턱에서부터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사갈라소스는 터키의 다른 고대도시와 색다르다. 특히 사갈라소스의 원형극장은 터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고대극장이다. 사갈라소스는 현재도 발굴이 진행 중이다.
>>성스러운 도시, 히에라폴리스
터키 남부 데니즐리주 파묵칼레 언덕위에 세워진 히에라폴리스는 198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대도시이다. 기원전 2세기경 세워져 번성해온 히에라폴리스는 성스러운 도시라고 불린다. 석회성분의 온천수가 흐르는 목화의 성, 파묵칼레로 인해 그리스, 로마, 메소포타미아 등에서 치료와 휴식을 하러 찾았기 때문이다. 히에라폴리스에는 로마시대의 원형극장, 신전, 온천욕장 등의 유적이 남아있으며, 특히 원형극장은 최대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또한 네크로폴리스라고 불리는 거대한 공동묘지에는 수많은 석관들이 파손된 채 여기저기 널려있다. 네크로폴리스는 옛 로마시대의 영광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소아시아 7대교회, 라오디게아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소아시아 7대 교회중 하나인 라오디게아는 무너진 폐허 속에서도 그 당시의 영화를 짐작케 하고 있다. 지금은 십자가와 기둥 등 그 흔적만 남아있지만, 라오디게아는 고대 상업적으로 굉장한 발달한 도시였음을 알 수 있다. 라오디게아 교회에 보낸 요한 계시록에는 “영적인 눈을 뜨기 위해 안약을 사서 바르게하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라오디게아는 당시 눈병을 고치는 안약의 산지로 유명했다고 한다. 돌무더기의 흔적을 통해 현재 교회터로 추정되는 라오디게아는 아직 복원이 진행 중이다.
>>생생 목소리
A여행사 관계자 “에페소스 외에 터키의 고대도시들을 보며 좋았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상품구성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하다. 하지만 라오디게아는 소아시아 7대교회 중 하나로 파묵칼레에서도 가기 좋아 상품구성을 기대해 볼 만하다” B여행사 관계자 “케코바는 이미 패키지상품 구성에 포함돼있다. 이번 팸투어를 통해 사갈로소스의 매력에 빠졌다. 하지만 산 중턱에 있다는 점 때문에 아직은 패키지 상품으로서는 위험하지 않나 우려된다”